1. Marni
화려한 색감의 PVC 의자와 테이블, 전통적 분위기의 램프, 공예 수준이 돋보이는 바구니. 단정하고 경쾌한 가구들이 시선을 끈다. 마르니의 가구 컬렉션이다. 모티브로 삼은 건 콜롬비아의 전통 춤 쿰비아다. 라틴 리듬을 기반으로 한 쿰비아는 콜롬비아식 살사 댄스다. 긍정 에너지와 흥이 가득한 춤이다. 가구에서 풍기는 밝고 가벼운 분위기는 지극히 당연한 결과다. 새로운 가구 컬렉션을 소개하기 위해 마르니는 본사를 ‘마르니 발하우스’라는 공간으로 단장했다. 사진 속 공간이 바로 그것. 전시한 모든 물건은 콜롬비아 여성이 수작업으로 완성한 것이다. 마르니는 단순한 전시에 멈추지 않았다. 이 공간에서 쿰비아 공연을 선보이며, 댄서에게 마르니의 감성을 더한 스커트를 제작해 입혔다. 또 밀라노 국제 가구 박람회 기간에 발하우스를 일반 사람에게 공개하고, 쿰비아 안무를 가르치는 등 대중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했다. 디자인 아이템의 판매 수익금 일부는 전 세계 아이들을 지원하는 비말라(Vimala) 협회에 기부한다. 요즘엔 예쁜 여자가 착하기까지 하다더니 마르니를 두고 하는 소리 같다.
2. Fendi
펜디 카사에서 선보인 건 건축가 마르코 콘스탄치가 디자인한 벨륨 조명이다. 그는 펜디의 부티크 호텔 ‘펜디 프라이빗 스위트’를 건축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다시 디자인 위크 얘기로 돌아가 새로운 조명을 살펴보면 토속적 가면, 가죽을 재단할 때 사용하는 금속 형태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겉면을 모피로 감싼 다양한 조명 시리즈는 펜디의 위트와 우아함을 뚜렷이 드러낸다.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13점의 모피 태블릿 역시 눈길을 끈다.
3. Dolce&Gabbana
이탈리아 태생인 두 브랜드가 함께 흥미로운 결과물을 완성했다. 돌체&가바나와 스메그가 손잡고 소개한 냉장고가 바로 그것. 지극히 화려하고 독특한 모습이다. 모양은 평범한 스메그인데, 육면을 둘러싼 문양이 남다르다. 레몬, 트리나크리아(시칠리아의 고대 이름)의 상징, 수레바퀴, 중세 기사, 전투 장면 등 복잡하고도 예술적인 이 그림들은 시칠리아 아티스트가 직접 작업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1백 개만 생산하는 이 냉장고의 프로토타입을 4월 12일부터 17일까지 전시했다.
4. Tory Burch
토리버치는 <월페이퍼> 매거진과 손잡고 홈 컬렉션을 론칭했다. 둘의 합작은 이번이 두 번째다. 올해 타이틀은 ‘키스(The Kiss)’로, 컬러풀한 토템 스펀지웨어 컬렉션이 주를 이루었다. 스펀지웨어는 해면으로 유약을 발라 반문을 남긴 옛 도기 스타일을 말한다. 토리버치 가족이 수집한 19세기 영국산 스펀지웨어는 이번 컬렉션의 모태가 됐다. 추상적인 반점 무늬를 그릇과 머그, 볼 등에 핸드페인팅했는데, 당시의 사기 그릇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그 밖에 런던의 디자인 듀오, 팀 심슨과 세라 반 가메런이 이 컬렉션에서 영감을 받은 설치 작품을 토리버치 밀라노 부티크에 전시했다.
5. Paul Smith
디자인 회사 구프람의 대표작인 선인장 코트 행어가 폴 스미스의 색을 입었다. 선인장 행어는 1972년에 디자이너 귀도 드로코와 프랑코 멜로에 의해 탄생했다. 이후 구프람의 상징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폴 스미스 브랜드 역시 1970년에 태어났다. 그는 구프람의 50주년 생일을 맞아 유명한 선인장 행어를 사이키델릭하게 변신시켰다. 1970년대의 환각과 소용돌이를 새로운 색감으로 표현한 것이다. 1백69개로 한정 생산되는 ‘사이키델릭 선인장’의 일부가 박람회 기간 중 폴 스미스 부티크에 전시되었다.
6. Tod's
박람회 기간 중 토즈의 프로젝트는 ‘Looking at Tod’s Leo’였다. 브랜드의 아이코닉한 슈즈 장식인 레오 클램프를 재해석하기 위해 건축가 줄리오 카펠리니가 디자이너 및 건축가와 함께 기획한 프로젝트다. 참여한 다섯 팀은 모두 이탈리아 출신으로, 각기 다른 소재를 활용해 고미노 슈즈 레오에 새로운 느낌을 부여했다. 주제는 세라믹, 대리석, 가죽, 금속, 목재. 이 독특한 리미티드 컬렉션은 제21회 밀라노 트리엔날레 국제 전시회 기간에 밀라노 토즈 부티크와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살 수 있다.
7. Bottega Veneta
절제미를 보여주는 보테가 베네타의 홈 컬렉션. 토마스 마이어는 여기에 몇 가지 가구와 홈 액세서리를 추가했다. 폴트로나 프라우와 협업한 루디 체어, 브론즈 라운드 아치 테이블, 오산나 비스콘티 디 모드로네의 독특한 브론즈 테이블 세트(표면을 브랜드 특유의 위빙 패턴으로 마무리했다), KPM 베를린과 협업한 자기류, 8개 행성의 이름을 따온 준보석을 세팅한 실버 박스 컬렉션 등이 바로 그것. 모든 것은 보테가 베네타 홈 부티크에 전시되었다. 새로운 가구와 소품은 기존 컬렉션과 어우러져 고상한 오라를 뿜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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