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NITH 파일럿 몬트레 디에로네프 타입 20 엑스트라 스페셜
프랑스인 비행사 루이 블레리오는 1909년 최초로 비행기를 타고 영국 해협을 건넌다. 당시 그의 손목에는 제니스 시계가 채워져 있었는데 그런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만든 시계다. 브론즈로 만든 케이스, 야광 기능의 복고적인 인덱스, 장갑을 낀 상태에서 조정이 가능한 큼직한 크라운 등은 비행 역사와 함께한 브랜드의 정체성을 조목조목 이야기하는 것 같달까. 9백56만원.
TIFFANY&co. 이스트 웨스트
우아하지만 동시에 대담할 수도 있는 것. 이스트 웨스트는 그런 시계다. 1940년대 제작된 티파니의 상징적인 미노디에르 시계의 핵심, 가로로 세팅된 다이얼 구조를 그대로 적용했으며, 빈티지한 실버 푸드르(Poudre′) 숫자 인덱스, 자그마한 케이스 크기 등등 복고적인 가치투성이다. 하지만 유선형 실루엣은 동시에 현대적인 뉴욕의 건축물을 불쑥 떠올리게도 한다. 가격미정.
FREDERIQUE CONSTANT 슬림라인 클래식 오토매틱
고전적인 디자인의 시계라면 안팎으로 타당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고전성은 디자인의 재료로써 기능할 뿐이고, 시계는 곧 생명력을 잃게 된다. 프레데릭 콘스탄트는 수용할 만한 가격 선에서 최선의 방식으로 고전적인 시계를 만들었다. 갖가지 기요셰 패턴이 조화로운 다이얼이라든지 정갈한 인덱스, 브레게 핸즈, 얇고도 견고한 오토매틱 무브먼트 등을 봤을 때, 이 시계는 타당하다. 2백80만원대.
IWC 포르투기저 핸드 와인드 8 데이즈 75주년 기념 에디션
시계는 구석구석 오리지널 포르투기저의 모습과 닮았다. IWC는 단 한 개 남아 있던 오리지널 모델을 분석하고 예전의 가치를 복기했는데, 이를테면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 나뭇잎 모양 핸즈, 레일웨이 형태의 챕터링, 6시 방향의 스몰 세컨즈가 그런 것들이다. 그리고 IWC 초기의 브랜드명이었던 ‘International Watch Co.’로 표기하는 담대함. 가치 있는 세부들이 만들어내는 디자인의 고유성을 생각하게 한다. 1천2백90만원.
PANERAI 라디오미르 캘리포니아 3 데이즈
먼저 캘리포니아 다이얼을 설명하자면, 로만 인덱스와 아라비안 인덱스, 그래픽 인덱스가 섞인 다이얼의 명칭이다. 파네라이는 도통 보기 힘든 캘리포니아 다이얼 시계를 복각하기로 했는데, 다이얼뿐만 아니라 예전 시계 전반이 지닌 공기 자체를 옮겨왔다. 와이어 방식의 러그, 세월을 가감 없이 겪은 듯한 가죽 스트랩 등은 20세기 초반 투박한 시계의 표본처럼 보인다. 9백만원대.
BREITLING 트랜스오션 크로노그래프 1915
1915년 브라이틀링은 2시 방향의 독립적인 크로노그래프 푸시 피스를 시계 역사상 처음 발명했다. 그리고 워치메이킹 역사상 비교적 큰 전환점이기도 했던 이 발명을 기념하기 위해 시계를 만들었다. 더블 칼럼 휠을 장착한 새로운 인하우스 무브먼트도 훌륭하지만, 바랜 듯한 미색 다이얼, 또박또박 쓴 인덱스, 예전 로고 같은 것들이 무척이나 귀엽다. 1천1백만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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