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Champion Collaboration
의미 없는 컬래버레이션은 지겹다고 얘기하지만, 챔피온이라면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다. 크게 멋있는 척하거나 화려한 무엇도 없는데, 챔피온의 색을 툭 넣으면 함께하는 브랜드의 색감이 더욱 뚜렷하게 강조되며 뭔가 굉장히 특별해진다.
잘 노는 슈프림이야 두말할 것 없고, 토드 스나이더와의 훈훈한 조합은 개인적으로 참 내 스타일이라 괜히 마음이 설렌다. 사실 가장 이상적인 작업은 우드우드와의 ‘쌔끈한’ 컬렉션이다. 한데 섞어놓은 로고도 참 맛깔나고, 늘씬한 언니들의 탱크톱도 참으로 보기 좋다.
2. Ben Gorham Byredo Founder
바이레도의 창립자 벤 고햄은 내가 만든 옷 잘 입는 남자 목록에서 단 한 번도 1등을 벗어난 적이 없다. 그의 옷차림을 좋아하는 이유는 어떤 달관이 느껴져서라고 할까. 온갖 것들을 다 겪은 뒤 결국 나와버린 개인의 영역. 불량하다가도 기습적으로 느껴지는 우아함의 경지는 여태껏 본 적 없는 종류의 것이다. 벤 고햄의 사진 몇 장만 봐도 일상적인 옷이 저런 식으로도 읽히는구나, 하고 말 거다.
3. Nigel Cabourn Brand
옛날 옷이 지금보다 나은 점은 멋을 내면서도 그에 합당한 디테일을 지닌다는 것이다. 지금 대부분의 옷이 실용성과 합리성을 최우선시함에도 예전과 다른 것은 멋과 분위기가 빠졌기 때문. 나이젤 카본은 기본적으로 예전 밀리터리와 워크웨어를 기반으로 한다. 흉내만 낸 게 아니라 예전 향수를 자극하되 기능성에 더 초점을 맞춘다. 군복과 워크웨어에서 느껴지는 남성적인 분위기, 그 멋을 유지하면서 디테일을 강화한 것.
옷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너무나 세세해서 만든 이의 마음이 느껴질 정도. 그 부분이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이니 믿고 살 수밖에. 시즌이 무색한 디자인이 많지만 나이젤 카본의 디테일은 매번 새로운 자극을 준다.
4. Alasdair McLellan Photographer
좋은 이미지가 있으면 습관적으로 저장한다. 장소 불문하고 사진으로 남기기도 한다. ‘알라스데어 맥렐란’이란 이름을 처음으로 메모한 건 2012년,
루이 비통 남성 컬렉션, 마가렛 호웰의 은은하고 자연스러운 광고 캠페인, <판타스틱 맨>의 군더더기 없는 표지들, 케이트 모스가 참여한 슈프림의 캠페인 이미지 등. 자연광의 온기와 인물의 캐릭터를 이토록 꾸밈없이 잡아내는 건 여태껏 보지 못했다. 얼마 전 그가 찍은 저물녘 사진을 바탕화면의 배경으로 저장했다. 그의 포트폴리오는 내 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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