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대학과 M.I.T가 있고 아름다운 찰스 강이 가로지르는 보스턴. 지구에서 가장 고즈넉한 풍경을 자랑하는 도시가 돌연 자메이칸 스타일의 카니발 분위기로 바뀐 건 다름 아닌 푸마의 ‘스트리트 미트 월드 투어(Street Meet World Tour)’ 때문이다. 스트리트 미트 월드 투어란 쉽게 말해 ‘달리기 축제’. 참가자들에게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여 어디 한번 잽싸게 뛰어보라고 도전장을 던지는데, 제한된 시간도 없고 오직 ‘길거리’라는 조건만 충족시키면 그만이다. 달리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 축제는 카니발과 스트리트 레이싱의 짬뽕이라 할 수 있다. 어쨌거나 이번 축제가 더욱 흥미로웠던 건 출발지인 보스턴 팬피어에 ‘번개 볼트’라는 별명을 지닌 우사인 볼트가 참여했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그는 베이징 올림픽의 히어로. 앞으로 푸마는 우사인 볼트와 함께 그의 황금 신발을 물려받고 인간 스피드의 한계를 넘어설 후보자를 찾아 세계 각지를 방문할 거라고 밝혔다. “누군가 육상을 해보라고 권유하기 전까지는 제가 그렇게 빠른지 몰랐거든요”라며 우사인 볼트 역시 달리기 신예들의 최초 발굴자가 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그는 <무한도전>에서나 볼 법한 재미있는 이벤트(우사인 볼트를 이기기 위한 자전거 경주 등)에 참여하여 대중과 교류를 나누는 것은 물론 축제는 친구와 함께 즐기는 거라며 자신의 자메이카 친구들을 초청해 행사를 더욱 빛내주었다. 트랙 밖에서 그는 끊임없이 웃고 즐길 줄 아는 22세 젊은이, 자동차와 패션 아이템에 관심이 많은 멋쟁이, 전 세계 어느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는 호탕한 성격의 사나이였다.
몬테카를로에서 열린 국제육상연맹 월드 갈라에서 턱시도를 입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원래 패션에 관심이 많은가.
스타일리스트는 따로 없지만 푸마와 내 에이전트가 신경을 써서 복장을 챙겨준다. 평소 나는 ‘티셔츠+청바지+스니커즈’ 룩을 캐주얼하게 입는다. 패션에 관심은 있지만 시간 여유가 없어서 이것저것 신경 쓰지는 못한다. 그래도 오늘은 흰색 구찌 수트와 리프트 스니커즈를 매치해서 촬영을 했는데 결과물을 보고 스스로 감탄했다. ‘와우! 이렇게 입으니까 정말 멋지구나.’ 전문 모델 같아 보여서 신기했고 사진 속 내 몸매가 마음에 들기도 했다. 하하.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남자가 된 기분은 어떤가.
물론 최고다. 수많은 매체의 관심뿐만 아니라 어딜 가든 나를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있어 신기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인해달라, 사진 함께 찍자며 불러 세우기도 하는데 지금은 그런 인기에 익숙해지는 과정인 듯싶다. 정말 감사해야 하는 특권이지만 때때로 그런 부탁 때문에 해야 할 일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가볍게 달리는 기분은 어떤 건가.
그 기분을 만끽하려면 바람을 느끼면서 달리는 순간을 진정으로 즐겨야 한다. 기쁜 마음으로 달리는 게 제일 좋다. 신발도 가벼워야겠지. 달기리를 하지 않을 때 즐겨 신는 푸마의 리프트(L.I.F.T.)는 가볍고 통기성도 뛰어나다. 이번에 자메이카 국기 색상으로 새롭게 선보인 리프트 레이서 자메이카(L.I.F.T. Racer Jamaica)는 디자인도 근사하더라. 가볍고 편해서 하이톱 슈즈 외에 즐겨 신는 스니커즈 중 하나다. 하이톱 리트프도 조만간 나왔으면 좋겠다.
당신의 남성적이고 강렬한 이미지와 푸마의 궁합이 전혀 낯설지 않다. 어떤 인연으로 푸마와 만나게 되었나.
2002년이었을 거다. 16~17세 때쯤 푸마의 러닝 마케팅 매니저가 주니어 대회에서 뛰는 나에게 신발 후원 계약 제의를 해왔다. 그때가 첫 인연이다.
여기 스타일리시한 슈즈와 편안한 신발이 있다. 하나만 고르라면?
음… 편안한 신발. 여성들이 하이힐을 절대 벗지 않는 걸 보면 정말 신기하다. 참 힘들 것 같은데…. 그래도 난 힐을 신은 여성이 아름답다는 데는 동의하는 바다.
신발이 당신에게 의미하는 것은.
여자들은 하이힐에 열광하지만 나는 스니커즈에 사로잡힌 슈즈 마니아다. 매일매일 색다른 스니커즈를 신어보려고 다양한 컬러, 스타일 등을 시도한다. 어릴 때부터 푸마를 신어와서 그런지 이제는 너무 익숙하다.
운동을 안 할 때의 패션은 어떤가.
무조건 간단하고 편한 것을 좋아한다. 치렁치렁하고 지나치게 화려한 건 질색이다. 티셔츠, 청바지, 하이톱 슈즈… 세련된 캐주얼을 지향하려 한다.
빨리 달리는 재능을 엉뚱한 곳에 사용한 적이 있나.
어렸을 때 친구들 열 명과 함께 파티에 가는데 모두 ‘누군가가 돈을 내겠지’ 하고 택시를 잡은 거다. 클럽에 도착했을 때 정신 차리고 보니 친구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더라. 택시 안에 덩그러니 홀로 남겨진 나 역시 돈이 없어 고민하다 친구들을 쫓아 도망치기 시작했다. 기사님도 자메이카 사람인지라 엄청 빨리 우리를 쫓아왔는데 그때 잡히지 않아서 오늘 내가 이 자리에 참석할 수 있게 된 거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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