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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하시렵니까?

12월에 연인, 친지, 친구들과의 와인 한잔 혹은 정찬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내게 전화하기 전에 이 글을 먼저 필독하시길! <br><br>[2006년 12월호]

UpdatedOn November 20, 2006

Words & Photography 이성곤(월간 <바앤다이닝> 발행인) ILLUSTRATION 장용훈

나는 음식과 여행에 관련된 월간지 <바앤다이닝> 발행인이자 사진가다. 그래서 직업상 해외여행과 레스토랑을 많이 다닌다. 사람들은 이런 나의 행적을 부러워하지만 내게는 일에 불과하다. 매일 어디론가 이동해서 무언가를 먹고 사진을 찍고 글을 써야 하는 직업. 매일매일 이뤄지는 이 육중한 업무의 결과에는 나름대로의 ‘메리트’와 ‘디메리트’가 있다. ‘메리트’는 방대한 데이터가 쌓이고, 그로 인한 새로운 사업이 끝없이 구상되고 펼쳐진다는 것이고, ‘디메리트’는 그렇게 쌓인 데이터 때문에 수많은 지인들로부터 끊임없는 레스토랑 문의 전화에 시달린다는 점이다. 그들에게 나는 거의 레스토랑 114로 보이는 것 같다. “친구 다섯이 멋진 식사를 할까 하는데 어디가 좋아?”, “우리 사장님이 프렌치 드시고 싶어 하시는데 근사한 데 예약 좀 해주시겠어요?”, “파티를 할 만한 바가 없을까?” 등등 걸려오는 전화 내용은 매우 다양하며 또 그만큼 갑갑하다.
<바앤다이닝> 발행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거절 하기도 힘들다. No way out! 그래서 대부분 친절하게 대응한다. 장소도 알려주고 메뉴도 골라주고 와인도 추천하며, 심지어 할인까지 대신 부탁해주기도 한다. 그래서 12월은 내 레스토랑 추천 업무의 피크 시즌이다. 안 그래도 바쁜 달에 덤까지 얻게 된 것. 그래서 아예 이 지면을 통해 레스토랑을 안내할까 한다.


출발점은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앞. 청담 사거리 쪽으로 일단 걸어가보자. 건너편에 놀부부대찌개처럼 간판만으로도 군침이 도는 걸쭉한 한국식 먹을거리가 손짓하지만 우아해지고 싶은 날이라면 그냥 지나치자. 100m쯤 올라가면 왼쪽에 와인 숍이 있고 그 밑에 지하 바가 있다.

까사델비노(02-542-8003). 말할 것도 없이 여긴 와인 바의 원년 멤버다. 국내에 와인 바라는 말 자체가 어색하던 4년 전, 서민적 와인 포장마차를 표방하면서도 고급스럽게 오픈했다. 포장마차라지만 고객의 수준은 그것을 뛰어넘는다. 회장, 사장 아니면 명함 내밀기도 쑥스러운 야릇한 위압감이 있지만 뭐, 어떤가! 여기에는 천진난만한 스타 오너 은광표가 있지 않은가! 게다가 해장라면까지! 와인 리스트와 그 가격은 거의 환상이다. 와인 리스트로 고민인 레스토랑 혹은 와인에 관심이 많은 개인, 까사델광표 아니, 까사델비노에서 한 수 배워라. 그런데 사장님, 이제 가게 리뉴얼 좀 하시죠.
까사델비노에서 나와 왼쪽으로 돈다. 그러면 일 마레 라쿠치나 이탈리아나가 한창 공사 중이다. 안도일과 김빛나가 운영하는 일 마레의 고급 버전 레스토랑이었으나 다른 모습으로 거듭나기 위해 공사 중이다.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 첩보에 의하면 유럽풍 고깃집이 될 거라는 말도 들리는데, 뚜렷한 근거는 없다. 하지만 뭐가 되든, 좋은 자리에 멋진 레스토랑이 시작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 마레에서 우회전하자. ◈오! 아름다운 공간 소호(02-514999)가 보인다. 예전에 강북 본점에 처음 가보고 꽤 강한 인상을 받았다. 유명한 일본의 여류 단가(短歌) 시인의 딸 이승신이 운영하는 곳인데 샤갈, 피카소, 미로의 오리지널 작품이 아무렇지도 않게 척척 걸려 있다. 적어도 이 식당만큼은 맛보다 작품이 예술이다. 그런데 스파게티 양념이 튀지나 않을까 괜한 걱정이 앞서긴 한다. 장르는 프렌치 레스토랑.
소호를 나와서 왼쪽을 바라보면 ◈타니(02-3446-9982)가 보인다. 깐깐한 김흥기 사장이 3년 전 문을 연 곳으로, 일식과 프렌치가 베이스인 퓨전 레스토랑이다. 스스로는 노마딕(nomadic) 스타일 레스토랑이라 주장하지만 솔직히 외관과 실내 이미지가 그 콘셉트와 잘 합쳐지지 않는다. 여긴 오픈할 때부터 지금까지 청담동 넘버원 레스토랑으로도 유명한데 그 이유는? 주인장 김흥기도 미스터리라고 한다. 그럼 뭐, 가보고 먹어보고 판단하는 수밖에. 면밀하게 관찰만 안 한다면 맛도 괜찮고, 분위기도 좋고, 스태프도 호텔 수준이다. 이렇게 뭐든 기본 이상인 것이 그 명성의 근원일 것이다.
타니 위층인 2층에는 불스원이라는 자동차 첨가제로 유명한 회사가 운영하는 ◈난시앙(02-3446-0874)이 있다. 운영하는 회사를 말하면 모두들 재미있어 하지만 여기의 샤오롱빠우(소룡포)는 맛있고 싸다. 상하이에서 아주 유명한 곳으로, 청담동에 오픈한 후부터는 나도 자주 들르는 편이다. 여기의 장점은 저렴하지만 나름대로 분위기가 있어, 적은 돈으로 묵직하게 대접하고 싶을 때 좋다는 것.
난시앙을 나와서 밑으로 계속 걸어 내려가보자. 프랑스풍 저택과 유럽풍 모던 숍이 서로 째려보고 있다. 저택은 팔레드고몽. 여러모로 유명하며 비밀스럽다. 무지하게 정통인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그 맞은편의 모던한 숍은 다시 타니의 김흥기 사장이 운영하는 케이크하우스 ◈뒤샹(02-3446-9007) 이다. 투자 대비 매출이 적다고 불평하는 오너는 안됐지만 여기 케이크와 커피는 아주 괜찮다. 특히 콤뉴요커라는 케이크는 걱정 많은 나를 위로하기에 충분할 만큼 달콤하다.
뒤샹의 오른쪽 아래엔 동경 와세다 대학가에 있는 이자카야 ‘미타야’의 한국 버전 ◈미타야(02-511-7741)가 있다. 짱꼬나베(스모선수들이 먹는 찌개 류)가 유명하고 맛도 괜찮다. 그러나 튀김은 일본인 요리사가 한국 입맛을 너무 의식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별로’이니 참고하도록. 하지만 청담동을 걷다가 와인보다 정종 쪽으로 기우는 날에는 여기, 나쁘지 않다.
미타야를 나와서 바로 맞은편을 바라보면 파크가 있다. 패션 디자이너 박지원이 운영하는 타이 레스토랑 파크이고 파크 맞은편 미타야 바로 밑은 럭셔리포차◈ 安(02-512-6333)이다. 아직도 건재한가? 청담동에서 ‘소주 마시기’에 가장 적합한 곳으로 누구에게나 환영받는 소박하고 다양한 안주로 몇 년간 군림했던 곳이다. 安에서 걸어나와 왼쪽 박여숙 화랑을 끼고 좌회전하자. 100m 정도 더 걸어가면 오른쪽에 흰색 건물 ◈화수목(02-548-5429)이 보인다. 최근 문을 연 이태원 화수목도 마찬가지지만 여긴 일단 멋있다. 감각적이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이렇게 멋으로 밀어붙이는 식당엔 당할 재간이 없다. 멋과 맛, 단어의 한 끗 차이처럼 실은 그게 그거인 모양이다. 특히 나는 2층 와인 바를 좋아하는데 이유는, 인테리어가 멋있고 여성 소믈리에가 미인인 데다 친절하고 심지어 와인 추천도 딱 내 취향이다.

화수목에서 온 길로 다시 되돌아가자. 安을 지나면 청담 사거리. 주유소에서 길을 건너면 단독 건물로 된 ◈용수산(02-546-0647)이 있다. 여긴 럭셔리 한정식집인데 좀 더 디테일하게 말하자면 고려시대 개성 음식점 정도로 말할 수 있겠다. 넓고 수입차뿐인 주차장, 영혼이 있어 보이는 외관과 기품 있는 실내 경관에 기죽지 않고 거침없이 들어갈 수만 있다면 천상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가을 송이버섯 시즌에는 적금을 깨서라도 먹어볼 것. 디너보다는 런치가 가격 대비 괜찮다. 용수산에서 학동 사거리까지 걸어 내려와서 좌회전하면 프렌치 이탤리언 레스토랑 ◈마티네(02-3444-2673)가 있다. 이곳 음식은 매우 심플하다. 맛도 아주 심플하지만 여긴 역시 차가 맛있다.
음식은 심플하게 먹고 복잡한 차의 향기를 즐기고 싶다면 단연 여기로 가자. 전 세계의 차라는 차는 다 있다. 건강에 신경 쓰는 사람들에게 강추.
학동 사거리를 건너서 갤러리아 백화점 쪽으로 가다 보면 오른쪽에 그 유명한 ◈원스인어블루문(02-549-5490)이 나온다. 재즈 공연을 보며 식사할 수 있는, 청담동에서 유일한 곳으로 특유의 그 시끌벅적함이 근처에서 한잔할 곳을 물색 중인 나의 발길을 항상 잡고 만다. 역시 이곳은 이름 그대로 ‘아주 가끔’ 가는 곳인 모양이다. 정리하면 이렇다. 우아하고 어둡고, 시끄러우면서 즐거운 곳.

원스인어블루문 뒤편 골목에도 시끌벅적한 노장이 있다. 이름하여 ◈S바(02-546-2713) . 요즘 이 바를 이야기할 때 항상 하는 말. “아직 S바가 있어?” 하지만 얼마 전 모엣샹동 파티에 초대받았는데 장소가 S바였다. “아직 있었군.” 가보고는 “역시 그대로군.” 했다. 추억의 S바. 아주 넓다는 이점과 청담동이지만 한 잔만 마시고 있어도 눈총 주는 이 하나 없는 장점. 진정한 호스피탈러티다.
S바에서 나와 왼쪽으로 쭉 가서 다시 오른쪽으로 내려와 다음 골목으로 들어가면 고만고만한 몇몇 바가 눈에 들어오는데 그중 ◈르 콕스(02-548-1666)가 좀 새롭다. 좁고 별다른 특색은 없지만 일단 물은 좋다. 좋은 물에서 좋은 음악 들으며 담배와 샴페인을 각각 한 손에 들고 뭔가 열심히 떠들면 딱 좋은 곳이다. 언제나 파티 무드다.
르 콕스를 나와서 다시 왼쪽으로 걷는다. 큰길이 나오면 좌회전. 왼쪽에 ◈74바(02-542-7412)가 보인다. 여주인이 74년생인 것이 상호의 결정적인 요인이었다는 말이 구전되고 있다. 여긴 뭐니 뭐니 해도 칵테일이다.
모히또가 한국에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던 몇 년 전에도 이곳에 오면 마실 수 있었다. 한때 검은 옷에 올백 헤어스타일의 젠틀맨들이 뉴욕 시절이 생각난다며 죄 없는 모히또를 많이도 시켜대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모히또 마시는 이들의 어깨에 힘이 많이 빠진 것 같아 보기에는 훨 괜찮다. 모히또? 보드카에 라임주스 넣고, 민트 잎 으깨 넣고, 설탕 조금 넣고 소다워터를 부어 섞는 것이 모히또다. 74바 테라스에 앉아 지나가는 패션 피플에 눈 팽팽 돌리며 대화하는 아리따운 여성분들을 뒤로한 채 언덕 끝까지 올라가자.
좁지만 차가 많이 다니니 일단 정지. 왼쪽으로 걸어가보자. 두 번째 블록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안나비니(02-3444-1275). 따로 소개가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지만 <개그콘서트>에서 누가 한 말처럼 “누가 요즘 안나비니를 가니~”다. 트렌드에 민감하다면 여긴 좀 그렇다. 하지만 역시 구관이 명관이다. 파스타 맛은 옛 명성 그대로 여전하니 남들 안 볼 때 살짝 가보시든가.
다시 학동 사거리 방향으로 내려오다 보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모퉁이에 뉴욕풍의 멋진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여기가 ◈트라이베카(02-3448-4550). 내가 트라이베카를 좋아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내가 좋아하는 영화 <디너러쉬>의 극중 무대였던 레스토랑 이름이 트라이베카여서고, 다른 하나는 요즘 트라이베카에 정찬대가 있어서다. 정찬대는 도산공원 옆에 CP컴퍼니가 운영하는 정통 이탤리언 레스토랑 보나세라의 총 주방장이었던 사람으로 이탈리아 요리대회에서 두 번이나 우승한 무지하게 유명한 셰프다. 그가 트라이베카로 스카우트된 다음부터 트라이베카의 요리를 신뢰하게 되었다. 각종 행사장 대여로 이름을 날리던 1층 바도 11월부터 대형 다이닝 공간으로 바뀌었다. 역시 정찬대 파워. 기대된다.
트라이베카에서 나와 왼쪽 언덕으로 걸어가보자. 조금 걷다 보면 왼쪽에 ◈카페T(02-2107-5999)가 보인다. 이곳 샌드위치와 떡볶이 그라탱은 참 맛있다. 분위기가 뭐랄까, 이도 저도 아닌 것이 싱겁긴 하다. 그래도 가벼운 약속에는 나쁘지 않다. 나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한 번씩 가보면 항상 손님으로 북적댄다.
좀 더 걸어 올라가보자. ◈시안(02-512-1998). 한때 청담동 멋쟁이라면 꼭 들렀던 청담동 신화다. 지금도 옛날 그대로인 외관, 옛날 콘셉트 그대로인 인테리어, 옛날 바닥, 옛날 주차장, 옛날 메뉴, 게다가 옛날 그대로 스타 셰프 토드가 주방을 맡고 있다.
옛 추억이 그리운 분들에게 강추. 옛날 그대로니까. 조금 더 길 따라 내려가보자. 좌우로 이러저러한 레스토랑들이 계속된다.
M.net 방송국을 지나 조그마한 사거리 왼쪽이 유명한 ◈시즌스(02-517-0905)와 ◈쁘띠시즌스(02-546-6732)다. 여긴 가수 싸이와 푸드 스타일리스트 박재은의 엄마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다. 예전엔 ‘그렇다더라’ 정도였는데 요즘은 시즌스 건물벽에 누가 봐도 싸이라는 걸 알 만한 일러스트 현수막이 대문짝만하게 걸려 있다. 아예 대대적으로 알리려는 홍보전략의 변화일까? 1층 시즌스는 퓨전 일식집으로 주로 해산물 요리가 많고 2층 쁘띠시즌스는 전통 서울 음식을 표방한 한정식이다. 맛? 1층은 재료가 신선하고 2층은 정갈하다. 훌륭하지만 좀 비싸긴 하다.
런치로 우선 감을 보고 디너에 도전해봐도 좋겠다. 바로 옆 가게는 유명한 ◈그랜드 하루에 (02-542-2222). 최근 방배동 서래마을에도 오픈했으며 늦은 밤 와인 한잔하기에 좋은 분위기다.
아래로 조금 더 내려가보자. 오른쪽 구석을 유심히 보면 와인 바 ◈셀리브리떼(02-512-6677) 입구가 보일 듯 말 듯. 지하다. 용기를 내서 내려가보면 안은 의외로 따뜻하다. 천장도 높고 노출 콘크리트에 조명이 따뜻하다. 지하라는 치명적인 단점만 빼면 훌륭하다. 나와서 큰길가 쪽을 바라보면 조그마한 이탤리언 레스토랑이 눈에 들어온다.
미피아체(02-516-6317)다. 최근 인터넷에 미피아체를 검색어로 쳐보면 접속 수가 상당한 탓인지 미피만 쳐도 이름이 다 뜰 정도로 인기다. ‘I Like’라는 뜻의 미피아체는 오너 셰프 김혜영이 요리도 하고 경영도 하고 매일 쓸고 닦고 하는 프렌치 이탤리언 스타일의 레스토랑이다. 예약은 필수. 빈자리가 전혀 없으니까. 조그마한 레스토랑을 한번 차려볼까 하는 사람, 여기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타진해보라. 여기처럼 할 자신이 있으면 차리고, 없으면 관둘 것.
참 빠진 데 한 곳 추가. 안나비니를 나와서 언덕 따라 쭈욱 걸어가면 어깨 잔뜩 힘이 들어간 손님들이 테라스에 앉아 와인을 돌리는 곳, ◈AOC (02-541-9260)가 나온다. 여긴 사진작가 김용호 씨의 와인 바다. 와인 리스트도 훌륭하고 가격도 비교적 싸지만 음식은 그에 비해 좀 약하다. 하지만 가끔 열리는 AOC 파티를 이용하면 괜찮은 홍합과 화이트 와인을 싼 가격에 즐길 수 있으며 괜찮은 물이라 눈도 즐겁다.

이상으로 청담동 레스토랑과 바에 관한 간략한 탐험기를 마칠까 한다. 12월, 모두가 외식을 할 것만 같고, 해야만 할 것 같은 때. 그래서 12월의 외식업계는 미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손님을 기다리는 레스토랑과 바, 바와 레스토랑을 검색하는 손님. 그 손님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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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 Photography 이성곤(월간 <바앤다이닝> 발행인)
ILLUSTRATION 장용훈

201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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