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동블루스
독일엔 ‘학센’이라는 음식이 있다. 돼지 앞다릿살을 통째로 구운 요리인데 조리법이나 맛이 우리나라의 족발과 비슷하다. 상수동블루스에서는 바로 이 학센을 만든다. 조리법은 매우 간단하다. 돼지 앞다리를 맥주에 넣고 팔팔 삶다가 다시 오븐에서 40분 동안 굽는다. <킹스맨>에서 악당 가젤이 차던 의족의 예리한 검날을 닮은 거치대에 고기를 고정하면 드디어 완성.
막 나온 학센은 뜨거운 김을 쉭쉭 내뿜으며 꽤 터프한 첫인상을 남긴다. 거대한 앞다리에 칼을 찔러 넣으면 갇혀 있던 육즙이 거침없이 흘러나온다. 칼과 포크로 조금씩 잘라 입으로 가져가면 이 사이로 진득한 비계의 맛이 퍼진다. 귀밑이 저릿해지는 양배추 초절임도 함께 나온다. 여기에 맥주까지 있으면 아무리 거대한 학센이라도 혼자서 먹고 싶어진다.
메뉴 맥주에 마리네이드한 족발구이 3만1천원
주소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3길 6
문의 02-335-4026
존쿡 델리미트
고기만을 위한 공간이 있다. 존쿡 델리미트 경리단점이다. 상당히 야생적인 곳이다. 일단 고깃덩어리를 써는 연장들이 쇼윈도에 마구 걸려 있다. 조리대 위엔 팔뚝만 한 하몽도 무심하게 놓여 있다. 그리고 특이하게 생긴 그릴이 있다. ‘존쿡 스페어립 바비큐’는 이 그릴에서 만들어진다. 그릴에 달린 레버를 돌리면 그릴이 위아래로 움직이며 불이 고기에 가까워졌다가 멀어진다.
중간중간 요리사가 고기 위에 정성스레 바비큐 소스를 바른다. 이렇게 완성된 바비큐는 놀랍도록 부드럽다! 고기에 포크를 쑥 넣으면 뼈에서 살이 후드득 떨어진다. 거침없이 해체해 입으로 가져가면 책보다 두꺼운 고깃덩어리가 입안에서 스르르 굴러다닌다. 어떻게 먹어도 다 좋지만 따뜻하게 데운 히코리 소스에 고기를 푹 담가 먹는 걸 추천한다. 혀가 요동치는 맛이다.
메뉴 존쿡 스페어립 바비큐 4만2천원
주소 서울시 용산구 회나무로26길 7
문의 02-796-8050
텍사스 데 브라질
슈하스코는 브라질 정통 스테이크다. 텍사스 데 브라질은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으로 만든 15가지 슈하스코를 무한정으로 선보인다. 남미의 음식이 있는 이곳은 더운 나라 특유의 쾌활한 기운이 넘쳐난다. 우선 엄청나게 크고, 넓은 매장부터가 그렇다. 거대한 창고를 닮은 이곳의 규모는 약 661㎡라고 한다. 매장에선 팔 길이만 한 꼬챙이를 들고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볼 수 있다.
이곳에선 그들을 ‘카버’라고 부른다. 대부분 브라질 현지 요리사들인데 MC 해머가 떠오르는 통넓은 바지를 입고 돌아다니면서 고기를 잘라준다. 모두 친절하고 게다가 유머러스하다. 덕분에 고기를 받으면 꼭 선물을 받는 기분이 든다. 불 위에선 고기가 익어가고 매장엔 더운 나라의 노래들이 흐르고. 텍사스 데 브라질에선 매일이 휴일이고 축제이고 카니발이다.
메뉴 평일 점심 3만8천원, 평일 저녁과 주말 5만8천원
주소 서울시 서초구 사평대로 205
문의 02-6282-5000
바이삼공
바이삼공은 이탈리아 요리점이다. 물론 이탈리아 음식을 판다. 파스타도 있고 스테이크도 있다. 없는 건 와인뿐이다. 대신 바이삼공은 이탈리아 요리와 어울리는 전통주를 소개한다. 낯선 조합이지만 매끈한 앙상블을 이룬다. 포터하우스 스테이크와 우리의 증류주가 특히 그렇다. 포터하우스 스테이크의 요리는 화덕에 참나무를 쪼개 넣어 불을 때는 것부터 시작된다. 나무가 타면 향긋한 견과류 비슷한 냄새가 난다.
연기는 고기에 깊이 스며들며 공간을 훈훈하게 데운다. 조리가 끝난 스테이크는 뜨듯하게 달군 돌 위에 투박스럽게 올린다. 고기에는 땀방울 같은 육즙이 맺히고 지방은 슬쩍 녹아 엄청나게 구수한 냄새를 풍긴다. 여기엔 투명한 증류주를 함께 마셔야 한다. 제주도에서만 만든다는 허벅주가 특히 좋다. 한 모금 머금으면 그 궁합에 매료된다.
메뉴 한우 포터하우스 7만원
주소 서울시 서초구 신반포로47길 18-6
문의 02-6080-4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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