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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터 추천사

패션 에디터, 스타일리스트, 바이어, 디자이너, 숍마스터들에게 겨울 아우터를 추천받았다. 그에 대한 견해도 들어봤다. 역시 옷 잘 입는 남자들의 식견을 훔치는 것은 백익무해하다.

UpdatedOn December 1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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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클레르 에이, 시어링 데님 블루종

난 커 보이는 게 좋다. 알몸으로 있어도 한 몸 하지만, 그 적지 않은 몸 위에 한 겹씩 겹쳐 입을 때 커져가는 내 모습이 흐뭇하다. 그래서 겨울이 좋고, 그래서 덩치 큰 옷들이 많다. 이번 시즌, 옷장에 그득한 엇비슷한 것들을 피해 다름을 찾았다. 결국 몽클레르 에이가 눈에 들어왔다. 이 데님 재킷은 오버사이즈로 무심한 듯 걸치고, 지퍼는 끝까지 올렸을 때 좀 더 몸을 커 보이게 한다. 자유로운, 그러니까 내 옷장에 없는 스타일이다. 마흔한 살이 소화할 수 있을까? 하지만 몽클레르 에이는 알렉산드르 마티우시의 것이다. 저항할 수 없다. 결국 사고 말겠지. 나나 당신이나. 2백25만원.
- <아레나> 패션 디렉터 성범수 -
 

고샤 루브친스키, 시어링 코트

되바라진 러시아 소년이 떠오르는 브랜드, 고샤 루브친스키. 당돌하기 짝이 없는 이 브랜드가 내놓은 겨울 아우터는 대략 이렇다. 헌옷 수거함에서 여러 벌 모아 짜깁기한 듯 한 정체 모를 양털(혹은 그와 비슷한 촉감)들을 모아 한 벌의 코트 모양을 만들었다. 양털의 길이, 색깔, 모양 모두 제각각이다. 또 모르지, 예측 가능한 디자인이었다면 오히려 실망했을지도. 촌스러운 로고가 새겨진 반소매 티셔츠에 청바지를 허리춤까지 추어올려 입으면 그야말로 올겨울 최고의 ‘패션왕’이 탄생한다. 1백만원 애딕티드에서 판매.
- 스타일리스트 남궁철 -
 


 

퀴스 데 그레누이, 시어링 재킷

아메리칸 캐주얼과 워크웨어가 내세우는 실용성이 좀 식상해지는 요즘이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프렌치 감성의 패션 브랜드들을 주의 깊게 보는 중이다. 눈에 든 것은 프랑스 서핑 컬처 브랜드 퀴스 데 그레누이. 이번 시즌 테마는 1960년대 캘리포니아와 프랑스 알프스 지방의 스키 클럽을 모티브로 진행되었다. 디테일을 착실하게 만들면서도 프랑스 특유의 빈티지한 감성을 잘 끌어내는 것이 장점. 첫 시즌부터 함께한 브랜드가 점점 멋진 컬렉션을 선보이는 것은 바이어로서 매우 뿌듯하다. 아직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잠재력만큼은 대단한 브랜드라 하겠다. 사진 속 시어링 재킷은 이번 시즌 퀴스 데 그레누이에서 내가 뽑은 베스트 아이템. 41만5천원 P.B.A.B.에서 판매.
- P.B.A.B. 대표 이지연 -  


 

토니웩, 벨티드 코트

소속 모델 손민호가 입고 싶은 코트를 생각하며 디자인한 코트. 토니웩이란 국내 브랜드에서 제작을 맡았고 얼마 전 결과물이 나왔다. 소속 모델이 협업해서 만든 코트이긴 하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흠잡을 데가 없다. 패션 모델로서 쌓은 경험이 이런 식으로 빛을 발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대중성과 하이엔드의 경계라고 할까? 롱 코트 길이감에 기본 더블브레스트 코트 느낌을 더했고, 보기 좋을 정도의 오버사이즈 핏감으로 다른 코트와 차별화를 뒀다. 거기에 살짝 높게 잡은 허리 라인으로 롱 코트지만 모델들처럼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29만5천원.
- 가르텐 에이전시 대표 김장환 -


 

하이더 아커만, 호피 무늬 코트

얼마 전 평소 관심 있게 지켜보던 브랜드 하이더 아커만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가봤다. 컬렉션 사진으로 보는 것과 실제 매장에서 판매되는 옷이 얼마나 다를까 주의 깊게 봤다. 생각보다 많이 다르지 않았다. 보통 시끌벅적하게 매장 문을 열면 기대 이하인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다행이었다. 신기한 것은 하이더 아커만의 옷은 하나하나 보면 여성스러운데 함께하면 묘한 남성스러움이 느껴진다는 것. 그래서 좋다. 이 호피 무늬 코트 역시 얼마든지 남성스럽게 연출할 수 있다. 그것이 하이더 아커만의 매력이다. 가격미정.
- 스타일리스트 이진규 -


 

루이스 레더, 라이더 재킷

남성 패션에는 대명사 같은 브랜드가 있다. 또 그런 브랜드에는 항상 아이콘 같은 남자가 등장한다. 우리는 이를 클래식이라 부른다. 나에게 클래식은 루이스 레더다. 1982년에 ‘D.Lewis’에 의해 영국 런던 그레이트 포트 124번지에서 그 긴 역사의 첫발을 내딛었다. 이후 1956년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라이더 재킷 ‘브롱크스(Bronx)’가 탄생, 당시 영국 폭주족이나 로커들이 즐겨 입으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존 레넌도 그중 한 명. 하지만 라이더 재킷의 대명사가 되기엔 아직까지 우리나라 남성들이 루이스 레더를 잘 모르는 듯하다. 그래서 이참에 라이더 재킷의 ‘끝판왕’을 당당히 추천하고자 한다. 1백94만원 하이드 앤드 라이드에서 판매. 

- 모델 김태우 -


 

옴펨, 스타디움 재킷

디자이너 홍승완이 온라인에서 주력으로 판매할 서브 레이블 ‘옴펨’을 론칭했다. 난 옴펨의 룩북을 찍었다. 처음 브랜드의 콘셉트를 설명하던 홍승완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가격은 유니클로 못지않지만 품질과 감성은 그 이상인 옷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게 가능한지는 그가 옷을 직접 가지고 왔을 때 알았다. 옷 꾸러미 중 이 스타디움 재킷이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가격이 놀라웠다. 그의 말은 진짜였다. 16만8천원. 

- 사진가 김참 -


 

톰 포드, 무통 재킷

몇 해째 완벽한 무통 코트를 찾아 해매고 있지만 결코 찾지 못했다. 그 무통 코트란 건 상상 속에나 존재하는 것일까 싶었을 때, 톰 포드의 것을 실물로 맞닥뜨렸다. 정도껏 복고적이고 투박한 듯 우아한 완벽성. 이걸 입었을 때는 피에르 에르메의 마카롱을 한 입 베었을 때의 감정과 비슷했다. 문제는 1천만원이 넘는 경이로운 가격. 결국 올해도 무통 코트를 사긴 글렀다.
- <아레나> 패션 에디터 고동휘 -


 

몽벨, 기모노 다운 재킷

일본에서 몽벨 매장에 간 적이 있다. 사실 몽벨은 기능적으로는 뛰어나지만 디자인적으로 별로 기대하지 않는 브랜드였다. 하지만 일본은 조금 달랐다. 자체 PB 제품인 듯 보이는 아이템들이 꽤 괜찮아 보였다.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눈에 띈 것이 바로 기모노 모양을 한 패딩 재킷이었다. 놀라움과 동시에 입어봤다. 카디건처럼 가벼웠다. 버거운 헤비 파카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나에겐 딱인 옷이었다. 실제로 입으면 생각만큼 과해 보이지도 않는다. 요즘 안과 밖으로 이 옷 없으면 못 살 정도다. 가격미정.
- 비스포크 데님 대표 허정운 -


 

리얼 맥코이, 부코 라이더 재킷

옷은 보통 일본에서 많이 구입한다. 지금이야 우리나라도 밀리터리나 워크웨어를 취급하는 브랜드나 편집매장이 많아졌지만 예전부터 지켜본 바로는 일본과 비교했을 때 아직 초급반에 그칠 뿐이다. 얼마 전 일본에 갔을 때 아우터를 하나 장만할 요량으로 리얼 맥코이 매장에 들른 적이 있다. 그때 고민하는 나에게 매장 직원이 추천해준 것이 바로 이 부코 라이더 재킷이다. 분명 이 재킷은 10년 후에 잘 샀다고 생각할 거라고 했다. 그의 말에 신뢰가 갔다. 한국 매장 직원들의 가벼운 ‘립서비스’와는 분명 달랐다. 2백56만원.
-헤어스타일리스트 예원상 -


 

라프 시몬스, 하운즈투스 코트

올해 라프 시몬스 론칭 20주년이 되는 컬렉션에 선보인 이 코트는 라프 시몬스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담고 있다. 클래식한 남성복 아이템을 모던한 감성으로 풀어내는 것이 장기인 라프 시몬스는 이 코트에서도 클래식한 체크와 나무 단추를 이용하여 평범하지만 범상치 않은 디자인을 선보였다. 평소에 선보인 화려한 옷에 비해 차분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참고로 이 코트는 최근 라프 시몬스가 가장 즐겨 입는다고 한다. 2백28만원 10 꼬르소 꼬모에서 판매.
- 10 꼬르소 꼬모 바이어 남호성 -  


 

클라터 뮤젠, 패딩 재킷

패딩 아우터를 바잉할 때의 기준은 디자인, 기능성, 가격 삼박자의 균형이 어느 아이템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예외는 있다. 스웨덴 브랜드 클라터 뮤젠의 패딩 재킷을 보고 나의 곧은 기준이 흔들렸다. 이토록 세심한 디테일을 가진 옷은 또 없을 것 같았다. 기능적인 측면에 매료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꼭 곁들이고 싶다. 내려 잠글 수 있는 사선 플랩 포켓, 안쪽 주머니를 열고 닫기 편하도록 안과 밖에 지퍼 장착, 솔기가 없는 튜브 타입, 야간 안전을 위한 반사판 등 보고만 넘기기에는 아까운 독창적인 디테일들로 가득하다. 아웃도어에 있어 깐깐하기로 소문난 일본에서도 고개를 끄덕이는 최상급 아웃도어 브랜드라고. 84만5천원 아이엠샵에서 판매.
- 아이엠샵 대표 정성묵 -


 

스톤 아일랜드, 하프 코트

브랜드 색이 강하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단점이 되기도 한다. 척하면 알아본다는 것은 로고가 대문짝만 하다든지 패턴이 비슷하다는 거니까. 스톤 아일랜드는 기능적으로나 디테일 면에서 어떤 브랜드 못지않지만 앞서 말한 단점이 있다. 워낙 브랜드 이미지가 강해서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다. 한데 이 아우터는 예외였다. 매끈하게 떨어지는 소재감이나 끝 처리가 깔끔하다. 이너 쪽에는 안감 패딩이 부착되어 있어 기능성이 좋다. 소매에 스톤 아일랜드 심벌이 여전히 달려 있지만 이것이 오히려 생경해 보일 정도다. 1백32만2천원.
- 커머스 대표 김성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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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펙티드, 무통 코트

최근 몇년간 수많은 헤비 다운 파카의 향연이 지속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새로운 한겨울 아우터를 찾기 시작했고 그에 대한 답은 천연 무통 코트라고 생각했다 무통은 가볍지만 한겨울에도 최고의 보온력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언어펙티드의 로브 코트는 가볍게 제작된 무통이다. 헤비 다운 파카가 지루한 분에게 추천하고 싶다. 1백69만8천원 솔티 서울에서 판매.
- 패션 디자이너 이동기 -
 

커버낫, 패딩 파카

헤비 파카의 거품이 불만이다. 너도나도 비싼 것도 좋지만 요즘 보면 도를 지나친 것 같다는 느낌이다. 내실 있으면서도 합리적인 가격대의 헤비 파카도 얼마든지 많다. 그중 커버낫의 이 패딩 파카는 기존에 출시된 울버린 파카에 덕다운과 라쿤 털 등을 적용해 보온성과 디자인을 한층 향상시켜 새롭게 출시한 ‘덕다운 울버린 파카’다. 원단, 충전재, 트리밍 부터 패턴까지 지난 시즌의 제품을 연구하고 보강해 합리적인 가격의 헤비 아우터를 찾는 이들에게 매우 적합한 파카라고 하겠다. 24만8천원 배럴즈에서 판매.
- 배럴즈 대표 윤형석 -


 

폴로 랄프 로렌, 캐멀 코트

아메리칸 캐주얼은 쉽게 버리지 못하겠다. 내가 옷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도, 좋아하는 브랜드도 그렇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함께할 수밖에 없다. 수많은 브랜드 중 아메리칸 캐주얼의 (뻔한) 대명사와도 같은 폴로 랄프 로렌의 코트를 추천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그리고 한 가지 알아줬으면 하는 부분은 다소 식상하게 느낄지 모를 폴로 랄프 로렌의 진가에 대해서다. 우리는 익숙함 속에 놓치는 것이 있다. 폴로 랄프 로렌이 얼마나 옷을 잘 만드는 브랜드인지 말이다. 나는 지금껏 폴로 랄프 로렌만큼 가격 대비 좋은 품질을 만들어내는 브랜드를 보지 못했다. 이 캐멀 코트 역시 나의 주장을 뒷받침해준다. 하지만 기존의 제품들보다 조금 비싸다. 알고 보니 100% 낙타 털로 만든 진짜 캐멀 코트다. 2백38만원.
- <아레나> 패션 에디터 이광훈 -


 

니들워크, 피코트

한국에서 가장 옷을 깐깐하게 또 견고하게 만드는 브랜드는 니들워크라고 자부한다. 옷을 짱짱하게 만든다고 할까? 기본에 바탕을 두면서도 한 번 사면 오래 입을 옷들이다. 그중 올겨울은 이 피코트가 으뜸이다. 표면은 부드러운데 틀은 잘 잡혀 있다. 디테일은 말할 것도 없고 기존 피코트보다 총길이가 약간 긴 것도 마음에 든다. 홍보나 마케팅을 많이 하는 브랜드가 아니라서 그런지 가격적인 면도 마음에 든다. 48만8천원.
- 모델 임건식 -


 

이지 시즌 1, 카무플라주 코트

최근에 본 아우터 중 이지 시즌 1의 카무플리주 양털 코트를 추천한다. 소화하기 쉬운 아이템은 아니지만 평소 카니예 웨스트 형님께서 모범적인 스타일링을 많이 보여줬으니 그 부분은 어느 정도 해결된 셈. 카니예 웨스트가 패션 디렉터로 아디다스와 손잡고 만든 이지 시즌 1은 현재 워낙 유명세를 타고 있어 지난 29일 전 세계 동시 발매됐는데 기본 1박 2일 캠핑을 해도 살 수 있을까 말까 한 아이템들이 많다. 생각한 것 이상으로 비싸지만 갖고 있으면 가격이 배로 오를 만한 아이템인 것은 확실하다. 가격미정.
- 스타일리스트 전진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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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PHOTOGRAPHY 조성재
ASSISTANT 권다은
EDITOR 이광훈

2015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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