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nryu | 간류
Fumihito Ganryu
후미히토 간류는 2004년 꼼 데 가르송에 입사하여, 꼼 데 가르송 내 독자적인 라벨을 가진 신진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팝과 젊은 문화, 레이 가와쿠보의 영향력이 더해진 스트리트 스타일의 옷을 전개한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꼼 데 가르송의 독립적인 라벨을 갖게 되었다. 그 과정이 궁금하다.
처음엔 준야 와타나베의 패턴사로 꼼 데 가르송에 입사했다. 레이 가와쿠보는 좋은 실력을 갖췄고, 꼼 데 가르송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는 직원들에게 종종 본인의 라벨을 갖는 것에 대한 생각을 물어본다. 나 역시 준야 와타나베와 일하던 어느 날 레이 가와쿠보와 깊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녀가 나의 생각들에 큰 관심을 가졌다. 그때 이후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작업을 진행하다 2008년 간류를 만들었다.
다른 라벨들과는 달리 간류의 이름에만 ‘꼼 데 가르송’이 붙지 않는 이유는 뭔가?
간류 옆에 ‘꼼 데 가르송’을 넣었을 때와 넣지 않았을 때의 가능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는데 과감하게 빼기로 결정했다. 간류를 전면에 내세웠을 때의 가능성에 좀 더 기대를 걸기로 한 거다. 꼼 데 가르송에 속하기는 하지만 좀 더 독자성을 갖고 싶기도 했고.
그렇다면 간류만의 특징은 뭘까?
간류를 가장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건 ‘새로운 룩을 선도하는 캐주얼웨어’다. 간류의 옷은 어떤 특정한 상황을 구분 짓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결코 쉽지 않은 꼼 데 가르송의 옷들 틈에서 간류 옷은 비교적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내가 입고 싶은 옷만 만든다. 다른 사람에게도 내가 좋아하는 옷을 제안하고 싶다. 재미있고 새로운 면이 있으면서 쉽게 입을 수 있는 옷들. 내 옷에도 실험적인 시도가 많다. 하지만 나는 항상 현실을 잃지 않으려 하며,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인다.
준야 와타나베의 패턴사로 일했던 경력 때문에 당신의 옷에서 유독 유심히 보게 되는 부분이 있다. 이를테면 예상 밖의 형태나 디테일이라든지.
디자인한 것 같지 않게 디자인하는 것. 내 디자인은 대부분 이런 뉘앙스를 갖는다. 완벽한 것과 완벽하지 않은 것을 동시에 포함하는 것도 그 일부이다. 파카나 재킷에 모닝 수트의 헴라인이 있다든가, 아우터의 포켓, 테일러드 재킷의 소매를 셔츠에 패치워크하기도 하고, 대조되는 소재와 컬러, 헴라인을 마무리하지 않는 방식 등 나의 영역 안에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다룬다.
가을·겨울 컬렉션은 어떤 옷들인가?
테마를 ‘Odd Basic(특이하고 기본적인)’으로 정했다. 상충하는 단어의 조합이라 의아할 텐데, 설명하자면 이렇다. 전체적인 스타일이 베이식할 때 나는 종종 그 속에서 이상하고 특이한 무언가를 느낀다. 이번 컬렉션은 그런 개인적인 감상에서 시작해 베이식하지만 일반적이지 않게 만들고자 했다. 뭐랄까, 모순되는 두 개의 가치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조화롭게 작용하는. 그 결과물은 옷의 세세한 부분들에 적용했다.
얼핏 봐선 쉽게 이해하지 못할 부분들이다. 또한 이번 시즌에 추구하고자 한 건 옷의 자유가 아닌 입는 사람의 자유다. 평소 베이식한 옷들을 좋아하는데, 때론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부적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반면 특이한 옷은 흥미롭지만 장소나 상황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 난 이 두 가지의 균형을 잡고 싶었다. 언제든 입을 수 있는 옷, 쉽게 통용될 만한 옷, 결국 입는 사람에게 자유를 부여하는 진보적인 캐주얼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캐주얼 느낌이 강했던 남성복에 비해 여성복의 경우 꽤 드레시하게 느껴졌다.
그건 내가 남성복과 여성복을 접근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비슷할 때도 다를 때도 있다. 나도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다.
옷에 비해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이 꽤 과장되어 보였다.
컬렉션의 주제 ‘Odd Basic’을 표현하기 위해 모순된 요소를 계획적으로 뒤섞었다.
레이 가와쿠보가 당신의 작업을 어느 정도 컨트롤하나?
어떤 결정을 할 때 함께 의논하는 부분이 있지만, 꼭 필요한 것에 한해서다. 그녀는 나를 포함한 꼼 데 가르송 디자이너들의 작업을 다각도로 살피지만, 컬렉션이 완성되는 과정이나 완성된 후에 수정을 요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기본적으로 꼼 데 가르송은 디자이너에게 자율성을 주는 회사다. 그렇지 않다면 자유로운 창조성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게 그녀의 지론이다.
일본인으로서, 패션 디자이너로서, 상사로서, 레이 가와쿠보는 당신에게 어떤 사람인가?
만약 레이 가와쿠보와 꼼 데 가르송을 알지 못했더라면 지금만큼 패션에 관심이 없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가 생각하는 방식이나 진지한 태도를 보면 사람으로서, 브랜드의 수장으로서 항상 존경하게 된다. 그녀가 간 길을 쫓아간다 한들, 나는 절대 그 위치에 오르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의 모든 것을 배우고 따르면서도 나만의 방식,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간류의 이상향은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만들려는 신념. 그리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문득 궁금해졌다. 당신의 첫 꼼 데 가르송 옷은 무엇이었나?
꼼 데 가르송 옴므 플러스의 화이트 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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