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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박스 속에 물건 담듯 마음속에 차를 담는다. 그렇게 차곡차곡 담은 자동차 넉 대.

UpdatedOn July 02, 2015

BMW
New Mini JCW

미니는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우승했다. 1964년부터 1967년까지 4년 연속이었다. 레이싱카 컨스트럭터 존 쿠퍼가 개조한 미니였다. 그때부터 미니는 효율 좋은 작은 차로만 존재하지 않았다. 다른 레이서도 미니를 애용하기 시작했다. 쿠퍼라는 애칭도 붙었다. BMW가 미니를 품에 안은 후 내놓은 미니엔 쿠퍼가 붙는다. 존 쿠퍼의 미니처럼 주행 성능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기본 모델부터 그렇다고 강조한다. 그래도 진짜 존 쿠퍼 이름 달고 나오면…. 그래서 나온 차가 미니 JCW다. 존 쿠퍼 웍스(John Cooper Works)의 약자가 붙었다. 존 쿠퍼의 레이싱카처럼 고성능을 지향한다. 3세대 미니는 싹 바뀌었다. 역시 이번 뉴 미니 JCW도 모든 면에서 진일보했다. 2.0리터 4기통 트윈파워 터보 엔진을 달아 기존 JCW보다 출력을 10% 높였다. 0-100km/h도 0.6초 단축해 6.1초를 기록한다. 외관과 인테리어는 3세대 미니를 이어받았다. 경쾌한 디자인으로 첨단 기술을 녹여냈다. 포켓 로켓의 역사를 계승한다. 가격은 미정.

MERCEDES-BENZ
A 45 AMG

핫해치의 기준을 다시 세웠다. 어쩌면 반칙일지도 모른다. 역사와 전통의 AMG 기술력을 작은 차에 꽉꽉 담았으니까. 4기통 엔진의 한계치를 양산차로 뽑아낸다. 주체할 수 없는 출력은 네 바퀴에 고루 전달한다. 마무리는 백파이어의 힘찬 포효. 힘을 갈무리해 반영하는 솜씨가 수준급이다. 인테리어 역시 소형차의 기준을 끌어올렸다. 경쾌하고 고급스럽다. 사실 두 요소는 양립하기 힘들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해냈다. 다른 브랜드가 아닌 벤츠가 해냈다는 게 더 인상적이다. 외관을 보면 더욱 벤츠의 호기가 전해진다. 커다란 리어 스포일러가 대수롭지 않게 달려 있다. 벤츠인데… 우리가 아는 벤츠는 아니다. 해서 벤츠의 인상이 바뀐다. 인상적인 차로 인상을 바꾼다. 아마 A 45 AMG를 다른 AMG보다 도로에서 자주 보기 힘들 게다. 어쩌면 A 45 AMG는 콘셉트카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 콘셉트카는 모터쇼에서 브랜드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A 45 AMG는 공도에서 벤츠의 방향성을 시사한다. 가격은 6천5백만원.

TOYOTA
Prius V

연비 좋은 디젤 세상이다. 그 안에서 프리우스가 독야청청 분투했다. 휘발유의 부드러움과 전기모터의 정숙함은 프리우스의 최대 무기다. 프리우스 V는 여기에 무기 하나 더 장착했다. 뜨거운 감자인 콤팩트 SUV에 어깨를 견줄 공간. 레저가 생활이 된 요즘, 공간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프리우스가 i3라면 프리우스 V는 카렌스다. 더 길고 높고 크다. 뒷좌석에 앉으면 대형 세단 부럽지 않다. 뒷좌석 기울기도 조절할 수 있다. 공간에 관해선 나무랄 데가 없다. 다만 인테리어 재질은 검소하다. 직모 시트에 전체적으로 플라스틱의 집합이다. 토요타의 정갈한 마감이 아니었다면…. 파워트레인에 차 가격의 대부분을 투자한 느낌이다. 대신 연비와 편안함은 확실히 챙겼다. 위잉, 하고 움직이기 시작하면 ‘하이브리드 대명사’를 탄 걸 실감한다. 가속 성능은 논외로 치자. 어차피 가족 태우면 양껏 달리지 못한다. 프리우스 V는 부드럽고 아늑하게 달리는 데 만족한다. 한식 요리사에게 양식 요구하면 (엔진이) 화낸다. 가격은 3천8백80만원.

PEUGEOT
308 1.6

푸조를 탈 때마다 아쉬웠다. 좋게 봐도 MCP 변속기를 칭찬할 순 없었다. 물론 효율성으론 최고다. 마른걸레에서도 물기를 짜내는 변속기란 건 안다. 알지만 불편하다. 익숙해지면 수동 운전하는 재미가 있다지만, 굳이 왜? 수동변속기가 화석처럼 돼버린 한국에선 통할 리 없었다. 푸조는 MCP로 흥했지만 손해도 봤다. 그 사이 독일 디젤은 듀얼클러치 변속기로 재미 봤다. 푸조는 결심했다. 그 결과가 308에 1.6 디젤 엔진에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한 형태다. 연비는 다소 낮아졌다. 1.6 엔진이기에 그나마 방어선을 구축했다. 대신 개선된 승차감은 그 모든 것보다 우선했다. 게다가 308은 푸조의 새 디자인으로 다듬은 모델이다. 개성보다 보편성을 취했다. 열렬한 추종자 대신 대중에 호소했다. 다각도로 친밀하게 접근한 거다. 효율성 좋은 해치백은 원하는 이가 많다. 강자가 군림하지만 이변은 언제나 일어난다. 푸조 308 1.6 모델은 그 틈을 노린다. 이미 2008이 동급에서 성공했다. 308이라도 못할 건 없다. 가격은 2천9백50만원부터.

PHOTOGRAPHY: 기성율
ASSISTANT: 권승훈
EDITOR: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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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Photography 기성율
Assistant 권승훈
Editor 김종훈

2015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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