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중독>은 의외의
선택이지만, 한편으로는 배우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항상 나한테 바라던
이미지나 내가 해온 연기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만약 20대였다면
생각하지 못했을 거다.
어울리지도 않고.”
버진 울 소재 회색 수트·코튼 소재 흰색 셔츠·실크 소재 타이·송아지가죽 더비 슈즈 모두 디올 옴므 제품.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때론
당연한 얘기가 당연하지 않다. 카메라
앞에 선 송승헌을 볼 때처럼. 분명
2015년인데 1995년이 떠올랐다. 스톰
의류를 입고 정면을 응시한 눈. 눈을 의심케 하는
여러 선들. 1996년도 떠올랐다.
<남자 셋 여자 셋>의
번듯한 대학생. 탄탄한 몸과 단단한 인상. 2015년
송승헌은 1990년대 송승헌과 평행이동이라도 한
듯했다. 시간의 법칙은 송승헌에겐 적용되지 않는다.
외모만 말하는 게 아니다. 그는 1990년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스타다. 같은 스타라도 20여 년 지나면
다른 형태로 변화한다. 풍화돼 부드러워지거나
새로운 빛깔로 변모하거나.
송승헌은 강산이 두 번
변했는데도 그대로다. 여전히 미디어를 환하게 채우는
형광물질로 존재한다. 외모가 그렇고 소구하는
이미지가 그렇다. 판타지 시간대를 유영한다. 송승헌도
안다.
“행복한 사람이다. 내 능력보다 많은 사랑을
받은 거 같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복도 많아서
주변에 좋은 사람도 많고. 그런 점은 노력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잖나.”
버진울소재 수트·코튼 소재 흰색 셔츠·실크 소재 타이·
송아지 가죽 더비 슈즈 모두 디올 옴므 제품.
노력해도 안 된다. 어떤 점에선
천재적이다. 대중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위치를
고수하는 법을 무의식중에 안다. 송승헌이 지금까지
송승헌으로 남을 수 있는 힘이다. 그렇다고 그가
카메라를 보고 웃기만 한 건 아니다. 특히 요즘은
그 안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그도 이제
마흔이다. 20대 때의 예민함은 풍화됐다. 스스로
가둔 틀을 조금씩 거둬낼 여유도 생겼다. “항상
현실에 없는 멋진 남자를 맡아온 건 사실이다. 굴곡
없는 이미지였다. 주변에 있는 생활 밀착형 캐릭터나
뼛속까지 악인을 맡은 적은 없다. 이젠 하고 싶은
게 많다.” 송승헌의 현재 마음이다.
그 과정에서
<인간중독>의 김진평이 나왔다. <미쓰 와이프>의
성환도 나왔다. 욕망에 충실해 전라로 여자를
탐하거나 허술한 애처가가 되거나. 물론 그가 어떤
역할을 맡아도 판타지 속 송승헌은 건재할 테다. 지금
이 순간, 디올 옴므의 페르소나로서 서 있는 그가
지극히 자연스러우니까.
“이제 배우로서 여러 색깔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하니
그동안 안 한 것들이 너무나 많이
보이더라. <미쓰 와이프>의 성환이란
남편 역할은 그동안 내가 안 해본
성격의 배역이었다. 비중이 많고
적음을 따지는 게 이제는
조금 바보같이 여겨졌다. 작품과
캐릭터를 보게 됐다.”
- 버진 울 소재 수트·코튼 소재 흰색 셔츠·실크 소재 타이
모두 디올 옴므 제품. - 버진 울 소재 수트·송아지 가죽 더비 슈즈 모두 디올 옴므
제품.
“배우들은 단점일 수도 있지만,
그냥 그 캐릭터에 빠져서 하는 경우가 있다.
오직 어떤 한 장면이 마음에 들어서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 작품이 항상 많은 사랑을 받고
흥행해야 좋은 건 아니잖나. 그렇지 않아도
소중한 작품일 수 있다. 그런 시행착오를
겪어가면서 한 단계씩 발전하는 거다.
나 역시 그런 과정에 있고.”
- 버진 울 소재 수트·코튼 소재 흰색 셔츠·실크 소재 타이
모두 디올 옴므 제품. - 버진 울 소재 수트·송아지 가죽 더비 슈즈 모두 디올 옴므
제품.
(좌) 그린 라이닝이 있는 버진 울소재 V넥 카디건·코튼 소재 흰색 셔츠·실크 소재 타이·버진 울 소재 팬츠·송아지 가죽 더비 슈즈 모두 디올 옴므 제품.
(우) 디올의 상징인 ‘47’ 레더 패치가 있는 버진 울과 캐시미어 소재 니트·코튼 소재 흰색 셔츠·실크 소재 타이·버진 울 소재 팬츠·송아지 가죽 더비 슈즈 모두 디올 옴므 제품.
“이거 아니면 안 돼, 하는 성격이 아니다.
의욕이 아니, 절박함이 없어 보인다고
생각할 순 있다. 그건 아니다. 좋게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거다. 좋게 생각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일을 잘 풀어갈 수 있다.
지금 하는 일에 행복을 느껴야 나 자신이
즐거울 수 있다.”
“최근 중학교 동창을 안타까운 사고로 잃었다. 또 가장 친한 친구의 어머니도 돌아가셨다. 연속적으로 그런 일을 겪으면서 어릴 때부터 함께한 친구들의 소중함을 새삼 깨달았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사소한 것에 행복을 느껴야 한다는 것 또한. 욕심을 버리고 작은 것에 행복을 느껴야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렇게 살려고 한다.”
Fashion Editor: 성범수
Feature Editor: 김종훈
photography: 최용빈
STYLIST: 황난
HAIR: 현진(정샘물 인스피레이션)
MAKE-UP: 은경(정샘물 인스피레이션)
SET-STYLIST: 심필영(스타일 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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