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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의 재회다. 2000년 가을 2세대 몬데오가 출시됐었으니 말이다. 수입차 시장이 대형차보다는 중형차 위주로 재편되는 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한 포드의 올 뉴 몬데오가 새로운 강자의 자리를 노크한다.<br><Br>[2008년 7월호]

UpdatedOn June 23, 2008

Editor 이기원

세계에서 자동차 브랜드 간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이 유럽이다. 지금 소개할 포드의 뉴 몬데오 역시 유럽 시장에서 저 쟁쟁한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경쟁하는 기종이다. 여기서 당신은 한 가지 의문을 가질 것이다. 포드는 분명 미국 브랜드인데, 왜 유럽 시장 운운하는지. 이유는 몬데오를 출시한 유럽 포드가 미국 포드와는 별개로 유럽 시장만을 공략하기 위해 움직이는 법인이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설계되고, 만들어지는 유럽 브랜드라는 말이다. 유럽 소비자들의 취향을 충분히 분석하고 고려한 몬데오 2세대가 발매됐던 것이 지난 2000년. 당시 몬데오는 가히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했던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스포티한 주행 능력과 군더더기 없는 외관을 바탕으로 3백만 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었다. 유럽의 구불구불한 지형과 급경사에도 끄떡없는 성능과 내구성을 겸비해 성공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것이다.
몬데오는 같은 포드 제품이라 해도 유사한 급의 토러스와는 그 방향이 태생적으로 달랐다. 토러스가 파워풀한 주행 능력을 가진 전형적인 ‘미국차’였다면, 몬데오는 오차가 거의 없는 정확한 핸들링과 뛰어난 가속을 자랑하는 냉철함을 가진 차였다. 이는 곧 몬데오가 재규어 X 타입과 플랫폼을 공유한다는 사실과도 무관하지 않겠다. 2004년 발매된 2.5 V6 역시 마찬가지였다.
2008년 발매된 4세대 올 뉴 몬데오는 전작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거의 모든 것을 바꿨다. 가장 큰 변화는 베이스 자체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 앞서 말했듯 2세대 몬데오가 재규어 X 타입과 플랫폼을 공유했다면, 4세대 몬데오는 볼보의 EUCD에서 그 모체를 빌려왔다. 플랫폼이 바뀜과 동시에 외관 역시 2세대와 비교해 확실히 세련되게 변했다. 5인승임에도 불구하고 옆모습만 봐서는 세단인지, 쿠페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다. 화목한 분위기의 패밀리 세단을 원하는 자상한 아버지들보다는 좀 더 젊은 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차라는 말이다. 화려할 것만 같았던 내부는 예상외로 심플하다. 하지만 이런 심플함은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 빈해 보인다기보다는 시크하게 느껴지는 심플함이다.
외관과 내관이 몬데오만의 독특함을 만들었다면 주행 성능은 평이하다. 성능이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올 뉴 몬데오는 다른 차를 순식간에 앞지를 만한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차는 아니다. 하지만 정교한 핸들링 감각과 디젤 엔진이 주는 묵직한 느낌은 동급 차량들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주목할 만한 건, 이런 심플함 속에 첨단 기술이 대거 이식됐다는 점. 값비싼 대형 세단들에서나 볼 수 있었던 첨단 장치들이 이 작은 차 안에 집약돼 있다. 뚜껑이 없이도 주유가 가능한 이지 퓨얼(Easy Fuel) 주유 시스템, 차간 거리조절 장치인 ACC 등 실용적인 첨단 기술들이 대거 적용된 것은 분명 구매욕을 자극할 만한 부분이다.
이 정도의 성능과 편의 장치를 갖추고도 3천만원대인 수입차가 있을까 생각해봤다. 답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이쯤 되면, 정말이지 굳이 고가 브랜드만을 고려할 이유가 없어진다. 포드를 아직도 미국의 양산차 브랜드라고만 생각한다면 인식을 조금 바꿀 필요가 있다. 당신 생각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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