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번째 에이어워즈(A-AWARDS)가 열렸다. 12월 9일, 청담동 드레스가든 블리스 돔 단상으로 정지영 아나운서가 사뿐히 올라왔다. <아레나 옴므 플러스>가 제정한 이 우아한 상은 매년 12월, 블랙칼라 워커의 품격에 걸맞은 1년을 보낸 이들에게 수여된다. 지난 8년 동안 40명이 넘는, 자신의 분야에서 오롯이 이름을 새긴 이들이 상을 받았다. 수상자에겐 아르마니의 수트와 시바스 리갈 12와 시바스 리갈 18이 부상으로 수여되었다.
올해 에이어워즈는 특별히 럭셔리 남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몽블랑 코리아’와 공동 주최했다. 몽블랑은 동시대의 가치를 대변해온 브랜드다. 명성의 외면이 아니라 정신을 좇는 브랜드와 함께 에이어워즈를 치를 수 있게 돼서 영광스럽다.
에이어워즈는 스타일(Style), 컨피던스(Confidence), 패션(Passion), 인텔리전스(Intelligence),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 뉴 라이징(New Rising) 모두 6개 부문의 수상자를 선정한다. 올해는 몽블랑이 제정한 컨템퍼러리(Contemporary) 부문을 더했다.
수상자의 면면에서 정우성의 얼굴이 유독 눈에 들어오는 건 조각 같은 외모 때문만은 아니다. 물론 그는 여전히 믿지 못할 만큼 미남이다. 그는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조금도 나이를 먹지 않은 것 같다. 가까이에서 보면 더 그렇다. 정우성이 스타일(Style) 부문의 수상자다. 그에게 스타일은 외모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의 생각, 그의 언어에 담긴 진중함을 우리는 알고 있다. 또한 그의 지적 열망이 얼마나 높은지 안다. 정우성의 외모는 정우성의 총체다. 정우성은 “배우이자 오랜 꿈이었던 영화 제작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 남은 꿈들을 어떻게 펼쳐나갈지 지켜봐달라”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패션(Passion) 부문을 수상한 전현무도 올해 남다른 시간을 보냈다. 전현무의 도약은 ‘예능’적이라고 할 수 있다. 돌아보면 전현무가 증명한 것은 ‘대체 불가능한 전현무’라기보다는 ‘대신할 수 있는 전현무’였다. 전현무는 어떤 자리에서도 어울렸다. 기존의 모든 MC를 대신할 수 있었다. 다채널 시대에 어쩌면 가장 미래적인 MC가 아닐까? KBS 출연이 가능해지는 2015년 가을 이후에 그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궁금하다. 전현무는 “앞으로 패셔니스타가 되기로 목표를 세웠다”라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그의 수상은 당연하고 옳다.
▲ 정우성은 대한민국 남자들의 지향점이다. <아레나 옴므 플러스>김종훈 에디터, 패션 디자이너 송지오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인텔리전스(Intelligence) 부문의 수상자는 건축가 조정구다. 조정구는 한국 건축계에 의미 있는 균열을 일으켰다. 그는 한옥을 현대의 건물로 변화시키고 있다. 보기에만 멋진 한옥으로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대 사람들이 안락하게 살 수 있는 집으로 다시 만들었다. 그리고 그가 설계한 ‘천리포 수목원 방문자센터’는 목조에 담긴 우아함의 경지를 보여준다. 단아하고 굳건하다. 조정구는 얼마 전 작고한 구본준 건축 전문 기자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렸다. <아레나 옴므 플러스>는 이 전위적인 건축가에게 에이어워즈를 수상할 수 있어 기쁘다.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 부문은 남성복 디자이너 최철용이 수상했다. 최철용은 2009년 남성복 브랜드 ‘씨와이 초이(Cy Choi)’를 론칭한 이후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디자이너로 발돋움했다. 그는 단순히 입는 옷을 만드는 데서 머무르지 않는다. 옷을 기반으로 음악, 문학, 영상, 사진 등이 섞인 퍼포먼스를 창조해낸다. 이 시대의 문화가 어디에서 비롯되고 있는지에 대한 그의 인식을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이다. 그것은 바로 옷이다.
뉴 라이징(New Rising) 부문은 위너가 수상했다. 위너의 데뷔 앨범 <2014 S/S>는 빌보드 세계 앨범 차트에서 1위, Heatseekers 앨범 차트 Top 10을 기록했다. 그리고 에이어워즈 시상식이 열린 9일 미국 퓨즈TV(FUSE TV)는 ‘2014 올해의 최고 13 신인 아티스트’로 위너를 선정했음을 밝혔다. 위너의 데뷔 앨범은 소란스러움을 배제하고도 충분히 화려하다.
몽블랑이 제정한 컨템퍼러리(Contemporary) 부문은 배우 이상윤이 수상했다. 올해는 이상윤이 재발견된 해였다. 그는 SBS 드라마 <엔젤아이즈>, tvN <라이어게임>, 영화 <산타바바라>에 출연했다. 이상윤이 이렇게 여자들을 설레게 하는 남자였나, 라는 감탄사가 나올 만했다.
안타깝게도 컨피던스(Confidence) 부문의 수상자 오승환이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일본에서 개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그는 미처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오승환은 2014년 예년과 다름없이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고 강하고 묵직한 직구를 던졌다.
수상은 존중의 표시다. <아레나 옴므 플러스>가 존중하는 것은 그들의 명성이 아니라 정신이다. 위대한 정신은 고고한 빛이기 때문이다. 2014년이 ‘작년’이 되었다. 미래의 수상자들이 지금 이 순간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열 번째 에이어어즈가 2015년을 기다린다. 소중한 미래를 대한민국의 거룩한 남자들과 공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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