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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Best Shop

<아레나>는 올해 칭송받아 마땅한 모범적인 매장 7곳을 선정했다. 각 매장에 선사한‘Best Shop’이란 타이틀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우선 믿고 살 수 있다는 것일 테고, 흐름에 대한 통찰력이 있으며, 무엇보다 당신에게 이로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 보증은 <아레나>가 서겠다.

UpdatedOn December 22, 2014

1 Club Monaco Men’s Shop
클럽 모나코가 신사동 가로수길에 ‘맨즈 숍’ 매장을 오픈했다. 클럽 모나코의 남성 전용 매장이라 할 수 있는데, 굳이 맨즈 숍이란 타이틀을 크게 내건 데는 이유가 있다. 클럽 모나코의 옷 외에도 빈티지 롤렉스, 블랙윙 펜슬, 어니스트 알렉산더 등 클럽 모나코와 잘 어울리는 친구 같은 브랜드들이 함께하기 때문. 작은 공간에 알찬 제품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흡사 남자의 옷방 같기도 하다. 이런 개방형 매장을 기획한 것은 2011년부터 클럽 모나코의 남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은 ‘아론 르빈’이다. 그는 클럽 모나코의 옷을 좋아하는 남자들에게 자신이 영감을 얻은 음악, 예술, 문학을 제약 없이 한 공간에서 보여주기를 원했다. 그러니까 옷이란 결과물만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공유하겠다는 것이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도는 시장을 긴장시킨다. 그러거나 말거나 남자에게 이런 놀이터 같은 매장이 생겼다는 것이 반가울 따름이다.


2 Beaker
비이커는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편집매장답게 몸집도 크고 갖춘 것도 많다. 한국을 대표하는 편집매장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그리고 비이커는 규모에 걸맞게 올 한 해 엄청난 활동을 보여주기도 했다. 우드우드, 필립 모델, 스테레오 바이닐즈, 피갈 등 핫한 브랜드들의 등용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많은 브랜드와 협업 혹은 팝업 스토어를 진행했다. 그래서 비이커는 살아 있다는 느낌을 준다. 가만히 손님이 오길 기다리는 매장이 아닌 이슈를 만들어 사람들이 오게끔 만드는, 항상 생동감이 느껴지는 매장이다. 매장을 둘러보다 보면 꽤 많은 외국인들을 만날 수 있다. 그들이 보는 비이커의 모습은 어떨까? 비이커는 서울의 현재를 가장 잘 담고 있는 매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든든하고 자랑스럽다. 스트리트와 컬처를 넘나들며 펼치는 대중적이면서도 공격적인 마케팅은 부잣집 자제의 자신감처럼 당당했다. 그게 또 비이커만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아레나>는 2주년을 맞은 비이커를 적극 지지할 생각이다.


3 Koon
쿤은 사람들에게 편집매장이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에 생긴 1세대 편집매장이다. 2001년 처음 오픈했으니 그 시작이 얼마나 새롭고 창대했는지를 알 수 있다. 젊고 생동감 있는 편집매장이 넘쳐나는 지금, 쿤은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감행한다. 쿤위드어뷰(지금은 다시 쿤 신사로 통합했다)라는 세컨드 레이블을 신사동 가로수길에 만들어 젊은 세대와 새로운 교류를 시작했었다. 아울러 지난 10월에는 청담 쿤 매장을 확장 이전해 1세대 편집매장의 굳건함을 과시했다. 매장 내 새로운 시도도 눈에 띄는데 4층에 마련한 플라워 클래스가 바로 그것이다. 매장을 오가는 이들에게 취미 생활을 제안하겠다는 것. 명성에 갇혀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거듭하는 모습이 편집매장의 선두 주자답다고 하겠다. 이런 쿤의 진취적인 행보는 우리나라 편집매장의 산 역사나 다름없다.


4 I am shop
매장마다 무기가 있다. 어떤 곳은 어마어마한 규모로 시선을 압도하고 또 어떤 곳은 그럴싸한 인테리어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2년 전 수원에 문을 연 아이엠 샵은 규모도 작고 인테리어도 소박했다. 하지만 그들에겐 날카로운 무기가 있었다. 브랜드를 선별하고 좋은 제품을 고르는 안목이 바로 그것이다. 아이엠 샵은 오프라인 매장보다 주로 온라인과 SNS를 통해 브랜드를 알린다. 그들은 대부분 오래 입을 수 있고 차분한 브랜드를 소개하지만 자세히 보면 현재의 패션 흐름을 정확히 간파한 것이다. 남다른 통찰력을 지닌 주인장 덕에 아이엠 샵에 있는 제품들은 트렌디한 동시에 클래식하다. 지금 꼭 사야 하지만 앞으로 10년은 거뜬히 입을 수 있는 옷이 가득하다. 어쩌면 보잘것없어 보일 수 있는 이 매장에 <아레나>가 자신 있게 ‘Best Shop’이라는 타이틀을 선사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5 Platform Place
플랫폼 플레이스의 처음을 기억한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값싸고 좋은 제품을 조용히 매장에 진열해놓았다. 너무 예뻐서 이리저리 보고 있으면 브랜드에 대한 전통과 이야기를 귀띔해주곤 했다. 플랫폼 플레이스는 어느덧 도산공원점, 명동점, 홍대점, 한남점까지 범위를 넓혔지만 지금도 여전히 초심을 지켜가며 매장을 운영 중이다. 가장 최근에 오픈한 한남점을 가봤다. 라이프스타일과 리빙 제품군을 확대한 듯 보였다. 각 브랜드마다 차근차근 써내려간 히스토리 문구들은 바쁜 현대인에게 휴식처럼 느껴졌다. 이렇듯 플랫폼 플레이스에는 트렌드에 민감한 브랜드보다 시간을 두고 오래 지켜봐야 진가를 알 수 있는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물건을 사들고 나오면 그 물건과 함께 매장의 온기까지 느낄 수 있다. 그러니 어찌 이 매장을 아끼지 않을 수 있겠는가.


6 Urbout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다양해졌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풍요 속의 빈곤이라고 했던가. 정작 사고 싶은 아웃도어 제품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 시기에 바로 아웃도어 편집매장 어바웃이 신사동 가로수길에 문을 열었다. 어바웃은 캠핑, 서핑, 바이크, 스케이트보드, 스노보드 등 아웃도어 전반을 아우르는 편집매장이다. 이곳엔 아이돌이 광고하는 아웃도어 브랜드는 없다. 매장을 대표하는 브랜드들이 모인 1층에는 파타고니아, 폴러 스터프, 마나스타쉬, 지로, 알파 인더스트리 등 전통 있고 클래식한 브랜드들이 포진해 있다. 조금만 돌아봐도 정말 갖고 싶고 활용도 높은 물건만 모아 보물 창고 같은 느낌이 든다. 최근에는 매장 0층에 백화점 식품관을 옮겨놓은 듯한 마켓 ‘어바웃 엠’을 오픈했는데,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카페와 아웃도어 활동을 비롯하여 일상생활에서도 음미할 수 있는 엄선된 수입 식료품을 판매한다. 만약 어바웃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아마도 ‘정신줄’ 놓을 준비는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7 Ohkoos
몇 해 전부터 아메리칸 캐주얼과 워크웨어를 판매하는 소규모 편집매장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지금은 하나의 시장이 형성될 정도로 몸집이 커졌다. 합리적인 옷을 공급한다는 의미에서 반길 만한 현상이지만 한 가지 우려되는 부분은 각 매장에서 판매하는 브랜드 사이에 교집합이 너무 많다는 거였다. 파는 것이 비슷하니 변별력이 떨어진다. 매장마다 명확한 콘셉트와 색깔이 필요한 이유는 그것이 하나의 보증서처럼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오쿠스는 얼마 전 수유본점에서 압구정으로 매장을 확장 이전했다. 든든한 주춧돌을 세운 오쿠스는 비슷한 제품군을 판매하는 매장들보다 조건이 유리하다. 그들은 추구하는 바도 명학하다. 새롭고 흥미로운 브랜드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것이 목표라는 오쿠스에겐 이제부터가 시작인 듯하다. 좋은 플랫폼이 생겼으니 이야기와 역사를 가진 브랜드, 훌륭한 아이디어의 신생 브랜드, 국내에서는 전혀 만나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찾아 담는 일만 남았다.

PHOTOGRAPHY: 박원태
ASSISTANT: 김재경
EDITOR: 이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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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Photography 박원태
Assistant 김재경
Editor 이광훈

2014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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