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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카레

따끈하고 강렬한 향이 코를 찌른다. 군침이 고인다. 이달의 맛, 일본 카레.

UpdatedOn November 13, 2014

나야 카레
홍대와 신촌이 이어지는 길에 나야 카레가 조용히 불을 밝히고 있다. 나야 카레에서 만나는 카레 한 그릇은 주변 풍광만큼이나 다정하다. 주인 부부는 일본에서 7년 동안 다니던 카레집이 그리워 직접 식당을 차렸다고. 이들이 준비한 카레는 소박하고 담백하다. 우선 야채 카레와 해물 카레는 채소와 과일을 기본 재료로 사용해 순하다. 마치 재료들을 전부 다 갈아 넣고 카레 가루로 양념을 한 수프와도 같다.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위장약 역할을 하던 카레가 합해져 소화도 잘된다. 고로케 카레는 토핑으로 올라가는 고로케의 기름을 잡기 위해 카레 자체를 담백하게 만들었다. 가장 인기가 많은 메뉴는 고기를 다져 넣고 매운 양념을 한 키마 카레다. 힌두어로 ‘고기를 갈아낸’이라는 뜻의 키마가 일본으로 전해져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갈아 만든 카레로 변화했다. 매콤하고 담백한 키마 카레가 인기 많아 주인 부부는 키마 카레와 야채 카레, 키마 카레와 고로케 카레를 반반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따로 먹는 것과 두 카레를 섞어 먹는 맛이 또 다르고 새롭다. 정갈하게 담아 나오는 직접 담근 장아찌만 맛봐도 주인 부부의 정성을 알 수 있다.

메뉴 고로케 키마 카레 8천5백원
주소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 168 샬롬빌딩 1층
문의 070-4095-9591


더스푼
철로 옆 하얗고 작은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 카레의 향에 취한다. 들어가자마자 풍기는 향은 강하지만 예상과 달리 카레 맛은 순하다. 반전 매력이다. 보통 일본 카레보다 조금 노란빛을 띠는 더스푼 카레는 세 종류가 있다. 기본 카레는 60인분에 양파 15~20kg을 사용한 양파물로 만든다. 양파의 은은한 단맛과 함께 삶은 양파의 부드러운 식감이 카레에 함께 어울려 입에 감긴다. 토핑으로 치즈, 달걀말이, 소시지, 떡갈비, 낫토를 곁들여 먹을 수 있다. 다른 두 종류는 하루에 15인분씩만 만들어서 매일 점심이 지나면 먹기 어려운 치킨 카레와 버섯 카레다. 치킨 카레 한 접시에는 닭다리 하나를 통째로 올려놓는다. 닭 가슴살과 병아리콩을 비롯해 각종 채소도 들어가 푸짐하다. 기본 카레보다 단맛이 적고 마찬가지로 짜지 않고 순하다. 실한 버섯이 빈틈없이 가득한 버섯 카레는 기본 카레에 매운맛을 첨가해 앞의 두 메뉴와는 완전히 다른 독특한 맛을 낸다. 각 카레마다 개성이 강해 모두 먹고 싶은 욕구를 지울 수 없다. 주변 직장인들만 알고 있기엔 아까운 집이다.

메뉴 치킨 카레 7천원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6길 35
문의 02-363-6466


사카나
미국에서 5년 동안 일식집을 운영하던 주인이 저렴하고 쉽게 먹을 수 있는 일식을 선보이기 위해 연 카레집이다. 사카나 카레는 일본 현지를 직접 돌아다니며 카레를 직접 먹어보고 공부한 끝에 만들어냈다. 그렇게 탄생한 카레는 묵직하고 깊으면서도 매콤한 맛이 특징이다. 진한 향은 코끝에서 사라지지 않고 혀를 감아 목으로 내려간다. 밥 위에 올린 반숙 노른자를 살살 갈라 카레와 적절한 비율로 떠 먹으면 노른자의 담백함과 사카나 카레의 깊은 향이 섞여 카레만 먹을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조리 과정에서 채소는 오직 양파만 사용한다. 카레 가루 다섯 가지를 주인만의 배합으로 만드는 게 사카나 카레 맛의 비결이다. 선택할 수 있는 토핑은 고로케, 치즈, 새우, 돈카츠 네 가지. 사카나 카레의 강점은 토핑의 튀김옷이다. 얇고 바삭한 튀김옷으로 본연의 맛을 살린 토핑은 카레 위에 올라가 맛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 지역의 식문화 발전을 꿈꾸며 낙성대에 가게를 열었다는 주인은 일본 카레는 절대 비벼 먹지 말고 떠 먹으라고 당부했다.

메뉴 돈카츠 카레 7천5백원
주소 서울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1929-16
문의 010-6332-8835


키이로메시야
가게 이름의 뜻은 노란 밥집이다. 일본 카레의 색은 노랗지 않지만 우리나라에서 카레의 일반적인 이미지 때문에 정한 이름이라고 한다. 커다란 건물 뒤 골목에 위치한 카레집이 입소문 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노란 밥집의 노랗지 않은 일본 카레는 소꿉놀이하듯 아담하게 담겨 나온다. 카레가 가득 담긴 그릇에 동그란 모양으로 밥을 담고 그 위에는 밥과 똑같은 모양과 크기의 반숙 달걀 프라이를 살포시 올린다. 카레는 한 종류뿐으로, 다음 날 판매할 카레를 전날 밤에 만들어놓고 숙성시켜 아침에 다시 조리해 판매하는 숙성 카레다. 조리할 때 기름을 아예 넣지 않고 중간에 생기는 기름도 모두 제거해 기름기가 매우 적은 점이 특징이다. 카레 가루를 대여섯 가지 조합하여 만드는데,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가루는 해외에서 수입해 사용하는 노력도 기울인다. 그 결과 카레 자체의 맛과 향이 진하지만 과하지 않은 키이로메시야만의 맛이 완성된다. 손으로 직접 만들어 반응이 좋은 토핑은 고로케, 돈카츠, 새우, 치킨 네 가지가 있다.

메뉴 돈가츠 카레 9천원
주소 서울시 송파구 백제고분로41길 43-9
문의 02-6349-1117

photography: 조성재
GUEST EDITOR: 박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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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Photography 조성재
Guest Editor 박예은

2014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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