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y 정재환 Editor 성범수, 이기원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야 하는 것이 시계 다이얼의 존재 목적이 돼버린 요즘이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건, 다이얼 디자인의 근본은 역시 뒤에 숨겨진 무브먼트에 있다는 것이다. 무브먼트에 따라 바늘 위치가 자리 잡고 나면, 다이얼 위 세공은 시작된다. 다이얼은 시계의 제작 목적을 드러내기 위한 최고의 화폭이다. 오메가의 올림픽 컬렉션은 22개의 올림픽 경기에서 공식 타임키퍼로 채택되면서 발현된 기획이었다. 오륜기를 초침추에 달았고, 크로노그래프 창에 ‘리코더(Recorder)’라는 글씨를 담아 기록 계측을 목적으로 한 시계임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는 거다. 창조적인 구획 정리가 돋보이는 시계는 태그호이어의 칼리버S다. 칼리버S의 다이얼은 본연의 스포츠성을 드러내기 위해 자동차 계기반 모양을 차용했다. 100분의 1초까지 측정하는 특별한 능력은 5시 방향의 창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과감한 디자인을 담아낸 제품은 문페이즈가 다이얼의 절반을 차지하는 페렐레의 문페이즈 시계다. 활짝 웃는 클래식한 달 그림에 익숙했던 우리에게 이런 시계도 존재할 수 있구나 하는 새로운 개념을 전해준 시계라 하겠다. 이외에도 컬러와 질감을 이용한 다양한 표현들이 다이얼 위에서 난무한다. 시계는 어떤 상황에서든 편안하게 시간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다이얼의 현란한 디자인이 시간 보는 걸 방해해선 안 된다는 말이다. 결국 다이얼은 절제의 미학과 창조적 작업 사이에서 교묘하게 위치하며 완성되는 복잡한 작업인 거다. 손목 위에 올리는 작은 시계 하나 만드는 것이 참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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