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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리시한 당신이 가져야 하는 것들, 사야만 하는 것들에 대하여.

쇼타임

새로운 계절이 시작되는 지금 당신이 사고, 입고, 만족을 표할 것들에 대한 간결하면서도 세세한 보고서.

UpdatedOn September 03, 2014

1 Louis Vuitton
시즌 테마와 무관하게 루이 비통 컬렉션 후반부에는 항상 이브닝 룩이 소개된다. 럭셔리 브랜드의 구색 맞추기로 치부하기 일쑤였지만 이번엔 당당히 앞으로 내세울 만하다. 먼저 이색적인 질감이 도드라진 그러데이션 소재 재킷에 눈길이 간다. 물론 그것도 훌륭하지만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건 니트 이너웨어다. 스웨트 셔츠의 디테일을 그대로 옮겨왔는데 이브닝 웨어와 만나니 이렇게 발랄하다.

2 Bottega Veneta
코트의 품위는 실루엣이 좌우한다. 근엄한 사내처럼 보이려면 코트의 품은 넉넉해야 한다. 보테가 베네타의 이 코트처럼 말이다.
무심한 실루엣을 벨트로 한 번 질끈 묶어 결연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꽉 막힌 듯한 이 코트의 숨통은 하의가 트이게 한다.
한없이 편안한 스웨트 팬츠가 그것. 또 한 가지 희소식은 이 묵직한 코트가 양면이라는 사실.
양면이 비슷한 듯 달라 일석이조의 기쁨까지 선사한다.

3 Salvatore Ferragamo
수트의 단순함을 극복하는 것은 남성복 디자이너에게 매 시즌 주어지는 과제다. 마시밀라노 지오네티는 이 어려운 숙제를 충실히 해낸 것처럼 보인다. 벨트가 달린 더블브레스트 수트 위에 축 늘어지는 롱 니트 카디건을 입혔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재킷 위에 있어야 할 벨트를 카디건 위에 둘렀다. 무심한 수트를 이 정도로 풍성해 보이게 만들었으니 이만하면 높은 점수를 줄 만하지 않겠나?

4 Saint Laurent
에디 슬리먼은 샌님 같아 보이는 옷도 그럴싸하게 변화시키는 신기한 능력이 있다. 아버지 옷장에나 있을 법한 칙칙한 체크 재킷과 주름 잡힌 검은색 모직 팬츠, 거기에 빈티지 시장에서나 발견할 법한 체크 머플러를 둘렀다.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정체 모를 프린트가 새겨진 할랑한 셔츠도 안에 입고 있다. 비난받아 마땅한 이러한 조합이 근사해 보이는 이유는 적절한 길이와 세련된 실루엣에 있다.

5 Dior Homme
디올 옴므가 가장 디올 옴므다운 순간은 블랙 수트를 입었을 때다. 날카롭게 재단된 블랙 수트는 이번 컬렉션에도 대거 등장한다. 그중 디올의 예전 오트 쿠튀르에서 발견한 저 낙서 같은 문양은 수트의 안과 밖을 오가며 사용됐다. 예전 아카이브에서 찾아낸 소스와 디올 옴므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스리피스의 조합. 그럼에도 전혀 어색함 없이 디올 옴므다울 수 있었던 것은 디자이너의 능력이 아닐까 싶다.

6 Gucci
남성복을 만드는 몇 안 되는 여자 디자이너, 프리다 지아니니. 그녀는 분명 남자 디자이너들과 차별화된 무언가가 있다. 이 룩만 봐도 알 수 있다. 몸의 굴곡을 타고 흐르는 유연한 실루엣과 여리고 감미로운 색감, 단순하지만 조화로운 스타일링이 여성의 섬세함을 대변한다. 이번 컬렉션은 캐나다 화가 크리스 나이트의 초상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는데, 그 그림 역시 여자의 보호 본능을 자극할 유약한 남자들을 담고 있다.


Trend Keyword 8
방대한 F/W 컬렉션을 함축한 핵심 키워드 8.

(왼쪽) 소매에 폴리에스테르 소재로 퀼팅 디테일을 더한 울 소재 집업 아우터·와이드 팬츠 모두 가격미정 캘빈클라인 컬렉션 제품. (오른쪽) 발렌시아가에서 개발한 합성 소재인 크랙닐을 사용한 아우터·팬츠 모두 가격미정 발렌시아가 제품.

1 Technical Touch
기술력이 돋보이는 새롭고 독특한 소재들이 눈에 띈다. 발렌시아가는 얼핏 가죽처럼 보이지만 크랙닐이라는 합성 소재를 사용해 샤이니하면서 거친 느낌이 나는 독특한 질감의 아우터를 선보였다. 캘빈클라인 컬렉션에서도 퀼팅 디테일을 더한 샤이니한 폴리에스테르 소재와 울 소재를 혼합한 집업 아우터를 선보여 남성적인 면을 더욱 부각시켰다. 이외에도 네오프렌 소재를 울룩불룩하게 가공하거나 미래적인 퀼팅 디테일을 더한 옷들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2 Hybrid Classic
전체적으로는 분명 점잖다. 기본 재료가 수트니까. 그런데 전형적이지 않다. 제냐 꾸뛰르 컬렉션을 예로 들어볼까? 스테파노 필라티는 우아한 회색 스리피스 수트 위에 짧은 울 블루종을 레이어드했다. 클래식하면서도 신선한 조합이다. 유사한 차림이 겐조 컬렉션에도 있다. 디올 옴므는 기본적인 수트 안에 데님 소재의 아웃도어 베스트를 매치했다. 아이템 간의 간극이 크다는 점에서 앞선 두 브랜드와 달라 보일 수 있지만 큰 맥락은 같다.
경계를 허문 변종의 클래식이라는 것.







3 Cool Hobo
멋 부린 건지, 막 입은 건지 헷갈리는 차림이 많았다. 많이 입어서 흐물흐물해진 것 같은 질감, 빈티지한 색감에서 그런 뉘앙스를 느꼈다. 되는 대로 껴입은 것 같은 무심한 레이어링은 또 어떻고.

인상 깊었던 건 드리스 반 노튼과 하이더 애커만 컬렉션이다. 전자는 날염 블루종과 술이 달린 셔츠, 여러 번 빤 듯 워싱 가공한 바지 등을 소개하며 쿨하면서도 젊은 감성을 강조했고, 후자는 발목까지 내려오는 니트 코트를 활용해 고상한 버전의 호보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4 Rustic Influence
컨트리풍 패턴과 색감이 도드라졌다. 서부극에 등장할 만한 큼지막한 플레이드 체크, 진한 황토색 무스탕, 에스닉한 태피스트리 패턴, 담요를 통째로 걸친 듯한 코트 등이 그 증거. 따뜻한 컬러 보드와 니트로 유명한 미쏘니가 특히 눈에 띄었다.

중간에 등장한 ‘담요 코트’는 쇼의 하이라이트였다. 전통적인 인디언 부족의 패턴을 떠오르게 했던 발렌티노의 코트, 통나무집의 벽 한편에 걸려 있을 법한, 소박한 태피스트리를 닮은 폴 스미스의 재킷 등이 기억에 남았다.













5 Delicious Colors

예쁘게 차린 식탁에서 볼 법한 먹음직스런 색감들이 컬렉션 곳곳을 수놓았다. 대다수의 브랜드에서 머스터드, 소시지, 올리브, 연보라색 등의 옷들이 등장했는데 대표적으로 구찌, 겐조, 보테가 베네타, 폴 스미스, 프라다, 살바토레 페라가모 등이 있다. 전체적인 룩은 컬러를 최대한 배제하고 포인트 컬러로 머스터드색을 사용한 Z 제냐와 셔츠, 니트, 팬츠, 아우터, 가방에 이르기까지 연한 팥죽색과, 올리브색, 하늘색, 연보라색 등 곱디고운 색들을 세 가지 이상 버무린 구찌, 프라다 컬렉션으로 나뉜다.


버건디색 셔츠·인디고색 재킷·팬츠·상아색 스카프·슈즈
모두 가격미정 프라다 제품.

6 Retro Man
옛날 사람들이 런웨이에 올랐다. 아니, 사람이 아니라 옷차림이 그렇다. 이러한 무드는 세 가지 요소에서 드러났다. 배꼽을 덮을 정도로 올라간 허리 라인, 그 위에 걸친 다소 긴 재킷, 복고풍의 다이아몬드 패턴이 바로 그것. 꽤 두터운 니트라도 무조건 바지 안으로 넣는다는 점 역시 중요한 특징이다.

1950년대의 테디 보이를 재현한 생로랑 컬렉션엔 이 모든 요소가 녹아 있어 흥미롭다. 프라다와 에트로, 랑방, 유밋 베넌 등의 컬렉션에서도 비슷한 룩을 찾을 수 있었다.












7 Sports Inspired

특정 스포츠 종목을 옷에 반영한 스포티 룩이 이번 시즌에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가장 두드러진 건 농구에서 영감을 받은 지방시 컬렉션이다. 농구 골대를 떠올리게 하는 그물 소재와 농구 코트와 농구공을 표현한 디자인이 스웨트 셔츠, 와이드 팬츠, 셔츠, 점퍼 등 다양한 아이템에 노골적으로 보였다. 이외에도 유밋 베넌은 야구 유니폼을 연상시키는 라이닝이 된 상의를, 존 갈리아노는 길이가 긴 아노락에 조깅할 때 입을 법한 스포티한 레깅스를 매치한게 눈에 띈다.


8 Oversized

상의에 포커스를 맞춘 오버사이즈 실루엣이 여전히 강세다. 그런데 등장부터 범상치 않다. 얌전한 울 소재를 사용한 오버사이즈 코트보단 존재감이 확실한, 화려한 패턴이나 질감이 독특한 소재들의 옷들이 눈에 띈다. 퀼팅 디테일을 가미한 오버사이즈 패딩 후디를 선보인 에르메네질도 제냐와 어지러울 정도로 잎사귀 패턴을 빼곡히 그려 넣은 톰 브라운의 후디 롱 코트, 기하학적인 패턴과 컬러로 포인트를 준 준 지의 가죽 롱 코트가 대표적인 예다.


New Bag 4
각양각색의 룩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 이번 시즌 뉴 백들.

  • none
  • Casely Hayford
    단색의 더블브레스트 재킷을 마치 셔츠처럼 활용한 점이 새롭다. 특이한 스타일에 관대한, 트렌디한 파티 룩에 참고할 수 있을 듯.

(왼쪽) 리버서블 롱 코트 가격미정 보테가 베네타, 베이지색 빅 토트백 가격미정 구찌 제품. (오른쪽) 하늘색 터틀넥 니트·팬츠 가격미정 에르메스, 토트백 가격미정 보테가 베네타 제품.

1 Big Tote Bag
빅 백의 시대가 돌아온 걸까. 클러치와 포트폴리오 백이 주를 이루던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확실히 다른 양상이다. 특히 구찌, 보테가 베네타 등 다수의 브랜드에서는 온화한 색감의 부들부들한 가죽 토트백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커다란 가방들을 아무렇게나 옆구리에 턱 끼운 스타일링을 보여주었다. 빅 백이지만 남성성이 강조되기보다는 서정적이고 우아한 느낌이 만연했다.

2 Handy Clutch
컬렉션에서 클러치가 등장하는 빈도가 확실히 줄었지만, 그럼에도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의 작은 클러치는 여러 쇼에서 볼 수 있었다. 성경책처럼 생긴 랑방과 펜디, 미니멀하고 구조적이었던 루이 비통, 납작한 형태의 준 지, 레좀므 등. 조막만 한 클러치일수록 커다란 아우터 혹은 날씬한 수트와 궁합이 좋고, 가장 중요한 건 건들거리지 않고 담백하게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3 Gentle Briefcase
다소 뒷전에 밀려 있던 브리프케이스도 다수 등장했다. 변형을 가하거나 요란한 색을 쓰지도 않은 가장 정직한 모습이다. 가죽의 견고함이 눈으로 전달됐던 안드레아 인콘트리, 두툼한 스트랩을 강조한 꼬르넬리아니, 닥터 백 형태의 디스퀘어드2, 하드 케이스로 된 에트로, 모즈 룩과 담백하게 조화됐던 Z 제냐 등은 룩에 강직한 남성성을 부여했다. 전형적이지 않은 수트일수록 좋다.


4 Formal Rucksack

백팩은 여전히 강세다. 하지만 특별히 감지되는 점은 스포티한 백팩 대신 등산용 배낭 형태인 륙색이 많이 등장했다는 거다.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은 륙색에 아웃도어적인 느낌을 배제하고 포멀함을 입혔다. 수트와 코트에도 어울릴 만한 그런 가방이다. 울 체크로 만든 아미, 윤택한 가죽으로 만든 발리, 벨루티, 유밋 베넌, 고급스러운 아웃도어풍의 마이클 바스티안 등이 있다.


New Shoes 4
남성복에서 신발의 중요성을 더욱 각인시킨 영광의 주역들.


팬츠·버클 장식이 달린 슈즈 모두 가격미정 생로랑, 팬츠·레이스업 슈즈 모두 가격미정 구찌 제품.

1 Another Clipper
2014 F/W 생로랑 컬렉션의 모든 룩엔 클리퍼 슈즈가 매치되었다. 생로랑뿐만 아니다. 클리퍼 슈즈는 유수의 컬렉션에서 다양한 형태로 응용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디올 옴므는 도톰한 아웃솔의 레이스업 슈즈 발등에 스트랩 장식을 더해 클리퍼 슈즈를 연상케 했고, MSGM은 투박한 아웃솔을 로퍼, 첼시 부츠, 레이스업 슈즈 등 다양한 형태의 슈즈로 변형했다. 구찌는 태슬 장식을 덧댄 슈즈에 도톰한 아웃솔을 매치해 은유적으로 클리퍼의 뉘앙스를 풍겼다.


2 Rough Sneakers

  • none
  • Casely Hayford
    단색의 더블브레스트 재킷을 마치 셔츠처럼 활용한 점이 새롭다. 특이한 스타일에 관대한, 트렌디한 파티 룩에 참고할 수 있을 듯.

납작하고 간결한 스니커즈와 수트의 조합은 한동안 잊어야겠다. 이번 시즌엔 투박한 스니커즈와 수트라는 새로운 공식을 익혀야 한다. 이 공식은 제법 다양한 룩에 적용되었다. 프라다는 장난감 로봇의 단단한 발 모양 같은 스니커즈 위를 통이 넓은 슬랙스가 살포시 덮도록 했고, 랑방은 슬림한 수트 팬츠 위로 투박한 스니커즈의 조합이 대조적이었다. 지방시는 와이드 팬츠에 새하얀 농구화를 매치해 둥글고 큼직한 운동화의 앞코를 더 부각시켰다.


3 Ankle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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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sely Hayford
    단색의 더블브레스트 재킷을 마치 셔츠처럼 활용한 점이 새롭다. 특이한 스타일에 관대한, 트렌디한 파티 룩에 참고할 수 있을 듯.

발목을 살짝 덮는 형태의 부츠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꼼 데 가르송, 커스텀 내셔날, 닐 바렛은 매끈한 첼시 부츠, 준야 와타나베,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3.1 필립림은 발목을 날씬하게 조이는 레이스업 부츠를 선보였다. 대부분 바지 밑단이 발목을 슬쩍 덮도록 점잖게 연출했고, 종종 부츠 끝에 겨우 닿을 만큼 밑단을 접어 올리거나, 크롭트 팬츠를 매치하기도 했다. 대신 이런 경우에도 신발끈을 단정히 조여 가늘고 튼튼한 발목을 강조했다.


4 Classic Slippers

  • none
  • Casely Hayford
    단색의 더블브레스트 재킷을 마치 셔츠처럼 활용한 점이 새롭다. 특이한 스타일에 관대한, 트렌디한 파티 룩에 참고할 수 있을 듯.

이번 시즌 슬리퍼는 아예 작정을 한 듯이 고급스러움을 과시한다. 꼬르넬리아니처럼 윤기가 흐르는 벨벳, 부드러운 가죽 소재 등 품격이 묻어나는 소재의 사용부터 까날리의 잔잔한 헤링본 무늬, 돌체&가바나 같은 전면을 수놓은 화려한 비즈 장식 등 우아함의 극치를 달린다. 대부분 믹스 매치나 변형 없이 진지한 스타일링으로 일관한다. 살짝 엿보이는 양말까지 이질감 없는 톤온톤의 색감으로 빠짐없이 갖춰 신으며, 화려한 사교계 신사의 모습을 그린다.

photography: 박원태, 아이맥스트리
model: 한승수, 장원재, 정재훈, 정찬우
COOPERATION: 디씨엠
ASSITANT: 김재경
editor: <아레나> 패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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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Photography 박원태,아이맥스트리
Model 한승수,장원재,정재훈,정찬우
Cooperation 딨엠
Assistant 김재경
Editor <아레나>패션팀

2014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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