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 성범수
재규어를 상징하는 건 역시 XJ다. 데뷔 이후 많은 변화를 겪은 게 사실이지만, 전통적인 가치엔 큰 변화를 두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왔다. 초대 XJ6가 지닌 전통의 그릴, 헤드램프, 주름 있는 보닛, 낮은 벨트 라인, 긴 뒤쪽 오버행은 여전히 유효하다.
재규어 하면 너나 할 것 없이 XJ가 먼저 생각날 거다. XJ는 재규어에선 당연하고 더 나아가 자동차 역사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모델이다. 재규어 4.2LWB는 롱휠베이스 버전이기에 길다. 쇼퍼드리븐을 강조한 건 사실이지만, 재규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배 나온 사장님을 위한 차가 아니라는 거다. 뛰어난 핸들링과 낮은 차체에서 느껴지는 스포티함은 직접 스티어링 휠을 잡고 운전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에 그 목적이 있다고 보는 게 좋다. 이런 XJ에 영문자 R패치를 더하면, 프리미엄급 세단이면서 고성능 스포츠카의 심장을 지닌 고성능 세단 XJR로 변신한다. 제원표를 비교해보면 XJR은 슈퍼차저 엔진이 탑재돼 있고, XJ 4.2LWB에 비해 최고 출력이 100마력은 더 나온다. 최대 토크에 있어서도 이 슈퍼차저 엔진은 2000rpm에서 80퍼센트 이상을 끌어내는 터라 저회전 영역에서도 디젤 엔진을 탑재한 것처럼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다. XJR에는 R퍼포먼스를 위해 튜닝된 스포츠 에어서스펜션이 적용돼 있다. 또한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이 기본으로 장착돼 안전에 신경 쓰면서도 퍼포먼스까지 잡아낸 노고를 느낄 수 있다. 주행 성능이 향상된 후 그 뒤를 책임져야 할 브레이크 시스템에도 신경을 썼다. R브레이크 시스템을 채택해 제동력을 강화시켰다. 고성능 R버전이라는 걸 자랑하고 싶다고? 뒤 범퍼와 브레이크 캘리퍼에 생생하게 패치가 자리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라. 내부에서도 스티어링 휠, 기어 손잡이, 헤드레스트에서 R로고를 찾을 수 있다.
XJ 시리즈 중 가장 커다란 20인치 크레모나 휠을 장착했다. 그만큼 고성능을 위한 여러 가지 기본 사항들이 XJ 4.2LWB와 다르다는 증명이 되겠다. 하지만 몇 년 전 등장했던 ‘컨셉트 에이트’의 양산 모델인 XJ 수퍼 V8과 성능 면에서 그다지 차별이 느껴지지 않는다. 최고 출력도 400마력으로 동일하고. 그래서 XJR의 위치가 조금은 애매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애매모호한 상황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비판을 물리칠 수 있는 건 역시 직접 몰아보고 성능을 느껴보는 거다. 또한 가격을 살펴보는 거다. XJ 4.2LWB보다 당연히 더 비쌀 거라 예상했던 XJR이 무려 2백만원이나 싸다. 롱휠베이스 버전이 단가가 조금 더 들어가긴 하지만, XJR 출시와 함께 재규어에서 가격에 신경 쓴 듯 보인다.
‘역시 XJ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두 모델 모두 외관에 대해선 불만이 생길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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