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 성범수
이 전고가 15mm 정도 높긴 하지만, 렉서스 중에서 가장 큰 차라는 점이 LS600hL과 LS460L이 지닌 공통점이다. 가격은 고가의 전기 배터리를 앉힌 덕분인지 하이브리드가 더 높다. 브랜드의 기함에 하이브리드 엔진을 앉힐 생각을 했다는 건 가솔린 하이브리드 기술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렉서스만이 할 수 있는 혁신이다. 사실 큰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소위 돈 좀 있는 사람들일 테고, 기름값 인상·인하에 소시민같이 일희일비하진 않을 테니까. 또한 기름값 걱정을 했다면, 이성적으로 좀 더 작은 차를 사는 게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렉서스는 기함에 12기통 엔진을 앉힌다는 너무나 상식적인 생각을 버리고, V8 4969cc의 하이브리드 엔진을 담았다. 하이브리드 기술이 여기까지 왔다는 자랑이라도 하듯이 말이다.
LS460L은 가속 성능과 연비 효율을 높이기 위해 세계 최초로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8단까지 사용할 일이 많지 않다는 지적이 있긴 하지만, 공인 연비에 있어 타 경쟁 차종보다 뛰어나다는 걸 알게 되면 8단 자동변속기를 신봉하게 될지도 모른다.
LS460L과 LS600hL의 가장 큰 차이는 역시 하이브리드냐 아니냐의 문제다. LS600hL은 조용하다고 소문난 LS460L과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소음 하나 없이 출발한다. 전기 배터리에 축전된 에너지로 시동이 걸리기 때문에 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는 거다(가끔 배터리 충전 정도에 따라 엔진음이 들릴 때도 있다). 시동을 걸어놓고도 재시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할 정도다. 저속에서도 역시 배터리의 에너지를 이용한다. 편안한 서스펜션 덕분에 차의 흔들림은 적고 공중부양하는 것처럼 소리 없이 앞으로 미끄러져 나아간다. 가속 페달에 힘을 가하거나, 오르막길을 오를 땐 엔진이 가동을 시작한다. 그때부터 차의 소음은 LS460L과 유사해진다. LS600hL의 구동 방식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데만 있지 않다. 바퀴에서 생성된 에너지를 역으로 배터리에 충전시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충전된 에너지는 시동을 걸 때나 저속에서 이용된다. 스티어링휠 뒷부분을 보면 EV모드라는 버튼이 있다. EV모드를 누르면,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지 않고 전기로만 이동한다. 물론 최적의 상황에 시속 60km까지 달릴 수 있다고는 하지만, 에디터의 능력 부족 때문인지 40km의 속도로 달리면, EV모드가 자동으로 해제됐다. 가속 페달에 너무 힘을 많이 주었거나 아니면 내리막길같이 힘이 덜 드는 도로가 아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어쨌든 전기로 달리는 차는 역시 조용했다. 그리고 불편함도 특별히 느껴지지 않았다. 아직 전기차가 도달해야 할 최종 목표점엔 도달하진 못했다. 하지만 무게가 더 무거운 차가 더 좋은 연비를 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지금은 만족할 만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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