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Sports Sandals
여름에도 산에 오른다. 캠핑도 간다. 등산화나 아웃도어 부츠는 버겁다. 스포츠 샌들이 대안이다. 아웃도어 룩이 현실에 가까워졌으니, 이 신발도 일상에서 신기에 무리란 없다. 오히려 부츠보다 더 현실적이다. 요즘 보면 겁 없는 친구들이 샌들에 양말을 매치하곤 하는데, 굳이 방해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들이 지금 따라 하는 건 동네 아저씨의 스포츠 샌들이 아닌 ‘시키 임’ 같은 그럴싸한 컬렉션 룩이기 때문이다.
(위부터) 비단구렁이 비늘처럼 패턴이 은은한 스포츠 샌들
10만3천원 차코 by 영에이지, 인디언 문양이 독특한 붉은색 스포츠 샌들 6만3천원 테바 by 슈마커, 은은한 카무플라주 문양의 스포츠 샌들 10만3천원 테바 by 슈마커 제품.
- 2014 S/S ERMENEGIDO ZEGNA
- 2014 S/S ANDREA INCONTRI
2 Slip-on Sandals
흔히 이런 신발을 ‘슬리퍼’라 불렀다. 그건 잘못된 표현이다. 이런 형태의 신발은 슬립온 샌들이라 해야 맞다. 명칭보다 중요한 건 이 신발의 신분이다. 슬리퍼가 천민이었다면 요즘 나오는 슬립온 샌들은 양반 혹은 관료쯤 되겠다. 그만큼 신분이 격상됐다는 얘기. 자유롭게 신되 옷차림은 체통을 지킬 필요가 있다.
물론 ‘질질’ 끌어서도 안 된다.
(위부터) 뱀피 가죽 스트랩 슬립온 샌들 1백7만원 랑방, 카무플라주 문양 슬립온 샌들 99만5천원 발렌티노 by 무이, 검은색 가죽으로 차분함을 더한 슬립온 샌들 49만5천원 버켄스탁×타타미 by 비이커, 두껍고 거친 스웨이드 소재를 사용한 갈색 슬립온 샌들 13만9천원 버켄스탁 by 오쿠스 제품.
3 Deck Shoes
데크 슈즈 혹은 보트 슈즈라 부른다. 원래는 보트 위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고안된 신발이다. 여름 신발 중에서 적당히 점잖은 편이다. 그래서 평범한 옷에 모범생처럼 신으면 한없이 무난해 보일 수 있다. 조금은 낯선 옷차림에 매치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이를테면 아무렇게나 자른 듯한 데님 쇼츠에 하와이언 셔츠를 풀어헤쳐 입는 정도? 신발이 너무 평범하니 옷차림은 다소 파격적이어도 괜찮다는 소리.
(왼쪽부터) 가죽 질감이 도드라진 크림색 데크 슈즈 14만9천원 스페리, 밑창이 가볍고 차진 민트색 데크 슈즈 42만9천원 쿼디×스컬프, 녹색과 감색의 조합이 경쾌한 데크 슈즈
18만1천6백원 이스트랜드 by 오쿠스, 얌전하게 생긴 자주색 스웨이드 데크 슈즈 33만원 쿼디 제품.
4 Espadrille
작년까지만 해도 에스파드리유는 여름 신발의 주인공이었다. 이번 시즌은 워낙 다양한 여름 신발들이 주목받다 보니 뒷방 신세가 됐다. 이제 ‘핫’함보다는 차분히 존재감을 드러낼 때다. 작년 같았으면 베이식한 에스파드리유를 권했겠지만 올해는 좀 더 과감해져도 될 것 같다. 에스닉한 패턴이나 줄무늬 아니면 아예 컬러풀한 것도 이색적이니 좋다.
(위부터) 사선으로 줄무늬가 들어간 에스파드리유 79만원 크리스찬 루부탱, 화려하고 유머러스한 프린트가 새겨진 에스파드리유 가격미정 디스퀘어드 by 분더샵, 하늘색 캔버스 소재의 에스파드리유 19만원 가스따네르 by 비이커 제품.
5 Flip Flop
- 2014 S/S VALENTINO
- 2014 S/S vivienne westwood
플립플랍은 정중함을 나태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아무리 멀쑥한 수트를 입었다 하더라도 플립플랍을 신는 순간 격식은 파괴된다. 그게 또 재밌다. 수트에 캡을 쓰거나, 티셔츠를 받쳐 입는 것보다 더. 이번 시즌 많은 디자이너들도 이 같은 재미에 푹 빠졌는데, 대표적으로 발렌티노와 비비안 웨스트우드를 들 수 있다.
(왼쪽부터) 입체감 있는 악어가죽이 독특한 검은색 플립플랍 78만5천원 보테가 베네타, 버클 장식이 포인트인 검은색 플립플랍 92만원 루이 비통, 일본 전통 신발 ‘게다’를 변형한 진회색 플립플랍 89만원 미하라 야스히로 by 무이, 흰색 스티치가 검은색 가죽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검은색 플립플랍 14만8천원 아폴리스 by 므스크 샵 제품.
6 Double Strap Sandals
대부분의 여름 슈즈들이 럭셔리 브랜드의 손길을 타면서 신분 상승을 일궈냈다. 그에 비해 더블 스트랩 샌들은 태생부터가 고상하다. 이렇게 간결하고 세련된 디자인은 원래 상류층의 몫이었다. 이번 시즌에도 대중적으로 접근하기보다 우아하게 자신의 위치를 지키며 자태를 뽐낸다. 양말과 샌들의 조합이 처음 시도된 것도 바로 이 디자인. 럭셔리 샌들의 원조 격이라 할 만하다.
(왼쪽부터) 차분하고 매끄러운 가죽 소재의 더블 스트랩 샌들 가격미정 마르니 by 분더샵, 흔치 않은 가죽의 색과 질감이 특징인 더블 스트랩 샌들 가격미정 트루사르디 by 분더샵, 가죽의 질감과 착용감이 탁월한 다크 초콜릿색 더블 스트랩 샌들 90만원 보테가 베네타, 날렵한 디자인이 특징인 더블 스트랩 샌들 61만원 카르뱅 by 갤러리아 슈즈 멀티존 제품.
PHOTOGRAPHY: 기성율
ASSISTANT: 김재경
EDITOR: 이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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