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cktail Casual
턱시도 수트도 따로 떼어놓으면 기겁할 옷은 아니다. 윤이 나는 턱시도 재킷에는 캐시미어 터틀넥 니트만큼이나 목이 있는 대로 늘어난 흰색 티셔츠도 잘 어울리니까. 당장 시상대로 뛰어 올라갈 배우가 아니라면 재킷에만 힘을 주고 나머지는 낡고, 편하고, 쉬운 것만 골라 입는다. 아래위로 데님을 맞춰 입거나, 프린트 팬츠에 단정한 니트 톱을 입은 뒤 턱시도 재킷을 건들건들 걸친다.
내공과 패기가 있다면 하이더 아커만이나 드리스 반 노튼, 톰 포드처럼 무늬와 색을 이때다 싶게 써본다. 호화롭기가 봄 같을 거다.
(왼쪽부터) 남색 숄칼라 턱시도 재킷 1백50만원 권오수 클래식, 새파란색 크루넥 니트 5만원대 크리스.크리스티, 줄무늬 팬츠 9만9천원 코데즈 컴바인 포 맨, 검은색 레이스업 구두 70만원대 토즈 제품. 새틴 칼라와 금장 단추가 장식된 남색 더블브레스트 재킷 가격미정 로드 앤 테일러, 칼라를 떼어내 스탠드칼라 셔츠로도 입을 수 있는 데님 셔츠 9만8천원 플랙진, 빈티지한 효과를 준 데님 팬츠 22만9천원 버커루, 벨벳 슬리퍼 21만원 페이트론 세인트 제품.
Relaxed Suit
제레미 아이언스가 <데미지>의 마지막 장면에서 입었던 시리얼처럼 멀건 색의 수트,
폴 서리지와 크리스토프 르메르, 김서룡이 만드는 서정적인 수트처럼 침전한 것도 없다. 완만한 밑그림처럼 벙벙한 팬츠는 신발이 겨우 보일 정도 되어야겠고, 어깨가 곧은 더블브레스트 재킷은 느긋하다가도 강단 있어야 한다.
안에 입을 건 심심한 색의 목둘레가 넓은 톱이나
스탠드칼라의 리넨 셔츠 정도면 충분하다. 그리고 1990년대 조르지오 아르마니 모델들처럼 바지 주머니에 손을 푹 찔러 넣는다.
(왼쪽부터) 검은색 더블브레스트 재킷 48만원 시스템 옴므, 연회색 티셔츠 가격미정 올세인츠, 흰색 와이드
팬츠 69만8천원 김서룡 옴므 제품. 회색 더블브레스트 재킷 60만원대 질 스튜어트 뉴욕, 흰색 티셔츠 가격미정 올세인츠, 깅엄 체크 와이드 팬츠 69만8천원 김서룡 옴므 제품.
Anti-Business Suit
이렇게 입고 차마 회사에 가라곤 못하겠다. 수트여서 당연한, 경건하고 정직하며 단단한 남자의 느낌은 이런 옷엔 없으니까. 문득 잘 차려입고 싶은 날, 숙취를 빅맥으로 해장하듯 평소엔 저어하던 옷들을 집어 들어본다. 이왕 입는 거 무슨 색이 됐건, 어떤 무늬가 그려졌든 한 벌로 맞춘다. 그리고 셔츠는 목울대가 답답할 만큼 끝까지 단추를 채워 입는다. 야단스러운 옷을 입었으니 행동만큼은 물러선 안 된다는 이야기다.
(왼쪽부터) 잔잔한 꽃무늬 재킷 43만8천원·식물 프린트 팬츠 17만8천원 모두 티 아이 포 맨, 진청색 데님 셔츠
9만8천원 플랙진, 페니 로퍼 70만원대 토즈 제품. 자주색 재킷 32만8천원·팬츠 9만9천원 모두 본지플로어, 꽃무늬 셔츠 28만5천원 시스템 옴므, 검은색 레이스업 구두 70만원대 토즈 제품.
PHOTOGRAPHY: 이상엽, 아이맥스트리
MODEL: 황인승, 이석찬
HAIR&MAKE-UP: 정그림
ASSISTANT: 김형선
EDITOR: 고동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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