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Prada
프라다의 지난 컬렉션에서 빼놓을 수 없었던 건 매 시즌 타 브랜드가 행하지 못할 수준의 예술적인 공간들이었을 것이다. 이 공간은 모두 렘 쿨하스가 일원으로 있는 디자인 그룹 OMA 중에서도 가장 핵심 조직이라 할 수 있는 AMO의 작품들이다. AMO는 미우치아 프라다가 만든 어둡고 침울한 트로피컬 무드, 이를테면 <지옥의 묵시록> 풍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는 프린트들을 주제로 하나의 유령 도시를 건설했다.
2. Dior Homme
디올 옴므는 럭셔리 브랜드들의 이벤트를 총괄하는 벨기에의 프로덕션 ‘빌라 외제니’가 만든 공간에서 쇼를 진행했다. 빌라 외제니는 1895년 만들어진 ‘테니스 클럽 드 파리’의 공간을 온통 흰색으로 덮고, 거울 패널로 구상적인 미로를 만들었다. 미로는 모델들의 캣워크 통로가 되었고, 수많은 거울이 반사해내는 즉각적인 이미지들은 크리스 반 아쉐가 집중하고자 했던 기하학적인 미니멀리즘을 극대화시켰다.
3. Zegna Couture Collection
스테파노 필라티의 첫 제냐 쿠튀르 컬렉션을 위해선 모든 것이 새로워야 했다. 그들은 처음으로 제냐 본사가 아닌 다른 장소, 수십 년간 밀라노 패션의 랜드마크이자 자하 하디드, 다니엘 리베스킨트에 의해 최첨단 콤플렉스로 재탄생할 공간에서 컬렉션을 진행했다. 커다랗고 둥근 스크린과 편자 모양의 캣워크 공간은 필라티의 지휘 아래 스웨덴 영화감독 요한 소더버그, 프랑스 아티스트 막상스 시렝, 스웨덴 팝 프로듀서 클라스 알룬드가 만든 영상과 음향이 조화를 이루었다. 필라티가 고집하는 미학적인 세부들이 공감각적으로 존재하는 새로운 공간이었다.
4. Raf Simons
파리의 가고시안 갤러리에서 열린 라프 시몬스의 쇼는 장 프루베와 알렉산더 칼더의 장치들을 직접적으로 연계했다. 장 프루베가 설계한 설치물 ‘토털 필링 스테이션’과 ‘파비옹 데몽더블’, 그리고 알렉산더 칼더의 모빌이 쇼의 일부가 된 것이다. 라프 시몬스가 만든 건축학적이고 팝아트적인 시즌 의상들은 거장의 작품들 속에서 유연하게 융화되어 현대 미술의 장르처럼 예술적인 장면들을 연출해냈다.
5. Louis Vuitton
앙상한 뼈대와 유리로 만들어진 위태로운 설치물, 이 공간 속 루이 비통은 목조를 간소하게 활용한 쇼장을 구성했다. 캣워크가 시작되는 곳은 오두막을 형상화했고, 규칙적인 패턴들로 만들어진 런웨이, 나무로 된 관람석 등은 ‘아메리칸 로드 트립’이라는 컬렉션의 주제를 아주 기능적으로 설명했다.
6. Kenzo
캐럴 림과 움베르토 레옹에게 번뜩이는 쇼 연출은 언제나 기대되는 부분이다. 서커스 학교 ‘아카데미 프라텔리니’에 초대된 프레스들은 과일로 된 이국적인 대형 카펫, 주스 바가 설치된 입구에서 ‘밥스 콜드 프레스’의 유기농 주스를 마시며 쇼를 기다렸다. 이 같은 콘셉추얼한 상황과 공간 구성 역시 빌라 외제니팀이 만든 것. 쇼는 이곳 아카데미의 메인 홀에서 진행됐다. 기하학적인 패턴이 장식된 원형 스테이지를 따라 진행된 캣워크는 원근법이 강조됐고, 마치 한 편의 서커스를 보는 듯한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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