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외야수
KIA→한화(4년)
67억원(계약금 32억, 연봉 7억, 옵션 7억)
이용규 선수는 솔직히 걱정이 안 되는 남자다. 키 작은 게 유일한 걱정이었지만 외야에서 ‘조상 겐세이’로 고통받는 것 본 적 없고, 키 작은 게 불만이었다던 예쁜 아내랑 잘만 결혼했다. 부러운 안면 간지에, ‘겐세이 극복력’까지 갖춘 거다. 게다가 이제 상당한 부자다. 남자로서 이 정도면 뭔가 다 이룬 것 아닌가.
보통 사람이라면 어딘가 좀 느슨해질 타이밍인데 그가 혈혈단신으로 이루어낸 것들을 보면 느슨해질 타입은 아닐 것 같다. 고로 특유의 까다로운 표정으로 투수들을 괴롭히던 근성이 변질될 확률은 낮다. 이글스의 밥상엔 이용규표 발 빠르고 푸짐한 먹을거리가 차려질 예정이다. 다만 부상이 변수.
한화 예상 성적 4~5위 / 이용규 선수 예상 기여도 ★★★★☆
정근우 내야수
SK→한화(4년))
70억원(35억, 7억, 7억)
2014년에 이글스 클린업은 배가 많이 나오것다. 이용규, 정근우가 차리는 밥상을 마구 먹어댄다면 말이다. 또한 수비 면에서 정근우가 가세된 이글스 내야는 왠지 꼬장꼬장해질 것 같다. 그가 이용규 선수보다 계약금 3억을 더 받은 게, 나는 그의 악마성에 지불된 가치라고 생각한다. 그를 보면 <서유기>의 제천대성이 떠오른다. 말도 마라. 극한의 위기나 찬스 때 공수 양면에서 그가 악바리 같은 마성 혹은 법력을 발동하는 걸 난 여러 번 보았다. 박정태 말곤 전설의 선수가 드문 포지션에서 그가 오래 버티는 이유가 있는 거다. 커져라 여의봉! 마치 삼장법사 같은 착한 이글스 팬들을 구해내길.
한화 예상 성적 4~5위 / 정근우 선수 예상 기여도 ★★★★☆
이대형 외야수
LG→KIA(4년)
24억원(10억, 3억, 2억)
솔직히 이대형 선수가 무려 24억원어치 활약을 가엾은 타이거즈에게 해줄 거란 기대치는 낮다. 신통한 ‘탈엘지 효과’와 잘생겼으므로 잘할 것 같은 믿음을 준다는 것 외엔 근거도 없다. 그렇지만 나는 이대형이 너무 착하고 순해서 그동안 야구를 잘 못했다고 생각한다. 뺀질거리게 생겼지만 전혀 그런 선수가 아니었다. 기자들은 그가 야구밖에 모른다고 한다. 이 착한 선수가 무려 24억원을 받고, 그 독해 보이는 박한이 선수를 착한이로 만들고, 도대체 먹튀를 할 배짱이 있겠느냐는 생각이다. 돈값 하겠다는 책임감에 자다가도 이불을 차며 깰 캐릭터가 아닐까. 게다가 믿고 쓰는 광주일고 아닌가. 뭔가 초심의 에너지로 잘되지 않을까.
이상하게 잘되길 빌게 되네.
KIA 예상 성적 6~7위 / 이대형 선수 예상 기여도 ★★☆☆☆
이종욱 외야수
두산→NC(4년)
50억원(28억, 5억, 2억)
오오 다이노스 무섭다. 한 팀에 이종욱이 두 명이면 전문 용어로는 사기 아닌가? 원조 종박 아저씨는 김종호 선수와 더불어 개사기급 육상 경기를 펼칠 게 뻔하다. 그가 부상으로 빠졌다가 돌아온 것만으로도 다 죽어가던 두산이 살아나는 장면을 2013년 시즌 후반에 보고 종박은 정말 ‘욜라뽕따이’구나, 경악했었다. 다이노스는 외국인 투수 셋에 ‘메쟈’ 타자 테임즈까지 쓸 수 있으니 단숨에 강력한 4강 후보가 되었다. 마치 알고도 사기를 당하는 것 같은 신생팀 프로 2년 차 성적을 보게 될 것 같다. 오오 다이노스 무섭다.
NC 예상 성적 4~5위 / 이종욱 선수 예상 기여도 ★★★★☆
손시헌 내야수
두산→NC(4년)
30억원(12억, 4억, 2억)
손시헌 선수는 훌륭한 국대 유격수다. 강정호의 화려한 패션에 묻혀서 그렇지 나름 꾸준한 패션 감각을 과시해왔다. 그를 영입함으로써 2013년 시즌 초반 ‘빵꾸’나 최하위를 헤맸던 다이노스 수비 실책 쇼를 2014 시즌에 다시 볼 확률이 이젠 아주 낮아진 셈이다. 프로에서 알까기를 볼 수 있는 건 흔하지 않아 나름 재미있었는데 아쉽다. 또한 다이노스가 올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가장 두려운 선수가 될 것이다. 그는 살아 있는 손시헌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 멘트, FA 선수들 소감 중에 가장 감각적이었다.
가을에 창원 아재들이 ‘솨라 있네’를 많이 외치게 될지도.
NC 예상 성적 4~5위 / 손시헌 선수 예상 기여도 ★★★☆☆
최준석 내야수
두산→롯데(4년)
35억원(15억, 4억, 4억)
이대호라는 남자다운 뚱뚱이를 잃고 소녀 같은 팀 컬러에 시달렸던 자이언츠로선 반드시 뽑아야 할 카드였다. 친구 이대호 선수와 커리어를 비교하긴 곤란하지만 내 주위의 자이언츠 팬들은 마, 다 필요 없고 뚱뚱이면 된다며 쌍수를 들어 그를 환영하는 분위기. 더구나 지난 포스트시즌에선 이대호 안 부러운 타격감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리 비싸게 계약한 것 같지도 않다. 자이언츠의 새 외국인 뚱뚱이 히메네스와 함께 자이언츠 타선이 묵직해질 것 같다. 그래, 남자라면 역시 가운데가 묵직해야지. 잘 생긴 건 덤.
롯데 예상 성적 3~4위 / 최준석 선수 예상 기여도 ★★★☆☆
강민호 포수
롯데 → 롯데(4년)
75억(35억, 10억)
자이언츠 포함 9개 구단 모두 강민호 선수에게 홀딱 반해 있었다. 포수 품귀 현상이고 나발이고 줄기차게 귀에 박혔던 그의 응원가에 모두 세뇌되었기 때문이었을 거다, 는 농담이고 이런 대형 포수를 75억이면 싸게 잡았다! 강민호는 의리를 지켰고 자이언츠 구단은 팬을 지켰다. 자이언츠 팬들이 강민호 없는 자이언츠를 상상할 수 없듯 강민호가 자이언츠 전력의 빵꾸, 먹튀, 짝퉁 부산오뎅 담당을 하는 상황도 전혀 상상할 수 없다. 그만큼 안정적인 기대감을 주는 선수다. 그에게 중심 타자 부담이 없고, 장성우 선수가 잘 백업해준다면 그는 연봉 이상의 활약을 할 것이다.
롯데 예상 성적 3~4위 / 강민호 선수 기여도 ★★★★★
Words: 박상(소설가, 넥센 홈경기 시구 경력 있음)
Editor: 이우성
photography: 박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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