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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F/W 컬렉션을 세세히 파헤쳐 헤어스타일의 흐름을 크게 네 가지로 나누었다.

UpdatedOn July 31, 2013

굵은 짜임의 감색 스웨터·부드러운 가죽 소재의 라이더 재킷 모두 가격미정 살바토레 페라가모 제품.

Natural
멋진 이마를 슬쩍 덮을 만큼 앞머리를 내린 내추럴 헤어.


아마 이 기사에 나열한 네 가지의 스타일별 컬렉션 개수를 기준으로 순위로 매긴다면, 내추럴 헤어가 단연 1등일 거다. 직접 세어보진 않았지만 그럴 것 같다.

2013 F/W 시즌의 전반적인 흐름은 포멀과 캐주얼 사이에 있다.
포멀한 수트는 캐주얼 요소를 더해 부드럽게 풀어내고, 반대로 캐주얼은 클래식한 테일러드 요소를 가미해 한층 고급스러워졌다. 짧고 단정한 커트를 자연스럽게 연출한 헤어스타일 역시 이런 흐름의 한 줄기로 판단된다.

살바토레 페라가모, 구찌, 베르사체 등 항상 반듯하고 고급스러운 컬렉션에서도 내추럴 헤어를 선보였는데, 모델의 본래 헤어스타일에 따라 이마를 좀 더 가리거나, 컬을 더 강조하거나, 생머리 그대로 자연스럽게 이마를 덮으며 옆으로 넘기는 식으로 표현했다.
런웨이에 오르는 헤어스타일치곤 보기 드물게 따라 해볼 만하다. 언뜻 평소에 자주 해온 스타일과 별반 다름없어 보이기도 하고. 대체적으로 옆머리, 뒷머리는 깔끔하게 정리하고, 이마를 덮는 앞머리 부분만 질감을 살려준다. 이때 머리는 가볍게 층을 내줘야 질감 표현이 수월하다. 또 광택이 심하거나 너무 강력한 왁스보다는 소프트 왁스를 사용해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연출한다.

옵티컬 무늬 셔츠·얇은 퀼팅 소재의 블루종 모두 가격미정
루이 비통 제품.

Side Part
진부한 리젠트 헤어 대신 질감을 더한 사이드 파트 헤어.


기름진 리젠트 헤어는 한동안 런웨이 안팎으로 끊임없이 등장했다. 무대 위의 모델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남자들도 광나는 포마드로 머리를 빗어 넘기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러니까 이제 지겨울 때가 되었다. 때마침 이번 시즌 종종 눈에 띄는 사이드 파트 헤어가 꽤 신선하게 느껴진다.

리젠트 헤어와 마찬가지로 ‘2:8’로 가르마를 정확히 나눈 사이드 파트 스타일이지만 그 느낌은 정반대다. 8에 해당하는 부분의 질감을 살려주는 게 핵심이다.

루이 비통, 라프 시몬스 등의 컬렉션에선 각 콘셉트에 맞춰 특징 있는 사이드 파트 헤어를 연출했다. 히말라야의 설산 탐험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루이 비통 컬렉션의 헤어스타일은 마치 눈보라에 머리가 날린 듯 한 방향으로 제멋대로 뻗쳤는데, 그 모양새가 꼭 서툰 솜씨로 아이런을 이용해 컬을 말아준 것 같다. 그러니까 루이 비통 컬렉션의 스타일을 따라 해보고자 한다면, 가르마를 나눈 뒤 서툰 솜씨라도 부담 없이 컬을 만들고, 제멋대로 뻗친 그대로 강력한 왁스로 모난 부분만 정리해주면 된다. 그런가 하면 라프 시몬스는 만화 주인공처럼 한쪽 방향으로 가시 돋친 듯 뻗친 헤어스타일을 선보였는데, 라프 시몬스다운 발상이 제법 참신하다. 물론 일상적으로 따라 하긴 어렵겠지만.

기하학 무늬의 갈색 니트·은은한 기하학 무늬의 짙은 고동색 재킷 모두 가격미정 Z 제냐 제품.

Slick Back
머리카락 한 올 남기지 않고 말끔하게 빗어 넘긴 슬릭백 헤어.


개인적으로 8등신이 넘는 우월한 비율의 모델들이 머리에 포마드를 잔뜩 발라 말끔하게 뒤로 넘겼을 때, 그 작은 두상이 도드라지며 진정한 모델의 모습 같다. 그래서인지 매년 컬렉션 무대엔 어김없이 슬릭백 헤어가 등장한다. 이번 시즌 역시 마찬가지다.

Z 제냐, 닐 바렛, 꼬르넬리아니 등의 컬렉션에서 같은 듯 조금씩 다른 느낌의 슬릭백 헤어를 선보였다. 특히 Z 제냐 컬렉션의 헤어스타일은 꽤나 강렬했다. 아주 강력한 포마드로 가르마 없이 머리를 납작하게 붙여 뒤로 바짝 넘기고 끝 부분은 살짝 뻗치도록 연출해, 흡사 만화 주인공 ‘바람돌이 소닉’처럼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작고 입체적인 두상을 지닌 서양 모델들이었기에 더 완벽하게 표현되었을 거다.

비교적 두상이 넓적한 동양인은 이렇게 윗머리를 납작하게 빗어 넘긴 스타일에 유의해야 한다. 누구랄 거 없이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자랑할 만한 두상이 못 된다. 그래서 약간 양념을 가미한다. 윗머리에 살짝 볼륨감을 더해 뒤로 넘기는 거다. 옆머리는 필히 바짝 붙인다. 그럼 넓적한 두상이 비교적 입체적으로 보인다. 머리를 윤기 있게 뒤로 넘길 때 포마드, 젤, 광택감 있는 왁스 등 어떤 제품을 사용해도 상관없지만, 꼭 뒷머리 끝 부분까지 빠짐없이 바르도록 한다.

검은색 셔츠·검은색 턱시도 재킷 모두 가격미정 생 로랑 제품

Bohemian
더 헝클어지고, 더 자유분방해진 보헤미안 스타일의 재림.


에디 슬리먼의 생 로랑 컬렉션을 처음 보고 흠칫 놀랐다.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진짜 자신의 과거로 돌아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쳤다. 거리의 방랑자처럼 맘대로 헝클어진 헤어스타일도 적응이 안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컬렉션들을 살펴보면 옆머리를 깔끔하게 정리한, 비교적 단정한 헤어스타일이 추세였다. 미니멀리즘, 인더스트리얼 등 담백하고 깔끔한 스타일이 트렌드를 지배했었으니 당연하다.

오랜만에 보헤미안 스타일을 선보인 건 생 로랑뿐만이 아니다. 프라다, 존 바바토스 등 다수의 컬렉션에서도 자유분방한 헤어스타일을 선보였다. 특히 프라다는 칼라가 한쪽만 삐져나왔거나, 한쪽이 재킷 안쪽으로 딸려 들어가는 식의 2% 부족한 스타일링까지 더해 헤어스타일이며 옷차림까지 무심한 보헤미안의 모습을 그려냈다. 물론 그럼에도 아주 멋지다. 이유는 헝클어진 듯, 2% 부족한 듯 보이는 모든 게 완벽한 연출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보헤미안 스타일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우선 전체적인 헤어스타일이 너무 무겁지 않아야 한다. 또 옆머리, 뒷머리 라인을 짧고 단정하게 유지해야 윗머리가 마구 흐트러져도 전체적인 균형이 맞는다. 이때 한눈에 티가 안 날 만큼 앞머리를 비대칭으로 커트하면, 자연스럽게 한쪽으로 무게가 쏠리면서 눈앞으로 쏟아지는 머리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EDITOR: 최태경
PHOTOGRAPHY: 이상엽
MODEL: 김태환, 손민호, 오안, 홍윤재
HAIR: 이에녹
MAKE UP: 하나
ASSISTANT: 임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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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Editor 최태경
Photography 이상엽
Model 김태환, 손민호, 오안, 홍윤재
Hair 이에녹
Make-up 하나
Assistant 임나정

2013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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