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나맨이 평생을 두고 꿈꾸는 구매 목록을 생각해보자. 모던한 디자인의 하이엔드 노트북과 스타일리시한 컨셉트의 듀플렉스 중간쯤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바로 시계다. 시계의 가치를 단순히 시간을 확인하는 도구가 아닌 이 정도의 위치에 놓을 수 있는 것은 시계에 있는 특별한 의미 때문이다. 시계는 세련된 비즈니스맨인 블랙칼라 워커 사이에서 그 사람이 정확히 어떤 포지션에 있는지 또 다른 블랙칼라 워커에게 알려주는 매개체가 된다. 곧 시계는 서로에게 건네지 않는 숨겨진 명함과도 같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계는 작은 크기인데도 1868년 파텍 필립이 손목시계를 처음 출시한 이래 가장 고르기 까다로운 아이템이었다. 정확한 시간을 알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스타일을 위한 것인가, 자신이 주로 입는 옷의 컨셉트가 클래식인가 아니면 캐주얼인가, 밴드의 소재는 어떤 것이 적당하고 주된 기능은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지 등 자신에게 딱 맞는 시계를 선택하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모델은 넘쳐나고, 선택의 기준과 변수 또한 너무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블랙칼라 워커는 하나 이상의 시계를 소유하게 된다. 그래서일까? 스타일리시한 이탈리아 남자는 평균 11개 이상의 시계를 갖고 있으며, 클래식한 영국 신사는 자신의 스타일을 확고히 하기 위해 하나 또는 두 개의 시계만을 고집한다. 블랙칼라 워커에게 중요한 또 하나의 아이템인 수트를 생각해보자. 그 수를 헤아려보면 시즌별로 한 벌씩만 갖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클래식한 그레이 컬러 수트가 있지만 트렌디한 블랙 슬림 수트도 있을 것이다. 차도 고급스러운 세단과 편리한 SUV로 한 대 이상 갖고 있을 수도 있다. 시계도 마찬가지다. 어떤 스타일을 연출하느냐, 어떤 장소에서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적당한 시계는 따로 있다. 그래서 블랙칼라 워커는 다양한 스타일의 시계에 관심을 보이고 소유욕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시계를 단순히 트렌디한 디자인과 현재 가장 주목받는 브랜드에서 고른다고 해서 좋은 선택이 될 수는 없다. 전통과 정교한 기술, 장인 정신 등을 통해 얻어지는 시계의 진정한 가치는 잠깐의 유행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계의 의미를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곳이 바로 ‘스위스’다. 고유한 전통이 있으면서 최고급을 지향하는 시계 브랜드의 제조공은 대부분 스위스에 살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최고급 시계에 ‘스위스 메이드’라는 라벨을 새겨넣는 것은 시계 브랜드가 자신들의 시계가 스위스에서 조립된다는 점을 통해서 소비자에게 좀 더 좋은 이미지로 어필하기 위한 것이다. 최고급 시계에서 스위스를 빼놓을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는 ‘COSC(Controle Officiel Suisse des Chronometers: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 테스트 협회)’, 이곳에서 시계 검사관은 극한의 온도와 높이, 수중, 외부 자극 등 다양한 상황에서 15일 동안 시계를 엄격하게 심사한다. 그러한 테스트를 통과한 시계에만 COSC 등급 공인 인증서를 발급한다. 이곳에서 최초로 공인 인증서를 받은 크로노미터는 롤렉스다. 이 일을 계기로 롤렉스는 최고급 시계의 대명사가 되었으며, 그 이후로 효과적인 방수 케이스와 다양한 기술을 대량 생산하는 데 적용하면서 그 가치를 더해갔다. 오늘날 시계 시장은 많은 브랜드의 각축장이 되었다. 변신을 시도하는 오랜 역사의 브랜드, 새롭게 주목받는 브랜드와 고급 시계 시장에 진입하려는 많은 브랜드가 경쟁적으로 많은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많은 모델 중에서 럭셔리 이상을 추구하는 최고급 시계를 선호하건, 트렌디한 스타일의 패션 시계를 선호하건 간에 시계는 그 사람의 스타일을 표현하는 포인트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떤 아이템보다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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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벨&로스 Bell&Ross 시계 전문 브랜드 중에서는 초년병이라고 할 수 있는 벨&로스는 2년을 월반하는 신동처럼 많은 경쟁자 사이에서 조용히 최고의 위치를 차지해가고 있다. 처음에는 항공 산업과 우주 산업을 위한 시계를 만든 벨&로스가 일반 소비자를 위한 모델을 출시한 때는 1994년. 프랑스의 디자인과 독일의 기술, 스위스 무브먼트의 결합을 통해 탄생한 시계가 벨&로스다. (사진)항공기의 계기판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사각 프레임이 밀리터리 컨셉트를 잘 보여준다. BR01-94 크로노 5백80만원. 2 크로노스위스 Chronoswiss 크로노스위스는 독일 태생의 워치 메이커이자 창업자인 게르트 랑(Gerd R. Lang)이 1981년 설립했다. 크로노스위스는 ‘기계식 시계의 매력에 빠지다(Fascination with the mechanical movement)’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에서 알 수 있듯 시계에 대한 열정, 평생을 걸고 연마해온 빈틈없는 장인 정신, 전통에 대한 존경심 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더블 크로노그래프 스켈레톤이 주는 최고의 정교함과 품격은 크로노스위스가 단순한 신생 브랜드가 아닌 전통을 만들어가는 시계 브랜드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사진)파토스 1천8백만원. 3 까르띠에 Cartier 비행 조종사인 브라질인 산토스 듀몽(Santos Dumont)이 비행기에 필요한 기기를 모으고 있던 시기에 루이 까르띠에와 친분을 맺었다. 듀몽은 비행을 하면서 회중시계를 주머니에서 꺼내볼 수 없는 불편함을 새로 사귄 친구 루이 까르띠에에게 이야기했고, 까르띠에는 그 아이디어에 기초해 비행기 조종대를 놓지 않은 상태로 시계를 볼 수 있는 최초의 현대식 손목시계 ‘산토스’를 출시했다. (사진)방수용 스크루-다운과 그것을 덮고 있는 와인더-캡이 디자인에 독창성을 더한다. 파샤 42mm. 4 아이더블유씨 IWC IWC는 가장 복잡한 시계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1985년 선보인 ‘다 빈치(The Da Vinci)’는 향후 5백14년까지 프로그램된 자동 기계식 퍼펙투얼 캘린더, 아홉 개의 바늘, 네 개의 다이얼, 그리고 달 모양의 주기를 알려주는 다이얼까지 갖췄다. IWC의 CEO 조지 컨(Georges Kern)은 곧 새로운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컬렉터를 위한 아주 복잡한 시계는 단순하지만 놀라운 혁신을 이룬 시계에게 최고의 자리를 물려줄 것이다. 물론 IWC는 이미 이런 미래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사진)7일 파워 리저브를 갖춘 현대적이고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포르투기스 오토매틱. 5 파네라이 Panerai 이탈리아 해군을 위한 시계를 만들던 파네라이가 1993년 생산을 그만두자 시계 컬렉터는 파네라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후 파네라이는 시계의 컬트 브랜드로 탈바꿈했다. 파네리스티(Paneristi)라는 파네라이의 마니아는 인터넷에서 여자 아이가 잘생긴 드라마 남자 주인공을 이야기하듯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대부분의 파네리스티는 롤렉스 무브먼트를 사용한 오리지널 파네라이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고. (사진)8일 파워 리저브 안젤루스 무브먼트가 장착된 모델. 루미노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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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오메가 Omega 정확함이 생명인 국제 스포츠 대회의 공식 타임 키퍼의 대명사 오메가. 1932년 LA올림픽을 시작으로 스포츠 타이밍 분야에서 오랫동안 선구자적인 위치를 지켜온 오메가는 이후 20회에 걸쳐 올림픽의 공식 타임 키퍼로 활약해왔다. 오메가는 과학과 예술의 완벽한 조화라는 시계 미학의 실천을 모토로 한다. (사진)2005년 바젤 페어에서 소개된 모델. 카레이서 미하엘 슈마허를 위한 새로운 컬렉션이다. 스피드 마스터-미하엘 슈마허 7 태그호이어 TAGHeuer 호이어(1985년 테크니크 아방가르드 사가 가족 소유의 이 시계 메이커를 인수한 이후로 브랜드 앞에 단어를 덧붙여 새로운 브랜드 이름, 태그호이어가 탄생했다)는 스포츠맨이 좋아하는 브랜드였다. 1백45년 동안 태그호이어 올림픽, 포뮬라1 챔피언십, 인터내셔널 스키 페더레이션 월드컵 경기 등의 공식 시계 자리를 지켜왔다. (사진)태그호이어의 대표적 모델인 링크의 새로운 버전. 링크 타키미터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 8 브라이틀링 Breitling 1884년 론칭한 브라이틀링은 최초로 크로노그래프와 ‘푸시 피스(버튼을 가리키는 시계 용어)’를 장착한 최초의 크로노그래프를 발명했다. 혹시 비행기 조정석에 가볼 기회가 있다면 계기판 주위에 브라이틀링 숫자판이 많이 장착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브라이틀링이 항공 업계와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진)1952년 처음 출시된 모델로 그 당시 비행 조종사에게 크로노그래프의 장점과 함께 내비게이션과 타이머의 기능을 결합시킨 완벽한 기계식 시계로 통했다. 내비타이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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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라도 RADO 라도의 회장 롤랜드 스트로일레(Roland Streule)는 “라도는 아름다운 시계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않습니다. 영원히 간직되는 아름다움을 창조해내는 것이 라도의 기본 원칙입니다. 사람들은 라도를 아주 좋아하거나 아주 싫어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그 중간층은 없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사진)COSC의 인증 오토매틱 무브먼트의 정밀함과 스크래치가 없는 하이테크 소재의 결합을 통해 만들어진 모델. 신트라 XXL 크로노미터 리미티드 에디션. 3백만원대. 10 불가리 Bulgari 이탈리안 컨템퍼러리 주얼리 브랜드를 표방하는 불가리의 감성과 미학은 시계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불가리는 오데마 피게, 예거르 쿨트르, 바세론 콘스탄틴에서 만든 무브먼트를 사용하여 1920년대부터 시계를 제작 판매했다. 대표적인 컬렉션을 선보인 것은 국제적인 판매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 1977년부터. (사진)3차원적이며 독특한 형태의 조합에 의해 구성된 디자인이 특징인 모델. 스포티함과 우아함, 세련됨과 현대적인 감성을 동시에 표현한다. 아씨오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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