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했던 SNS 통해 재개… 딸과 행복한 일상 공개
딸 사진으로 가득한 김희영 SNS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의 인스타그램 주소(@chloe_tnc_)는 자신의 영어 이름인 클로이(chloe)와 티앤씨(T&C) 재단을 뜻하는 tnc가 나란히 붙어 있다. 티앤씨재단은 2018년 1월 설립됐는데 최태원 회장과 자신의 이름 첫 글자를 딴 것.
지난해 김희영 이사는 노소영 관장으로부터 위자료 소송을 당하고 패소해 20억원을 지급하는 등 풍파를 겪었다. 이후 잠잠하던 그녀의 인스타그램은 다시 딸과 보낸 행복한 사진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최근엔 직접 딸의 초상화를 그리는 과정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했다.
이어 딸이 미국 명문 사립학교들로부터 받은 입학 허가서를 자랑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입학 허가서를 보낸 학교는 그로튼 스쿨(Groton School), 트리니티 스쿨(Trinity School), 브릴리 스쿨(The Brearley School) 등 미국 아이비리그에 합격생을 많이 내기로 유명한 명문 중등학교다. 이 학교들은 연간 학비만 최소 6만 달러가 넘는 곳으로, 우리나라 돈으로 1억원을 매년 학비로 내야 한다.
그녀는 영어로 “우리 딸이 정말 자랑스럽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하고 앞으로의 일이 기대된다”며 “아직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았지만 그저 기쁨을 공유하고 싶다”고 남겼다.
지난해 3월 노소영 관장은 최태원 회장과 벌이는 이혼소송과는 별개로 김희영 이사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 소송을 냈다. 지난해 8월 법원은 1심 선고에서 “피고(김희영)는 최태원 회장과 공동으로 원고에게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김 이사는 항소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노소영 관장님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특히 오랜 세월 어른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가슴 아프셨을 자녀분들께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판결 나흘 후에 별다른 절차 없이 20억원을 노 관장에게 송금했다.
하지만 양측의 신경전은 끝나지 않았다. 노 관장 측이 “아무런 사전 협의나 통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입금했다”며 “일방적인 송금 행위는 돈만 주면 그만 아니냐는 인식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반발한 것.
김희영 이사는 노 관장 측에서 위자료 가집행에 들어갈 가능성도 우려했던 것으로 해석됐다. 속칭 ‘빨간딱지’를 붙여 대외적으로 망신을 줄 수 있었는데 신속하게 입금하면서 이 같은 가집행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
이런 와중에 최태원 회장의 김 이사에 대한 마음은 견고해 보인다. 최 회장은 김 이사가 운영하던 티앤씨재단에 2022년에 15억원, 2023년에 15억원을 증여했는데 지난해에도 11억원을 증여했다. 올해도 18억원을 증여하겠다고 지난해 말 미리 공시한 상태다. 그녀는 지난해 7월 티앤씨재단 이사장에서 물러나고 이사만 맡게 됐는데, 이를 놓고 이혼소송 2심 판결에서 노 관장에게 유리한 판결이 나오자 향후 대외 활동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나왔다.
한편 지난해 12월에는 최태원 회장 측 소송대리인이 대법원에 이혼소송 취하서와 이혼 확정 증명원 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현재 이혼소송에서 재산분할과 위자료에 대해서만 다투고 있으므로 비쟁점 사항인 이혼 부분에 관해서는 확정됐다는 서류를 발급해달라는 취지다.
최 회장 측은 공정거래법상 친인척 계열사를 공시해야 하는데 법 위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가족관계등록부의 조속한 정리가 필요해 확정 증명 신청을 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노 관장 측은 “이혼에 대해서만 확정 증명이 발급된다면 사법부가 혼인과 가족생활의 보호라는 헌법상 의무를 저버리는 처사가 될 것이다”라고 반발했다.
SK그룹 경영권 영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은 현재 대법원에서 심리가 진행 중이다. 노소영 관장은 이혼소송 1심에서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의 42.29%(약 665만 주)를 재산분할로 청구했지만, 2022년 12월 1심 선고에서 “최태원 회장이 노소영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 재산분할로 665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사실상 최 회장의 승리였다.
노 관장은 항소하며 주식 대신 현금 2조원을 재산분할해달라고 요구를 바꾸었고, 지난해 5월 30일 선고된 2심에서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과 재산분할로 1조 3,808억여원을 지급하라는 결과가 나왔다. 말 그대로 노 관장의 대역전승. 하지만 변수도 많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최 회장이 상고하면서 최종 결론은 대법원까지 간 상태다.
대법원 판결이 확정돼 최 회장이 1조 3,808억여원을 내놓아야 한다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처분해야 할 수도 있다.
최 회장은 본인 명의로 SK그룹의 지주사인 SK의 지분 17.9%(1,297만 5,472주)를 가지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합하면 25.5%가량 된다. 최 회장이 최종 패소해 자금 마련을 위해 주식을 매각한다면 지분율이 낮아져 외부 공격에 경영권을 방어하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최태원 회장 사후 노소영 관장 측과 김희영 이사 측이 경영권 분쟁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최 회장이 노 관장과 이혼한 뒤 김 이사와 재혼한다면 최 회장 사후 유산상속 셈법은 한층 복잡해진다.
최 회장이 김 이사와 전남편 사이의 아들을 입양한다면 상속인에 포함된다. 김 이사와 전 남편 사이에 낳은 아들도 노 관장이 낳은 세 자녀와 동등한 상속권리를 가지게 되는 것.
유산상속 비율로 따지면 김희영 측이 더 많다. 배우자 1.5, 자녀 각각 1의 비율로 유산을 상속받는다. 이혼한 노 관장은 유산상속 대상이 아니고, 김 이사와 두 자녀 측이 받는 유산과 노 관장 측 자녀인 최윤정·최민정·최인근 씨가 받는 유산의 비율은 3.5대 3이다. 김희영 측이 더 많은 것.
대한항공·한진칼이나 한미약품 사례를 감안하면 사모펀드 등 제3자가 특정 편에 우호 세력으로 끼어들 수도 있다. 이럴 경우 SK그룹 경영권은 더욱 혼돈에 빠질 수 있다.
노태우 비자금 논란 변수 될까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핵심 기준은 특유재산을 어디까지 인정하느냐다. 특유재산은 ‘부부 중 한쪽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으로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혼소송에서 재산분할은 양 당사자가 결혼한 시점부터 이혼하는 시점까지 늘어난 재산만을 놓고 기여도를 따져 나누는 것이다.
다만 특유재산이라 하더라도 그 유지 관리 및 증식에 기여했다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 이번 이혼소송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특유재산으로 볼 것인지와 SK그룹 성장에 아내인 노소영 관장이 기여했는지 여부가 핵심인 것이다.
2022년 1심 재판부는 최 회장의 SK 주식 대부분은 최종현 선대회장으로부터 증여·상속받은 SK 계열사 지분이기에 특유재산이라 판단하고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노 관장이 SK그룹 경영에 관여한 건 실질적으로 없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2심에서 노 관장 측이 노 관장 어머니이자 고 노태우 전 대통령 부인인 김옥숙 여사가 보관해온 300억원 규모의 비자금 자필 메모 등을 증거로 제출하면서 노 전 대통령 측 비자금이 1991년 태평양증권(현 SK증권) 인수와 이동통신사업 진출에 보태졌고, 추후 SK 지분 확보에 쓰였다고 주장하자 재판부는 이를 인정했다. 하지만 2심 판결을 놓고 비자금으로 키워진 SK그룹 자산이 노 관장에게 돌아가는 것이 맞느냐는 사회적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수사와 기소를 거쳐 1997년 2,628억원의 추징이 확정됐고, 2013년 이를 완납했다. 결국 수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추가 비자금이 밝혀진 것이다. 5·18기념재단과 군사정권범죄수익국고환수추진위원회(환수위) 등 시민단체들은 당장 비자금을 환수하라며 검찰과 국세청에 고발하는 등 들고 일어난 상태다.
현행법상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하는 불법 자금으로 증식한 재산은 무효고 재산 분할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반면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 2001년 9월 제정됐기에 1991년 있었던 비자금은 소급 적용할 수 없고 공소시효도 지난 상태라는 반론도 있다.
실제로 최근 법원은 정부가 전두환의 아내 이순자 씨 등 11명을 상대로 낸 소유권 이전 소송을 각하했다. 법원은 “형사사건의 각종 판결에 따른 채무는 원칙적으로 상속 대상이 되지 않기에 전두환 사망으로 판결에 따른 추징금 채권은 소멸했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