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카카오 스토리 인스타그램 네이버 포스트 네이버 밴드 유튜브 페이스북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ISSUE

ISSUE

들어보셨나요. '7세 고시'의 난이도는 수능?

4세 때부터 사교육 전선에 뛰어들지 않으면 대입에 실패한다는 무시무시한 속설이 돌고 있다. ‘7세 고시’가 대치동 학원가에 등장한 이유다.

On March 25, 2025

3 / 10

 

수능 수준의 난이도, 서울대생도 난색

7세 고시가 대중적으로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높은 난도 때문이다. 고시란 표현은 과장이 아니다. 대치동 학원가에서 치르는 레벨 테스트의 난이도는 수능과 흡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1차 필기시험을 통과하면 2차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다. 필기시험은 읽기, 문법, 어휘, 쓰기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2차 인터뷰는 말하기 능력을 테스트한다. <추적 60분>에서 레벨 테스트 시험지를 살펴본 교육 전문가들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29년 차 영어 교사는 “고등학생들이 치르는 수능과 유형이 같다. 만 5세에게 추론을 묻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0년 차 영어 교사는 “고등학교 1학년 모의고사에 출제되는 장문 독해를 (어린아이들에게) 풀게 하는 거 같다”고 해석했다. 문제를 직접 풀어본 서울대학교 재학생들 또한 “몇 문제는 답을 확신하기 어려울 정도였다”며 당황스러움을 표했다.

모 학원은 A4 한 페이지 분량의 긴 지문을 읽고 주어진 시간 안에 30여 개 문제에 답을 구하는 방식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문의 흐름을 이해했는지에 대한 물음, 지문 속 내용으로 추론할 수 있는 내용, 심화 등을 묻는다. 영어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예비 초등학생들이 정답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이렇자 레벨 테스트에 통과하기 위해 4~5세부터 다른 새끼 학원에 다니거나 개인 과외를 받는 경우가 흔하다. 실제 인기 학원의 레벨 테스트 대비반을 운영하는 학원이 대치동에 존재하고 있다. 학원에 입학하고자 또 다른 학원에 다니는 웃지 못할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시험 평균 점수는 20점대 초반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사전 준비를 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난도가 높은 시험이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가중하는 전략이라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아이의 학습 수준을 테스트하기 위해 발을 들였다가 낮은 점수를 받아들고 좌절한 뒤 본격적으로 사교육 대열에 빠져드는 케이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뒤처지면 안 된다는 심리를 이용한 것이다.  

고시란 표현은 과장이 아니다.
실제 대치동 학원에서 열리는 레벨 테스트의 난이도는 수능과 흡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앞에 놓인 문턱만 넘는 시험, 근본적으론 의미 없는 교육”

아이에게 좋은 것만 해주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이다. 특히 양질의 학습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가장 큰 관심사다. 7세 고시에 눈뜬 부모들도 이 같은 마음이다. 하지만 그동안 사교육의 폐해로 지적됐던 주입식 교육, 발달 방해, 과한 교육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 각종 문제가 7세 고시와도 맞닿아 있다. <추적 60분> 방송 이후 맘카페를 비롯한 주부 커뮤니티 등에는 과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7세 고시를 준비하기 위해 학원에서 연필 잡는 방법부터 배운다는 소식에는 충격을 금치 못하는 모양새다. 또 학원에서 7세 고시를 준비하는 4~5세 아이들이 단지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문제의 유형을 파악하고 패턴을 외우는 주입식 교육에 노출된다는 허점을 비판하고 있다.

교육 전문가 또한 시험을 위한 학습에서 벗어나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학습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프랜차이즈 영어 학원 원장 최 모 씨는 <우먼센스>와의 인터뷰에서 “교육 현장에서 지켜본 결과 스스로 원동력을 갖고 공부하는 아이와 목적 없이 단지 부모가 시켜서 공부하는 아이는 태도와 성과에 확연한 차이가 있다. 어린 시절부터 시험을 위한 공부에만 매몰되면 장기적으로 학습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7세 고시에 대해선 “눈앞의 문턱만 넘으면 된다는 식의 학습을 받으면 오늘 영어 단어를 외우고 내일 잊어버리는 역효과가 나타난다. 근본적으로는 의미 없는 교육이 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올바른 사교육의 방향에 대해 묻자 “내 아이가 행복을 잃지 않고 공부할 수 있도록 동력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CREDIT INFO
취재
이보미(프리랜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25년 04월호
2025년 04월호
취재
이보미(프리랜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