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의 화장, 어떻게 생각하나요?
교사 인터뷰
“그들만의 놀이 문화, 무조건 막을 수 없는 게 현실”
중요한 자기표현 수단으로 등장한 청소년 메이크업에 대해 교사들 사이에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린다. 그중 그들만의 소속감을 만드는 10대 메이크업 열풍을 무조건 막을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일선에서 학생들과 직접 마주하는 정혜심(경기 광명시 소하중학교) 교사에게 현장 분위기를 들었다.
메이크업하는 10대로 인해 교실 풍경이 많이 달라졌지요?
우리 때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 요즘 교실에서 벌어집니다. 예전에는 교복이나 가방으로 개성을 표현했다면, 이제는 메이크업이 중요한 자기표현 수단이 됐어요. 쉬는 시간에 거울을 보거나 친구들과 화장품을 나눠 쓰는 모습, 메이크업을 수정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죠. 학생들이 서로의 스타일을 공유하면서 자신을 표현하는 데 관심이 많아졌다는 걸 정말 피부로 느끼고 있어요.
10대 메이크업, 청소년만의 새로운 문화라고 보는지요?
이제 10대 메이크업은 10대 사이에서 그들만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해요. SNS나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뷰티 트렌드를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자신의 스타일을 찾고 싶어 하는 것이죠. 이런 10대의 메이크업 열풍에는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고 소속감을 느끼고자 하는 마음도 작용한다고 봅니다. 메이크업을 통해 자신을 더 돋보이게 하고,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을 즐기면서 자존감을 높인다고도 생각해요.
주변 교사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교사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합니다. 일부는 학교가 학습과 성장에 집중하는 공간이므로 화장을 자제해야 한다고 보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완전히 막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특히 요즘 외모 관리는 단순한 치장이 아니라 자존감을 높이는 자기 돌봄의 연장선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무조건적인 제재보다는 학생들이 메이크업과 학업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지도하려는 경향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교사로서의 당부 사항도 있을 것 같아요.
피부 건강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어린 나이에 무리하게 메이크업을 하면 피부에 부담이 될 수 있어요. 또한 메이크업은 자신을 꾸미는 한 가지 방법이지만, 외모에만 지나치게 집착하기보다는 내면의 자존감을 함께 키워갔으면 합니다. 화장은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수단일 뿐, 자신이 가진 고유한 매력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마음이 더 중요해요. 외모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면을 잘 볼 수 있는 안목도 중요하죠. 단순히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아가면서 메이크업은 자기표현의 일부일 뿐 자신의 자존감은 외모가 아닌 다양한 경험과 내면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화장을 통해 자신을 돌보면서 내면의 자신감도 키워가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건강 메이크업이라고 생각해요.
학생들은 주로 어떤 루트로 제품을 구매하나요?
학생들 사이에서는 온라인 쇼핑몰과 드러그스토어가 인기입니다. 특히 올리○○같은 드러그스토어는 접근성이 좋고, 학생들이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저렴한 화장품이 많아 자주 찾는 곳이죠. 또 인플루언서들이 추천하는 제품을 SNS 링크를 통해 구매하기도 하고, 세일 기간에 여러 가지 제품을 미리 사두는 학생도 많아요.
학생들의 한 달 평균 메이크업 비용은 어느 정도인가요?
학생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한 달에 2만원에서 5만원 정도 지출한다고 하네요. 색조 화장품은 한 번 사면 오래 쓰지만, 기초화장품이나 립밤 같은 제품은 자주 구매하는 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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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쁘게만 보지 마세요. 누구나 예쁘게 보이고 싶잖아요”
언제부터 메이크업을 했고, 어느 정도까지 하고 있는지요?
저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메이크업을 했어요. 처음에는 가볍게 선크림을 바르는 것으로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까 지금은 가짓수가 많아졌어요. 일단 학교에 갈 때는 쿠션으로 피부 톤을 정리해주고, 좋아하는 블러셔로 볼에 생기를 줍니다. 립글로스로 입술에 윤기를 주는 화장도 해요. 예쁘게 보이고 싶어 정성껏 하는데, 귀찮은 날엔 베이지 색깔의 선크림 정도만 바르고 학교에 갑니다.
친구들은 어느 정도로 메이크업을 하나요?
솔직히 10대 청소년의 메이크업을 두고 안 좋게 얘기하는 어른들도 있잖아요. 친구 중에도 그렇게 생각하는 친구가 있어요. 그런 친구는 아예 메이크업을 안 해요. 기본적으로 톤업 정도의 선크림은 다들 바르는 것 같아요. 메이크업을 많이 하는 친구는 피부색을 정리하는 쿠션 파운데이션 제품을 바르고 애굣살을 위한 블러셔, 입술 제품, 톤업용 팩트도 사용하고 아이라이너까지 발라요. 풀 메이크업을 하는 친구도 종종 있어요.
메이크업을 왜 하게 됐나요? 어디까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처음에는 친구들이 화장하는 게 재미있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따라 하게 됐죠. 화장품을 같이 사러 다니는 것도 재밌고, 그러다보니 더 예뻐 보이고 싶어 계속하게 됐어요. 제가 생각할 때는 우리 나이대에 맞으면서 좀 돋보이는 정도의 수수한 화장은 좋은 것 같아요. 예쁘게 보이니까 자신감 상승에도 도움이 되거든요. 무조건 못 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메이크업할 때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이고, 제품은 어떻게 선택해요?
사춘기다 보니 여드름이나 각질 때문에 메이크업이 잘 안 될까 봐 조심하게 되고, 그게 제일 신경 쓰여요. 저는 주로 유튜브를 보다가 원하는 제품이 있으면 캡처를 해둬요. 그리고 올리○○에 가서 테스트를 한번 해보죠. 친구들이 아무리 좋다고 추천해도 저한테 안 맞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런 경험을 한 후에는 제가 직접 테스트해보고 사요. 제품 가격도 고민하게 되죠. 제가 받는 용돈이 정해져 있으니까 조금 마음에 안 들더라도 금액에 맞춰 최대한 비슷한 것으로 좀 더 싼 제품을 사요. 용돈 안에서 해결이 안 되면 꼭 필요한 걸 엄마에게 부탁해요. 인터넷으로 살 때도 있지만 대부분 올리○○에서 사고 있어요.
10대 메이크업, 어떤 점을 얘기하고 싶은가요?
주변 친구 중에서도 특히 남학생이 “너는 화장해서 예쁜 거잖아”라고 말할 때가 있어요. 이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나빠요. 어른들이 “아니, 중학생이 무슨 화장이야. 한창 공부할 학생이 메이크업을 대체 왜 해?”라고 말씀하시는 걸 들을 때도 그렇고요. 누구나 자기를 더 예뻐보이게 하고 싶잖아요.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나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학생이니까 무조건 안 된다는 말은 좀 불편합니다. 화장을 해도 해야 할 공부는 열심히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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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얼마나 자주, 어느 정도까지 메이크업을 하나요?
딸아이는 지금 초등학교 5학년인데 일주일에 1~2회 정도 화장을 해요. 학교에 갈 때는 하지 않고 집에서만요. 마스카라와 아이라이너만 뺀 메이크업을 엄마인 제가 봐도 놀랄 정도로 정성스럽게 해요. 꿈이 메이크업 아티스트라고 말할 정도니까 관심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주변 부모들은 자녀의 메이크업에 대해 어떤 이야기들을 하죠?
초등학생인 어린아이들이 학교에 메이크업을 하고 가는 건 아직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예요. 특히 딸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위반 사항에 걸리기도 하죠. 다른 엄마들도 학교에 갈 때는 화장을 허락하지 않아도 아이가 원하니까 외출할 때는 한 번씩 하는 걸 찬성하더라고요. 무조건 말리는 건 아이들끼리 어울리는 데도 문제가 생길 수 있죠.
딸의 메이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화장이야 아이들 사이의 유행이라고 해도 제품이 아이 피부에 유해할까 봐 걱정이 크죠. 요즘은 청소년 제품에 대한 광고도 많이 하지만, 초등학생이면 아직 어린이잖아요. 그렇다고 베이비 제품을 쓸 수 도 없고 어린이용 화장품이 별도로 없기 때문에 저자극성 화장품을 사주고는 있습니다만, 피부에 문제가 생길까 봐 늘 걱정이 됩니다.
딸의 메이크업에 대해 엄마로서 당부하는 사항이 있는지요?
요즘 아이들은 유튜버나 아이돌 스타들의 메이크업을 보고 많은 영향을 받아요. 제 딸도 처음에는 제 화장품으로 몰래 화장을 해보다가 저한테 들켜 서로 놀란 적이 있어요. 그때 엄마 화장품은 어른용이라 어린이에게 좋지 않다고 설명해줬어요. 그런데 피부가 상할까 봐 화장을 못 하게 하니 호기심에 용돈으로 화장품을 직접 구매하더라고요. 올리○○이나 다○○에 가면 쉽게 화장품을 살 수 있으니 친구들과 함께 가는 거죠. 게다가 수많은 미디어 프로그램을 보면서 화장을 따라 해요. 이젠 피부에 안 좋다고 무조건 야단치는 일로는 말릴 수 없다고 생각해요. 아이들도 나름 자기들만의 문화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엄마로서는 차라리 안전한 성분으로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어린이용 화장품이 출시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