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전문의 이현재 원장(인제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은 “연한 피부에 밀착되는 과도한 메이크업은 모공이 막히는 부작용이나 접촉 피부염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
피부과 전문의
“연약한 10대 피부, 제품 선택과 클렌징이 중요”
나이에 따른 피부 특징이 있을 텐데요, 일반적인 10대의 피부 특징은 무엇인가요?
청소년기에는 이차성징과 함께 성호르몬의 분비가 활발해집니다. 이때 남녀 모두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이 피지샘을 발달시켜 평소보다 피지량이 3~5배 증가하죠. 원래 피지는 상처가 생기면 상처를 빨리 낫게 하는 역할을 하지만 과다할 경우 여드름균이 증식하는 배양액이 됩니다. 더구나 학업 스트레스와 많은 과외활동으로 불규칙한 식사를 한다거나 인스턴트식품을 많이 섭취해 생기는 영양 불균형, 부족한 수면 등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를 증가시키죠. 이런 상황이 피지 분비를 더욱 가속화시키다 보니 피부 트러블이나 여드름이 자연스럽게 유발되는 겁니다. 이 밖에도 10대의 피부에 무리가 가는 메이크업으로 인해 모공이 막힌다거나 제대로 클렌징을 하지 않아 트러블, 접촉피부염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화장하는 10대가 늘고 있는데요, 주의 사항이 있다면요?
아무래도 외모에 관심이 많아지는 나이지만 10대를 위한 명확한 화장품 사용법이 있는 게 아니다 보니 사각지대가 발생합니다. 간혹 뚜렷한 눈매를 위해 속눈썹을 연장한다거나 펌을 하면서 점막이나 눈꺼풀에 염증이 생기기도 하죠. 시술 과정에서 상처가 생기는 경우도 있고, 접착제가 포함된 물질 중에 톨루엔 같은 검증되지 않는 제품이 각막염, 결막염을 유발하거나 자칫 심하면 실명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보고된 바 있습니다. 또한 최근 연예인들 사이에 컬러 렌즈가 유행하다 보니 친구들끼리 렌즈를 돌려가며 낀다거나 제조 회사를 확인할 수 없는 렌즈를 사서 살균이나 소독도 하지 않은 채 사용하다가 각막에 감염 문제도 나타나죠. 따라서 부모가 안전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지도해야 부작용을 막을 수 있습니다.
메이크업 제품을 잘못 사용했을 시 생길 수 있는 10대의 피부 질환은 무엇이 있나요?
청소년은 피부 장벽이 완전히 자리 잡지 않은 상태예요. 성인 피부에 비해 피지샘이 아직 적고, 진피층이 얇은 상태인데 대부분 화장품은 성인 기준의 허용량으로 나오기 때문에 청소년의 경우 흡수율이 2~3배 높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양을 발라도 접촉피부염이 더 심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접촉피부염이란 말 그대로 얼굴에 닿는 물질 중에 맞지 않는 물질이 있어 염증이 생기고 붉어지고, 가렵고 따가워지는 증상을 말합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추천만 믿고 화장품을 구입하기도 하는데, 고농도 활성 성분이 함유된 제품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 세포 탈락을 돕는 AHA·BHA 성분이 많이 함유된 제품 사용 시 피부 표면층이 벗겨질 수 있어 아직 피부가 약한 10대가 사용할 때는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선크림이나 비비 크림도 자신의 피부에 맞지 않는 제품을 사용하면 자칫 모공을 막아 면포(모낭 속에 고여 딱딱해진 피지)가 지나치게 생성돼 오히려 여드름이 악화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검증되지 않은 싼 제품을 구입할 수도 있는데, 제품 선택은 어떻게해야 할까요?
10대 때는 피부 변화가 크기 때문에 자신의 피부 타입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자신에게 맞는 저자극성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화장품을 구입할 때는 용기나 포장 겉면에 적힌 함유 성분, 사용법, 사용 시 주의 사항을 반드시 확인한 후에 사용 목적, 피부 상태, 성별 등을 고려해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해야 하죠. 특히 피부가 민감한 경우엔 화장품을 구입하기 전 귀밑이나 피부에 적은 양의 샘플을 직접 발라 테스트해봐야 합니다. 혹시 모를 이상 반응을 미리 체크하는 거죠. 매우 빠른 효과를 보장한다거나 여드름, 아토피 등의 특정 질환이 치료된다는 과대광고에 절대 현혹돼선 안 됩니다.
화장품으로 인한 피부 트러블을 방지하기 위해 신경 써야 할 점이 있다면요?
화장품을 구매하기 전에 성분 표시란을 보고 파라벤이나 디부틸히드록시톨루엔 같은 화학 성분이 비교적 덜 들어간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화장품 사용 중에 색상이나 냄새가 변하거나 기름이 분리된 제품은 아까워도 과감히 버리는 게 좋아요. 솔 같은 화장 도구는 한 번씩 세제로 세탁해 완전히 말린 후에 사용해야 합니다. 화장 도구의 관리가 청결하지 않으면 아무래도 피부에 무리가 가니까요.
10대 피부에 맞는 안전한 메이크업을 추천해주세요.
10대는 피부가 민감하고 예민한 시기죠. 10대에 메이크업을 시작한다면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고 안전하게 메이크업하는 방법을 알아야 해요. 잘못된 메이크업 습관은 여드름, 피부 트러블, 알레르기 등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첫 번째 팁은 피부 타입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10대는 피부가 성장하는 시기라서 각질이나 유분이 많을 수 있어요. 자신의 피부를 체크해보고 지성 피부라면 오일프리 같은 가벼운 제형의 제품을 선택하고, 건성 피부라면 보습 성분이 함유된 촉촉한 제품을 사용해야겠죠. 복합성 피부라면 T존에 맞는 제품과 다른 부위에 맞는 제품을 따로 사용하는 게 좋아요.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SPF 30 이상)를 바르는 것은 필수입니다. 두 번째 팁은 피부 자극을 줄이는 것입니다. 메이크업할 때는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데 메이크업 전 스킨케어로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죠. 또 피부가 호흡할 시간을 주기 위해 메이크업을 쉬는 날을 만들어 피부를 보호해야 해요. 화장품을 고를 때는 가급적 저자극 제품을 사용하고, 알코올이나 향료가 없는 순한 제품인지 확인하는 게 좋아요. 세번째 팁은 클렌징입니다. 클렌징 오일이나 젤을 사용해 메이크업을 부드럽게 녹여낸 후 메이크업 잔여물을 제거하는 게 좋은데, 클렌징은 메이크업을 하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클렌징에도 정성을 들여야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깨끗하고 건강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