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열기’ 2024 프로야구
1982년 출범 후 43년 만에 1,0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역대급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2024 한국프로야구(KBO). KBO리그 정규 시즌이 한창이던 지난여름, 역대급 폭염에도 평균 관중 1만 5,000명을 기록하는 등 야구팬들의 ‘찐 사랑’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입장 수입은 1,500억원. 지상파를 비롯해 OTT 플랫폼 티빙의 시청자 수는 3억 5,000명으로 집계됐으며, 200경기 매진이라는 대기록으로 시즌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인기를 이어갔다.
한국프로야구가 이 같은 인기를 구가하게 된 요인으로 2030 여성 팬덤이 눈에 띄게 증폭했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여기에 SNS를 통한 마케팅이 젊은 세대의 마음을 저격해 팬덤 문화를 확산하는 데 기여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기아 소속이었던 치어리더 이주은의 ‘삐끼삐끼 챌린지’ 숏폼 영상도 SNS 마케팅의 일환이다. 무엇보다 기아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가 맞붙은 한국시리즈 5차전 경기에서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한 기아 타이거즈가 승리하면서 17년 만에 통합 우승이라는 영화 같은 서사를 써 내려가 야구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1973년 이후 최고’ 역대급 폭염
사상 최악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여름이었다. 기온, 폭염, 열대야 등이 역대급 수치를 기록, 추석 연휴 내내 낮 최고기온 30℃를 웃도는 더위가 지속됐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여름 전국 평균기온은 25.6℃로 평년 기온 23.7℃보다 1.9℃ 높았다.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역대 최악의 더위로 꼽힌 1994년과 2018년을 넘어선 기록이다.
밤잠을 설치게 만드는 열대야 일수도 20.2일로 평년 6.5일 대비 3.1배 높았으며, 이는 기상청이 관측을 시작한 이래 역대 최장 기록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인은 기후 위기. 역대급 폭염은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로 인한 기후 위기를 실감케 했다. 이에 따라 전기 사용량이 증가하고 채솟값이 폭등하는 등 파생되는 이상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떴다! 선재’ 변우석 신드롬
뉴페이스 발굴에 어려움을 겪던 업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배우 변우석.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 올리며 탄탄하게 팬덤을 구축해오던 그가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류선재’를 만나 날개를 달았다. 강아지상의 순한 외모, 설렘을 유발하는 피지컬로 작품 속 캐릭터를 100% 소화해낸 변우석은 지금 가장 핫한 배우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드라마에서 부른 노래가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 차트 상위권에 오르는가 하면, <선재 업고 튀어> 종영 이후 SNS 팔로어가 1,141만 명으로 급등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팬덤을 확장했다.
인기에 힘입어 진행된 팬 미팅 예매에서는 동시 접속자만 70만 명을 육박하면서 변우석 신드롬을 일으켰다. 인기에 따른 잡음도 있었다. 해외 출국차 공항에 등장한 변우석을 둘러싼 과도한 경호가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것. 논란과 별개로 광고계에서는 여전히 변우석 모시기에 한창이다. 디스커버리, NH 농협은행, 교촌치킨, 이디야커피, 베스킨라빈스 등 패션업계부터 식음료업계까지 변우석에게 러브콜이 초집중되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명품 브랜드 프라다의 앰배서더로 발탁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세 굳히기에 나섰다.
‘피해액 1조 5,950억원’ 티몬-위메프 사태
큐텐그룹의 계열사인 이커머스 플랫폼 티몬과 위메프가 판매자 대금 지급 정산을 지연하면서 대규모 금전 피해 사태가 발생했다. 검찰이 추산한 피해자는 약 33만 7,000명, 피해 규모는 약 1조 5,950억원이다. 이번 사태는 지난 7월에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위메프에서 일부 판매자가 정산금 지급을 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고, 같은 달 티몬이 판매자를 대상으로 정산금 지급 지연을 공지하면서다.
금전적 피해를 입은 판매자와 소비자들은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으며, 티몬과 위메프는 법원에 기업 회생을 신청한 상태다. 검찰은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나스닥 상장에 실패하면서 매출 증대를 위해 티몬, 위메프 등을 인수하고 거래량을 대폭 증가시키는 등 운영자금을 무리하게 마련하던 중 이와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고 판단한다. 이번 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된 상태다.
‘영원한 일용 엄니’ 배우 김수미 별세
배우 김수미가 영면에 들었다. 향년 75세. 김수미는 지난 10월 25일 오전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돼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깨어나지 못했다. 사인은 지병에 따른 고혈당 쇼크로 알려졌다. 최근까지 홈쇼핑, 예능 프로그램, 연극 무대에서 대중을 만났던 김수미의 사망 소식에 대중은 비통한 마음으로 고인을 애도했다.
1971년 MBC 3기 탤런트로 데뷔한 김수미는 드라마 <전원일기>의 ‘일용 엄니’로 대중적 인지도를 쌓았다. 이후 MBC 드라마 <수사반장> <안녕, 프란체스카>, 영화 <가문의 영광> 시리즈, <맨발의 기봉이> <마파도> 등으로 전 세대의 주목을 받는 ‘국민 대모’로 자리매김했다. 이 밖에 뛰어난 요리 솜씨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김치 브랜드를 론칭, 사업가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바야흐로 ‘제로 시대’
음료, 과자, 아이스크림, 술, 카페인으로 시작해 초콜릿, 고추장, 잼, 숙취 해소제까지 ‘제로’ 마케팅이 무궁무진하게 확장하고 있다. 본연의 맛을 지키되 건강에 백해무익한 성분을 모두 ‘0(제로)’으로 만드는 것이다. 탄산음료 시장에서 열풍을 일으킨 ‘제로 슈거’ 상품은 반짝인기가 아닌,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하나의 제품군으로 자리 잡았다. 과도한 당 섭취는 건강에 해로울뿐더러 평생 숙제인 다이어트에 치명적인 방해 요소로 꼽힌다. 그래서 “맛은 그대로인데 0칼로리”라는 매혹적인 멘트를 앞세운 제로 슈거의 등장이 반갑기만 하다.
소비자들이 ‘제로’에 반응하자 식음료 시장에선 품종에 한계를 두지 않고 제로 상품을 늘려가는 추세다. 제로 슈거뿐만 아니라 술자리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제로 알코올, 제로 카페인 등이 줄줄이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표시 기준에 따르면 일정 함량까지는 0%로 표시할 수 있다. 완전한 제로가 아니라도 제품에 ‘제로’를 표기해도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기승전유튜브’ 플랫폼 1위의 위엄
연예인과 유튜버의 경계가 허물어진 지 오래. 연예인보다 더 연예인 같은 유튜버들이 자신의 채널을 넘어 방송과 OTT로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유튜버의 매력은 소탈함과 솔직함이다. 옆집 동생, 동네 친구와 같은 존재감으로 대중과 친밀함을 쌓는다. 여행 유튜버 곽튜브·빠니보틀, 크리에이터 풍자·랄랄·덱스 등이 사랑을 받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이렇다 보니 방송가에선 연예인 10명보다 영향력 있는 유튜버 1명 모시기를 선호하는 추세다. 역으로 연예인들이 유튜버에 도전하는 사례도 적잖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무명 연예인들이 자신의 채널을 포트폴리오처럼 사용했던 과거와 달리 개그맨 유재석·신동엽, 배우 최화정, 가수 겸 배우 엄정화, 모델 홍진경 등 잔뼈 굵은 연예인들까지 가리지 않고 유튜브 채널에 뛰어들어 대중 사로잡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연예인과 비연예인 모두가 유튜브 플랫폼을 이용하는 데 익숙해지면서 기성 채널에 편중됐던 각종 광고와 브랜드 마케팅이 유튜브를 통해 전개되는 변화가 나타났다. 수억원을 투자해 만든 광고 한 편보다 영향력 있는 유튜버의 말 한마디가 광고 수익을 내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 예능, 토크쇼, 뉴스, 드라마 등 유튜브 채널이 다루는 콘텐츠도 기성 채널과 같이 다양해지고 있다.
의료 개혁 진통
윤석열 정부는 올해 2월 4대 의료 개혁 과제를 발표했다. 의료 인력 확충, 지역 의료 공백 해소, 의료사고 예방, 공정한 보상 등이 골자였다. 그중 2,000명 규모의 의대 증원 계획에 반발한 전문의와 전공의 등이 진료를 중단하면서 의료 현장은 아비규환이 됐다. 진료가 시급한 각종 중증 환자까지 의료 공백으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 것이다.
특히 인력 부족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응급실 이용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응급 환자들의 건강 상태가 악화되거나 사망에 이르는 사례가 발생해 국민의 공포가 확산되는 상태다. 의정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여야는 의료 대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