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카카오 스토리 인스타그램 네이버 포스트 네이버 밴드 유튜브 페이스북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ISSUE

ISSUE

이변의 법률 살롱 ②

송년회, 이럴때 법적 문제가 생긴다!

10년 이상 변호사로 일한 경력을 바탕으로 복잡한 법률 정보를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 두 번째는 해마다 연말이면 열리는 송년회다.

On December 13, 2024

3 / 10

 

송년회는 한 해의 노고를 서로 격려하고 풀어내는 자리지만 때론 뜻밖의 법적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가상 사례를 통해 송년회에서 생길 수 있는 법적 이슈를 살펴보자.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사례 1 “예뻐졌네. 남자친구 생기겠는걸” 누구를 위한 칭찬일까

A씨의 회사 송년회 자리에서 A씨의 상사 B씨는 술기운에 평소보다 과감해졌다. “우리 A양, 올해 참 예뻐졌네. 내년엔 남자친구 생기겠는걸”이라는 B씨의 말을 듣고 A씨는 불쾌감을 느꼈지만 상사라서 거부 의사를 표현하지 못했다. 또 B씨는 A씨의 엉덩이를 툭툭 치며 “날씬해졌네”라고 덧붙였다.

법적 쟁점 회식 자리에서 발생한 성희롱이라도 그것이 업무와 관련 있고, 피해자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했다면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정될 수 있다. 부적절한 신체 접촉은 형법상 강제추행죄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

변호사의 조언
송년회 전 간단한 성희롱 예방 교육을 통해 서로 주의할 점을 상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럼에도 문제가 발생했다면 회사에 신고해 구제를 받고, 만약 회사의 대응이 미흡하다면 노동청이나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다. B씨의 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A씨가 원한다면 경찰에 고소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례 2 “술김에 욱해서…” 송년회 폭행 사건

송년회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쯤 동료 C씨와 D씨의 사소한 말다툼 끝에 C씨가 술김에 욱해서 소리를 지르며 D씨를 밀쳐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지만 현장에 있던 다른 동료들은 불편함을 느끼고 자리를 떠야 했다.

법적 쟁점 술자리에서 발생한 폭행도 엄연히 폭력 사건에 해당한다. 가벼운 몸싸움이라 하더라도 상대가 법적 대응을 원할 경우 형사 고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상해를 입힌 경우 상해죄로 가중처벌될 수 있다. 폭행죄 내지 상해죄가 인정될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책임까지 부담할 가능성이 높다.

변호사의 조언 송년회에서의 폭행 사건은 형사처벌뿐만 아니라 직장 내 지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식적인 자리가 끝나면 신속하게 모임을 정리하는 것도 한 방법이며, 감정적인 언행은 자제해야 한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증거 확보를 위해 목격자의 진술을 확보한 후 당시 상황을 상세히 기록해두는 것이 좋다.



사례 3 “너는 진짜 왜 그래?” 명예훼손 문제

송년회에서 E씨는 술김에 평소 불만을 가지고 있던 F씨에게 속에 있는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E씨는 F씨에게 “너는 왜 항상 그런 식으로 행동하냐?”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실수를 꼬집었고, 이를 들은 F씨는 심한 불쾌감을 느꼈다. 다음 날 F씨는 회사에 정식으로 항의했고, E씨는 예상치 못한 문제에 부딪히게 됐다.

법적 쟁점 송년회는 여럿이 모인 자리인 만큼 공연성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상대방을 경멸하거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발언은 모욕죄 또는 명예훼손죄에 해당될 수 있다. “이 바보야!”, “멍청이!” 같은 욕설이나 “못생긴 놈”과 같은 외모 비하는 모욕죄, 동료의 과거 실수를 언급하며 “작년에 거래처 앞에서 실수한 사람”이라거나 “불륜을 저질렀다” 등의 사생활과 관련된 사실 혹은 허위 사실을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

변호사의 조언 송년회 자리에서는 농담이나 비꼼을 자제하고,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자신도 모르게 한 말이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사례 4 “같이 탔을 뿐인데…” 음주 운전 동반자 책임

송년회에 참석한 G씨는 술에 취한 동료 H씨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술자리가 끝나자 H씨는 운전해 귀가하겠다고 했고, G씨는 만류하려다 ‘괜찮겠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것은 물론 동승까지 한다. 하지만 그날 밤 H씨는 귀가 도중 음주 운전 사고를 냈고, 동승한 G씨는 예상치 못한 법적 책임에 맞닥뜨리게 됐다.

법적 쟁점 법원은 음주 운전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도 방조한 경우, 음주 운전 동반자도 방조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G씨가 단순히 H씨와 동승한 것만으로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H씨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할 것을 알고도 이를 묵인하거나 적극적으로 동승해 사고가 발생했다면 음주 운전 방조 책임이 성립할 여지가 있다.

변호사의 조언 음주 운전을 유발하거나 묵인하는 것 역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 동료가 음주 후 운전을 시도한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말리고, 동료와 자신 모두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대리운전이나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루리 변호사

이루리 변호사

rl.law119@gmail.com
이루리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전 법무법인(유) 광장 파트너 변호사. 다수 기업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다.

CREDIT INFO
에디터
이설희
2024년 12월호
2024년 12월호
에디터
이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