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ick Point✔
□ 동삼(冬蔘)이라 부를 만큼 영양 풍부한 12월 식재료
□ 부위별로 맛이 달라… 윗부분 무채용, 중간 부분 조림용, 끝부분 육수용
□ 천연 소화제이자 영양 다이어트식, 목감기 예방 효과
무를 잘 고르려면?
무는 1년 내내 쉽게 구할 수 있는 채소다. 사시사철 식재료로 사용하는 무를 자세히 살펴보면 윗부분과 아랫부분의 색이 다르다. 무청과 가까운 윗부분은 초록빛이 도는데 아래로 내려갈수록 무 본연의 흰색을 띤다. 윗부분이 초록인 이유는 자라는 과정에서 흙을 뚫고 올라와 햇빛을 받았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초록빛을 띠는 부분이 줄기란 점이다.
맛있는 무를 고르는 첫번째 비밀은 이 초록 부분에 숨어 있다. 무 위쪽의 초록이 진할수록 당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초록 부분이 3분의 1 정도 차지하는 무가 잘 자란 영양 만점의 무다.
두 번째 비밀은 무게다. 구멍 숭숭 난 ‘바람 든 무’를 고르지 않으려면 묵직하고, 표면을 살짝 눌렀을 때 단단한지를 살피면 된다. 무게만큼 수분이 충분하고 영양이 가득하다. 또한 잔뿌리 없이 모양이 곧고, 표면이 매끄럽고 하얀 것이 좋은 무다. 무청이 싱싱한 초록인지도 꼭 확인하자.
어떤 효능이 있을까?
유독 겨울 무를 가리켜 ‘동삼(冬蔘)’이라 부른다. 인삼만큼 겨울철 건강을 지켜주는 보약이란 의미인데, 무에는 비타민 C와 포도당, 과당뿐만 아니라 칼슘과 같은 미네랄도 풍부하다. 무의 대표 효능은 소화를 돕는 것이다. 무 속에는 디아스타아제와 아밀라아제가 풍부한데, 이것은 소화제 속에도 있는 소화효소 성분이다. 디아스타제는 지방과 단백질을, 아밀라아제는 탄수화물을 잘게 쪼개 소화를 원활하게 한다. ‘천연 소화제’란 무의 별명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감기 예방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기관지 안쪽의 점막을 보호해주는 시니그린 성분은 기침을 완화시키고 가래를 묽게 해준다고 알려져 있다. 목이 칼칼하고, 감기 기운이 돈다면 무를 꿀에 재운 다음 따뜻하게 차로 마시면 목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 기관지가 약하거나 편도가 자주 붓는 사람에게도 좋다.
예뻐지기 위해서라도 겨울 무는 꼭 먹어야 한다. 100g당 21kcal로 열량이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다이어트식으로도 무만 한 게 없다. 중국의 약학서 <본초강목>에는 “무는 몸을 가볍게 하면서 살결을 곱게 만들어준다”고 기록돼 있다. 무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해 색소침착을 줄여준다. 또한 무는 담배 속 니코틴을 중화하고 해독해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 숙취를 일으키는 아세트알데히드 성분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고, 알코올 분해 효과가 있는 베타인 성분까지 풍부해 최고의 해장 음식이다. 해장국을 끓일 때 무 채수를 사용하면 금상첨화다.
찰떡궁합 식재료는?
무의 단짝 식재료는 단연 생선. 특히 고등어나 꽁치를 넣고 조림을 하면 맛이 좋은데, 그 이유는 무의 매운맛 성분이 공기 중으로 날아가면서 비린 맛을 제거하고 살균 효과를 더해주기 때문이다. 또 무에 많은 비타민 C와 소화효소가 생선의 영양을 보충해준다. 무는 단백질과 지방질 함량이 높은 소고기와도 잘 어울린다. 서로의 식감을 보완하고 풍미를 올려줄 뿐만 아니라 몸속 콜레스테롤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생강과 무가 만나도 시너지가 발휘된다. 생강 속 항산화와 항염증 성분인 진저롤이 무의 매운맛 성분과 만나면 항균 효과가 배가되기 때문이다. 생강과 무의 조합이 감기 예방에 탁월한 이유다. 꿀 역시 무와 조화를 이룬다. 꿀이 무의 알싸한 맛을 부드럽게 해주고, 감칠맛까지 끌어올린다.
무의 덕을 보는 식재료도 있다. 메밀은 소화가 어렵고, 벤질아민이란 독성 성분이 있는 곡식이다. 이런 메밀 요리에 무를 곁들이면 소화가 잘되고, 벤질아민이 중화돼 건강하게 섭취할 수 있다. 메밀국수를 먹을 때 간 무를 넣고, 메밀전병에 무채를 넣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셈이다. 문어와 무도 의외의 조합을 자랑한다. 무 속 소화효소는 문어가 질겨지는 것을 방지하고, 해산물의 잡내까지 없애준다.
건강하고 맛있는 무 요리는?
무는 부위별로 맛이 달라 요리에 맞게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먼저 무의 가장 위쪽인 초록색 부분은 단 맛이 강하고 수분이 많다. 샐러드나 무채, 동치미를 담그기에 안성맞춤이다. 가운데 부분은 조직이 단단해 조림이나 전골, 볶음, 나물로 먹으면 아삭한 식감을 고스란히 즐길 수 있다. 뿌리 끝부분은 매운맛과 쓴맛이 강한 편이어서 열을 가하는 국이나 국물 내기용으로 사용한다. 특히 볶아서 국물을 내면 진한 사골 육수 같은 풍미를 즐길 수 있다.
무채전은 요리 초보도 쉽게 도전할 수 있다. 무 1/2개는 가늘게 채 썰고, 청양고추 2개는 잘게 썬다. 채썬 무에 소금 1/2큰술, 설탕 1큰술을 넣고 15분간 절인 다음, 가볍게 물기를 뺀다. 여기에 전분 3큰술과 부침가루 5큰술, 썰어둔 청양고추를 잘 섞어 반죽을 만들어 팬에서 노릇하게 구워낸다. 아삭하면서 매콤달콤한 맛이 술안주로도 손색없다.
추운 아침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뭇국도 초간단 요리다. 무 한 토막을 채 썰어 국간장 3큰술, 참기름 1큰술을 넣고 5~10분간 밑간한다. 3분 정도 달달 볶은 다음, 종이컵 4컵 반의 물과 다시마 10g을 넣고 팔팔 끓인다. 5분 뒤 다시마는 건져내고, 송송 썬 대파와 홍고추를 넣는다. 마지막으로 소금이나 액젓으로 간을 하면 담백하면서도 속 편한 뭇국이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