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송보미 프리랜스 모델
10년간의 대한항공 승무원 생활을 그만두고 2019년부터 시작하게 된 모델. 어느덧 올해로 5년 차에 접어든 프리랜스 모델 송보미는 TV와 지면을 오가며 경계 없는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모델 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2019년 <우먼센스> K-QUEEN으로 뽑혀 다양한 활동을 했어요. 1년의 메인 활동 기간이 끝나갈 무렵 우연히 로레알 프로페셔널 모델 대회에 나가게 됐고, 감격스럽게도 최종 4인에 선발될 수 있었죠. 그 과정에서 쇼트커트로 파격 변신을 했는데, 이후 광고업계에서 러브콜이 이어졌어요. 그래서 저에게 색다른 이미지를 가져다준 쇼트커트를 지금까지 유지하며 광고, 지면 등 프리랜스 모델 송보미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화려해 보이는 직업인 만큼 많은 부러움을 받을 것 같아요.
물론 그렇지만 힘든 점도 많아요. 가장 어려운 건 아무래도 불확실성입니다. 선택을 받아야 하는 직업인 만큼 기다림은 물론이고 거절에 익숙해져야 하기 때문이죠. 특히 광고의 경우 촬영 전날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촬영 중에 캐릭터가 사라지는 경우도 더러 있어요. 그러다 보니 모든 게 완전히 끝날 때까지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는 것 또한 이 직업의 특성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럴 때 어떻게 마음을 다잡나요?
신입 승무원 시절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하면 “열심히는 누구나 해. 잘해야지”라고 말하는 선배들이 가끔 있었어요. 그때부터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모든 일에 진심으로 최선을 다했는지 매번 점검하곤 하는데, 그 습관이 지금까지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모델 일이라는 것도 잘하지 못하는 순간 다음 기회는 사라지니까요. 사서 중 하나인 <중용>에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는 구절이 있어요. 제가 늘 마음속에 새길 만큼 좋아하는 글귀죠. 사실 저는 살면서 무언가를 쉽게 이룬 적이 없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두 번의 실패를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죠. 덕분에 시간이 걸릴지언정 무언가를 해냈다면 이전의 실패는 과정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더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고, 그와 함께 겸손한 태도도 갖출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직업 특성상 워라밸을 지키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워킹맘이 일과 가정, 2가지를 원활하게 유지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그래서 일할 때는 육아로부터 해방됐다 생각하고, 육아를 할 때는 에너지 충전을 위해 필요한 휴식의 일부라 여기며 불안감을 잠재우고 현재를 즐기려 합니다. 설령 밸런스가 깨질지언정 스스로를 너무 몰아세우지 않으려고 해요. 부족한 부분은 내일 또는 다음 주에 채우면 되니까요. 오늘도 잘해냈고 또 앞으로도 잘할 거라면서 나 자신을 토닥여주는 게 일과 가정을 잘 유지해나가는 저만의 작은 노하우입니다.
현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모든 여성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있을까요?
보여주기식 인생에서 멀어져 보세요. 남에게 드러나는 유형의 물질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나만의 풍요로운 일상을 가꾼다면 그 누구보다 높은 자존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깨끗하게 정리된 보금자리, 가족 간의 따뜻한 대화, 간편하지만 예쁜 그릇에 담은 제철 음식, 깔끔하게 다려진 일상복, 몸에 밴 바른 자세 등. 하루하루 주어진 일상에 최선을 다함은 물론 그 안에서 소소한 즐거움과 감사함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해보는 건 어떨까요? 저는 행복이란 자주 알아차리고 체감해야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참에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 해보고 싶었던 것, 가보고 싶었던 것들로 리스트를 만들어 실천해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