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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나의 로망이 담긴, 구축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빼곡한 아파트 숲 사이, 내 취향으로 꾸민 공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구축 아파트라서 오히려 좋아!”를 외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On August 14, 2024

로망이 담긴 우리 집

인스타그램 @j_yh_
가족 구성원 부부, 자녀, 반려견

정윤희 씨 부부는 2017년 지금의 집으로 이사했고, 2023년에 태어난 아기, 반려견 칸초와 함께 살고 있다. 층간 소음 문제로 괴로워하며 전원주택을 알아보던 중 관리 같은 현실적인 문제로 아파트 꼭대기 층으로 이사를 결정했다. 이 집은 옥탑방과 옥상을 사용할 수 있는 복층 아파트라 마당이 있는 주택살이 로망을 아파트에서도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래층엔 거실과 주방, 방 3개가 있고, 위층엔 옥탑방과 옥상 공간이 있어서 아지트처럼 사용 중이다. 하지만 문제는 전체적으로 관리가 안 된 집이었다는 것. 예전부터 셀프 페인팅이나 목공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천천히 내 손으로 바꿔보기로 마음먹었다. 벽지는 셀프 페인팅으로, 주방 싱크대는 타일을 붙여 직접 시공했는데 퇴근 후 조금씩 고치느라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천천히 정성스럽게 작업해서인지 완성도가 꽤 높아 마음에 든다.

셀프로 시공하다 보니 아무래도 완성도에 제일 신경이 쓰였다. 누가 봐도 어설퍼 보이지 않도록 시간이 걸려도 전문가가 시공한 것처럼 고쳐보려고 노력했다. 셀프로 하니 하고 싶은 걸 다 해볼 수 있어 좋았다. 유럽 미장으로 벽을 꾸며 여느 아파트와는 다른 느낌을 주고, 흔하지 않으면서도 촌스럽지 않은 컬러로 집 안 곳곳에 포인트를 줬다. 가구나 소품은 주로 온라인 쇼핑몰 ‘오늘의집’에서 구입한다. 가구를 고르기 전 집에 어울리는지 많이 생각해보는 편인데 ‘오늘의집’은 다른 유저들이 이미 꾸며놓은 사진들을 참고할 수 있어 꼭 구입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매일 들어가서 구경한다.


3 / 10

 

볕이 따뜻한 남향집

인스타그램 @m.ngday
가족 구성원 부부, 반려견

귀여운 반려견 뭉크와 김민지 씨 부부의 집. 두 달 반의 공사 기간을 거쳐 지난해 12월 말에 이사했다. 집을 매매하기까지의 고려 사항은 여느 집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마지막 몇 개의 후보군을 남겨두고는 정말 ‘꽂히는 부분’이 중요했다. 이 집은 정판상형 집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아파트가 양옆으로 길게 지어진 형태의 정판상형 집은 거실을 중심으로 방들이 방사 형태로 배치된다. 요즘은 조망권이나 다른 기타 이유로 Y형, L형, V형 등 다양한 형태의 아파트가 있는데 그에 따라 실내 공간에 많은 장점과 변화가 생겼다. 큰 특징이라면 거실 중심의 집에서 각 방의 프라이버시가 중요해진 형태로 발전한 것이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가족 중심의 생활이 주는 기쁨을 느끼며 자란 부부는 거실 중심의 생활공간인 구축 아파트 특유의 정판상형 구조가 마음에 들어왔다. 남향집이라는 것도 끌렸다. 부부는 볕을 받으며 가만히 쉬고, 밝은 햇살을 받으면 달리 보이는 집의 풍경도 좋아한다. 집의 방향만은 바꿀 수 없으니 최소한 정남향에 가까운 집을 원했고, 이 집은 그 점을 충족시켰다. 마지막으로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느낌이 온 집이었다.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정리한 후에는 정말 ‘꽂혀야’ 내 집이 되는 것 같다고. 대가족이었던 전 집주인의 사진, 소중한 메모, 오랜 세월 아이가 자라고 크며 점점 그에 따라 생긴 자국과 흔적, 오래된 것을 고쳐 쓴 흔적 등 지나간 모든 행복의 자국이 부부를 행복으로 이끌어줄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시공은 남편의 20년 지기 친구가 기꺼이 맡아줬다. 남편이 전 공정을 현장에서 체크했기 때문에 민지 씨는 편하게 디자인에 집중할 수 있었다. 집을 결정한 후 40평대의 전형적인 레이아웃을 어떻게 고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집의 한가운데 있는 거실 화장실부터 좁은 주방까지 도면을 아무리 봐도 해결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주방에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을 적어보고, 기존 가스나 배수구 등 모든 설비 위치를 무시한 채 레이아웃을 짜봤다. 결과적으로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왔다. 컬러도 많이 쓰고 자재도 원목 계열로 과감한 인테리어를 시도했던 신혼집과 달리 이번 집은 도화지처럼 가구와 소품에 따라 언제든 변할 수 있는 분위기로 정했다. 가구나 소품은 매장에 가서 사는 편이다. 덴마크 브랜드 무토를 좋아해 소파, 의자, 식탁을 구입해 사용 중이다. 국내의 빈티지 숍이나 가구 페어, 가구 브랜드 팝업 등이 열리면 찾아간다. 구매하지 않더라도 트렌드를 알 수도 있고, 예쁜 것을 보는 것은 언제나 즐거우니까.

CREDIT INFO
에디터
류창희(프리랜서)
사진
각 인물 제공
2024년 08월호
2024년 08월호
에디터
류창희(프리랜서)
사진
각 인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