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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판결로 알아보는 이혼소송 Q&A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2심에서 1심을 뒤엎는 판결이 나오면서 세상이 들썩이고 있다. 이에 최태원 회장은 지난 6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재산분할에 관해 객관적이고 명백한 오류가 발견됐다”며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도 판결문 오류를 수정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On July 0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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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책주의와 파탄주의의 차이는?
A
최태원 회장이 불륜을 저지르고 2017년 법원에 이혼 조정 신청을 냈음에도 노소영 관장이 2019년 12월 이혼소송을 제기하기 전까지 이혼 재판이 열리지 않은 이유로는 우리나라 법원이 채택하고 있는 유책주의가 꼽힌다.
유책주의란 정조, 부양 등 혼인 의무를 저버린 배우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원칙이다.
즉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이혼소송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유책주의가 없어지면 바람피운 남편이 이혼소송을 내고 생계유지와 자녀 양육의 수단이 없는 아내가 무일푼으로 쫓겨나는 ‘축출 이혼’이 벌어질 수 있다.
유책주의와 반대되는 개념은 파탄주의다. 현실적으로 혼인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면 이혼을 인정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미국과 유럽 등 서구 여러 나라에서 채택하고 있다.
파탄주의는 어떤 경위에서라도 혼인이 파탄에 이르렀다면 혼인 관계 유지를 강제하기보다는 파탄된 혼인 관계를 합리적으로 정리하면서 당사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이 인간의 존엄성 및 행복추구권 정신에 부합한다는 논리다.
세계 주요 국가 대부분은 파탄주의를 택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직 유책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파탄주의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점차 힘을 받고 있다.

이혼소송에서 재산분할 인정 기준은?
A
이혼소송에서 재산분할 기준은 혼인을 한 시점부터 혼인 해소가 되는 이혼 시점까지 늘어난 재산을 산정한 뒤 누가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따져 결정한다. 판례는 개별 재산에 대한 기여도가 아니라 기타 모든 사정을 고려해 전체 형성된 재산에 대한 분할을 원칙으로 한다.
혼인 전부터 한쪽이 원래 가지고 있던 고유재산인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다. 다만 다른 한쪽이 적극적으로 그 특유재산의 유지에 협력해 감소를 막거나 증식에 협력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만약 혼인 중에 쌍방의 협력으로 재산을 취득했다면 명의와 상관없이 공동재산으로 보고 분할 대상이다. 맞벌이 부부가 혼인 기간에 서로 협력해 남편 명의로 아파트나 주식을 사더라도 특유재산이 아니라 실질적인 부부 공동재산으로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
반면 남편이 혼인 전부터 가지고 있던 아파트는 원칙적으로 재산분할의 대상이 아니다. 단, 아내가 가사와 자녀 양육을 전담하고 재산의 유지나 증가에 기여했다면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 재산분할 비율을 정하는 데는 명의자에게 유리한 요소로 고려된다.
만약 아내가 혼인 중 친정 부모에게 토지를 물려받았다면 특유재산으로서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다. 남편이 소득 활동으로 상속세를 마련하거나 부부 공동 생활비를 부담하는 등 적극적으로 재산의 유지에 힘썼다면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
법원 자료에 따르면 재산분할 비율은 전업주부의 경우 혼인 기간이 10년 미만이면 30~39%로, 혼인 기간이 20년 이상이면 50~59%로 정해지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다만 재산분할 대상 재산이 10억원 미만이면 대부분 절반 정도 인정을 받고, 50억원 이상이면 남편의 기여도를 높게 인정해 전업주부가 받는 재산분할 비율은 현저히 낮아진다고 한다.

위자료 책정 기준은?
A
재산분할과 위자료는 별개다. 법원이 실무에서 활용하는 이혼 위자료 산정 기준표에 따르면 이혼소송에서 선고할 수 있는 위자료 최대치는 1억원이 대부분 준용되고 있다. 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1심에서도 1억원이 인정됐다. 국내 이혼소송에서 인정된 위자료 최고액은 2억원이다. 이번 2심 재판부를 맡았던 김시철 부장판사가 지난해 6월 선고했고,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번 2심에서처럼 위자료로 20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법조계에 따르면 향후 대법원에서 이와 관련해 적합한지에 대한 법률적 판단이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위자료는 상간남이나 상간녀를 상대로도 청구할 수 있다. 노소영 관장 역시 최태원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을 상대로 30억원의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CREDIT INFO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육종심(경제 전문 프리랜서)
사진
서울문화사 DB, 일요신문, SK그룹 제공
2024년 07월호
2024년 07월호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육종심(경제 전문 프리랜서)
사진
서울문화사 DB, 일요신문, SK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