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두드러진 등장’ 롯데 신유열 실장
최근 가장 눈에 띈 인물은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을 맡고 있는 신유열 전무다. 롯데그룹 신격호 창업주의 손자이자 신동빈 2대 회장의 장남이다. 1986년생으로 아버지가 노무라증권 영국 지사에서 근무하던 당시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일본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했고, 게이오기주쿠대학에 진학했다. 졸업 후 아버지와 똑같이 미국 아이비리그 컬럼비아대학교 MBA를 수료해 경영학 석사를 받았고, 노무라증권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3대 회장이 될 최유력 후보이기도 하다. 2020년대 들어 신동빈 회장의 동남아 출장에 동행한 이후 그룹 내에서 존재감이 커졌다. 이후 주요 보직을 맡으며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2022년 롯데케미칼 상무로 승진했고, 2023년 6월엔 롯데파이낸셜 대표로 선임됐다. 롯데그룹은 미래성장TF(태스크포스) 조직을 신규 구성했는데, 지난해 12월에는 이를 이끄는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전무로 승진했다.
벌써부터 다음 행선지로 ‘유통 계열사 임원직’이 거론된다. 신사업을 중심으로 회사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한편, 전통적인 롯데그룹의 먹거리인 유통산업에서도 업무 파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베트남에서 열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개장식에 신동빈 회장과 동행하기도 했다. 당시 신 회장은 신유열 전무의 유통업 진출에 대해 “여러 가지로 공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제 막 등판한 20대 인턴 ‘정용진 장남’ 정해찬 씨
롯데그룹의 유통업 라이벌 그룹 신세계가(家)의 정해찬 씨도 최근 주목받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성탄절을 앞둔 지난해 12월 23일 자녀들과 함께 배우자 한지희 씨 플루트 독주회에 참석했기 때문. 첫 공개 행보이기도 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한지희 씨와 슬하에 2남 2녀를 두고 있는데, 이날 정 부회장의 장남 정해찬 씨는 아버지와 함께 공연장 로비에서 직접 손님을 맞이했다. 아버지의 이목구비를 빼박은 듯한 외모가 눈길을 끌었는데, 정 부회장은 당시 현장에 있던 취재진에게 이례적으로 직접 자신의 장남을 소개하기도 했다. ‘경영권 승계’ 가능성이 거론된 대목이다.
신세계그룹 오너가 4세인 정해찬 씨는 1998년생으로 미국 명문 코넬대학교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했다. 2018년 방학 기간을 이용해 신세계그룹 계열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병역 의무도 끝마쳤다. 2021년 육군 현역으로 입대한 뒤 지난해 5월 제대했다. 여느 재벌가 자녀들처럼 그룹 계열사에 곧바로 취업하는 대신 회계법인 삼정KPMG에서 인턴 근무를 택했다. 현재는 미국 MBA(경영학 석사) 과정을 알아보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해당 과정을 마친 뒤 신세계그룹에 입사할 것으로 보인다.
평소 정용진 부회장은 장남인 정해찬 씨를 1호라고 칭하며, 인스타그램 등에도 몇 차례 공개했던 터라 ‘당장 입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은 다른 오너들과 다르게 SNS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지 않냐”며 “아들을 공개하고 언론에 인사시켰다고 해서 ‘곧바로 경영 수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다른 오너 일가처럼 해석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SK 그룹 회장 자녀 중 첫 임원’ 첫째 최윤정 씨
SK그룹에선 최태원 회장의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 지난해 말 정기 인사에서 임원(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최윤정 부사장은 1989년생으로 중국 베이징국제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했다. 시카고대학교 뇌과학연구소 연구원과 베인앤드컴퍼니 컨설턴트로 활동한 바 있다. 2023년까지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으로 활동했으며, 올해부터 사업개발본부장(부사장)을 맡게 됐다. 2017년 4살 연상의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 스타트업 사업가와 결혼했으며 아직 자녀는 없다고 한다.
2017년 SK바이오팜에 입사한 지 6년 만에 임원이 된 최 부사장은 공개 행보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1월 9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임원 승진 이후 처음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 부사장은 이날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이 자사가 개발한 뇌전증 신약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에 동석했는데, 기자들과 만나 SK바이오팜 사업과 관련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경영권 승계는 이르다는 평도 나온다. SK바이오팜은 200조원에 달하는 SK그룹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25%에 그친다. 물론 최태원 회장이 맏딸을 이곳에 배치한 것은 최 부사장이 기존 계열사의 후광에 기대지 말고 바이오 사업을 키워 자생력을 증명하라는 뜻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은 반도체부터 바이오까지, 다양한 산업군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기 때문에 각기 다른 분야에서 자녀들을 경영 교육을 시키면서 경쟁을 시작하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실제로 차녀 최민정(33세) 씨와 막내아들 최인근(29세) 씨 역시 그룹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은 바 있다. 재벌가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군에 자원입대해 3년여 간 복무, 화제를 모은 민정 씨는 2017년 해군 중위로 전역한 후 2019년 미국 워싱턴DC의 SK하이닉스 조직인 인트라(INTRA)에 TL(테크니컬 리더·대리급)로 입사했다. 현재는 휴직하고 미국 의료 스타트업 던(Done.)에서 비즈니스 전략 관련 자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브라운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인근 씨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인턴을 거쳐 2020년 SK그룹의 에너지 계열사인 SK E&S에 신입 사원으로 입사했다. 그는 SK그룹의 글로벌 에너지 시장 진출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북미 법인 패스키(PassKey)로 발령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