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카카오 스토리 인스타그램 네이버 포스트 네이버 밴드 유튜브 페이스북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ARTICLE

ARTICLE

전문가가 말하는 영어 조기 교육 A to Z

수학 놓치면 끝장이라는 한국 교육의 입시 속에서 적어도 영어만큼은 공부가 아닌 언어로 인식하면 좋겠다는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자녀들의 영어 노출 시기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출생률 감소로 유치원, 어린이집이 줄줄이 문을 닫는 상황에서 영어 유치원의 확장세는 가파르다.

On January 17, 2024

3 / 10
/upload/woman/article/202401/thumb/55293-529319-sample.jpg

 

5년 사이에 44% 증가, 줄줄이 문 여는 영어 유치원

3~4개국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어린아이는 종종 화제가 된다. 어린 시절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환경에 노출돼 이중 언어 구사가 가능한 바이링구얼도 우리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모국어를 기반으로 한 언어 습득 과정을 생각해본다면 영어도 좀 더 어린 나이에 접근했을 때 모국어처럼 편해지지 않을까?

글로벌 시대, 다문화 사회에서 이제 영어는 국제사회의 공식 소통어로써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수학 놓치면 끝장이라는 한국 교육의 입시 속에서 적어도 영어만큼은 공부가 아닌 언어로 인식하면 좋겠다는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자녀들의 영어 노출 시기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2022년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역대 최저인 0.78. 국가소멸 위기론이 등장하는 가운데 출생률의 현저한 하락으로 문을 닫는 어린이집도 늘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2년 말 통계에 따르면 전국 어린이집 수는 3만 923개로 2018년보다 21.1%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사교육비 부담액은 점점 늘어나는데 유아 대상 사교육비도 상당한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한 달 원비가 100만~300만원에 이르는 영어 유치원(이하 ‘영유’)의 증가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현행 유아교육법상 영유는 유치원이 아닌 학원이므로 ‘유아 대상 영어 학원’으로 칭하며 영유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에 따라 유아교육법이 아닌 학원법에 해당하며, 학원법은 유아교육법만큼 까다롭지 않아 교원 자격, 원비 인상률 상한제 등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시민 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역 영유의 월평균 학원비는 2021년 기준 월 112만 6,000여원으로 4년제 대학의 연 등록금 673만원의 두 배에 맞먹는다.
교육부 통계를 볼 때 4시간 이상 교습하는 유아 대상 영어 학원은 2022년 말 전국 811곳으로 5년 사이에 44% 증가했다. 출생률 감소로 유치원, 어린이집이 줄줄이 문을 닫는 상황 속에서 영유의 확장세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국제 소통어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영어. 더 넓은 세상에서 내 아이가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기대감이 영어라는 언어로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현서네 유튜브 영어 학습법> 저자인 배성기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실용영어학과 교수를 만나 조기 영어 교육의 대표 명사가 되고 있는 영유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들어봤다.

단순히 영어 때문에 보내는 것만은 아니다

유정임(이하 ‘유’) 배 교수님은 영어 유치원의 인기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요?
배성기(이하 ‘배’) 아이 영어 교육에 있어 가성비 좋은 대안을 알고 있는 저라면 굳이 보내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영유를 보낼 필요가 없다거나 보내지 말라는 입장은 아닙니다. 저는 영어 교육 전문가여서 영유에 보내지 않고도 불안함 없이 잘할 수 있었지만, ‘영알못’ 부모들은 영유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내 아이 영어 실력을 길러주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당연했을 테니까요. 영유에 보내는 부모 중에는 단순히 영어 교육만을 위해 보내는 것이 아닌 경우도 많습니다. 프로그램이 다양하다는 점을 이유로 꼽죠. 또 주위에 국공립 유치원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까 부정적인 면에 대해서만 문제 삼는 것은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조기 영어 교육을 두고 늘 찬반론이 분분해요. 언어 습득은 어릴 때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이론과 선행 학습이 입시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혼재하다 보니까 조기 영어 교육이 이슈가 되는 듯합니다. 실제로 언어학자, 교육학자, 뇌과학자들은 3~6세가 언어를 습득하는 가장 결정적인 시기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 시기에 주 양육자와 얼마나 많은 상호작용을 하면서 이해 가능한 입력(Comprehensible Input)을 하느냐가 중요하죠. 우리나라에서의 영어는 지금까지 명문대 입학을 위해 필요한 국·영·수 주요 과목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다가 영어는 어릴 때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이론을 접하니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한글도 모르는 아이에게 파닉스(Phonics·단어가 가진 소리, 발음을 통해 읽는 법을 배우는 교수법)부터 시작해 문자 교육을 시키는 것이 일반화됐어요. 한창 놀고 사랑을 듬뿍 받아야 할 시기에 학습이 우선되면 정서에 부정적이라는 걱정이 나오면서 더욱 소란스러워진 거죠. 영국, 독일, 이스라엘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취학 전 문자 교육은 법으로 금지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영어든 다른 어떤 것이든 너무 어린 나이의 선행 학습은 저도 반대합니다. 하지만 영어를 학습법이 아닌 모국어 습득법으로 즐겁게 배울 수 있는 ‘조기 영어 노출’을 해준다면 더 이상 논란이 없지 않을까요?


배성기 교수

배성기 교수

글로벌 사이버대학 실용영어과 교수로 영국 멘체스터대학 교육공학 석사.
<현서네 유튜브 영어> 학습법의 저자.


유정임 작가

유정임 작가

<말과 태도 사이>, <아이가 공부에 빠져드는 순간> 저자로 유튜브 <유정임채널 ‘리스펙에듀’> 운영.


CREDIT INFO
기획
하은정 기자
유정임(교육 칼럼니스트)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24년 01월호
2024년 01월호
기획
하은정 기자
유정임(교육 칼럼니스트)
사진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