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질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숙지하라
두번째봄산부인과의원 정선화 대표원장
질염이 여성에게 흔한 질병이라면 어린 자녀여도 피해갈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부모로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여성의 질과 항문 사이의 공간을 회음부라고 하는데요, 아이는 회음부가 어른보다 더 짧습니다. 그러다 보니 항문의 대장균이 질 쪽으로 침범하기 쉬워 질염에 걸릴 수 있습니다. 게다가 대변을 보고 처리하는 과정도 미성숙해 질염의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의 분비물이 평소와 다르거나 아이가 성기 부분을 가려워하면서 긁는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산부인과를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악취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칸디다균을 많이 언급하곤 합니다.
사실 악취를 유발하는 균은 칸디다균이 아닙니다. 정확하게는 가드네렐라 바지날리스라는 균이죠. 이 균은 우리의 질에 정상적으로 살고 있는 상재균입니다. 보통 우리의 질에는 99%의 락토바실루스라는 유산균과 1%의 잡균이 있습니다. 이 1%에 가드네렐라 바지날리스가 포함돼 있는 것이죠. 가드네렐라 바지날리스는 가장 흔한 세균성 질염의 원인균으로, 생선 비린내와 같은 악취를 유발하며 노란색의 질 분비물을 만들어냅니다. 치료는 경구 항생제나 항생제 연고로 간단하게 치료가 가능합니다.
질염은 완치될 수 있나요?
그렇습니다. 질염은 대부분 완치가 가능해요. 원인이 되는 세균에 따라 항생제나 항진균제,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됩니다. 단, 성 매개 감염 질환의 주요 원인균인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의한 성기 헤르페스 포진은 한번 걸리면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평생 잠복해 증상이 나타났다 사라짐을 반복합니다. 다행인 것은 헤르페스는 항바이러스제의 반응이 좋은 편이라서 약을 복용하면 증상이 빠르게 호전됩니다.
여성 청결제로 매일 청결을 유지하면 질염에 걸리지 않나요?
외음부를 깨끗하게 유지하면 질염에 걸릴 위험도가 훨씬 줄어들겠지만 성 매개 감염 질환으로 인한 질염도 있고, 개인의 면역력 자체가 떨어져 걸리는 질염도 있기 때문에 여성 청결제가 모든 질염을 예방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과도한 세정이 질염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건강한 질을 유지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건강한 식단 관리와 꾸준한 운동,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며, 여러 명의 성 파트너를 두지 않는 건전한 성생활을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한 질 유산균을 복용하고 여성 청결제는 외음부에만 사용하는 것을 권합니다. 무엇보다 질염이 발생했을 때는 곧바로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으세요.
질염, 재발 방지가 더 중요하다
질염은 치료하기도 쉽지만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올바르지 못한 생활 습관으로 인해 질 내 유익균이 사라지면 재발하기 쉽다는 것도 문제다. 자칫 잘못하면 만성화로 정착되기 때문에 평소 올바른 습관을 통해 미리 예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1 약산성 여성 청결제를 사용한다
질 내부의 산도가 약산성으로 유지돼야 하므로 평소 알칼리성 비누나 샤워 젤보다는 약산성 여성 청결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다만 여성 청결제는 매일 사용하기보다 주 2~3회가 적당하다. 질 내부를 너무 과도하게 씻으면 오히려 유익균이 함께 제거되기 때문.
2 미지근한 물로 부드럽게 씻는다
세균을 죽일 수 있다는 생각에 뜨거운 물로 세정하면 외음부에 자극을 줘 오히려 질 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3 질 내 세정은 금물!
간혹 스포이트 같은 도구를 질 내에 깊숙이 넣어 세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방법은 오히려 유익균이 씻겨 내려가거나 유해균이 침투할 수 있으므로 권장하지 않는다. 꼭 세정하고 싶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4 속옷은 순면 소재로 챙겨 입는다
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순면 속옷을 입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속옷에 남아 있는 균을 바로 삶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통풍이 잘 안 되는 환경에서는 균이 생기기 쉬우므로 몸을 조이는 속옷이나 꼭 끼는 바지는 자제하고, 통기가 잘되는 면 속옷을 착용한다.
5 팬티 라이너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다
팬티 라이너는 통풍이 잘되지 않아 Y존을 습한 환경으로 만들 수 있으므로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꼭 사용해야 한다면 2~3시간마다 교체해 청결을 유지한다.
6 당분 섭취를 줄인다
질 벽에는 글리코겐(다수의 포도당 분자로 된 다당류) 형태의 당분이 저장돼 있다. 이는 질 내 유익균의 먹이로 쓰이지만 당분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혈당이 높아져 건강에 해로울 뿐 아니라 질 내부에도 당분이 많아지면서 칸디다균의 먹이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7 음주를 자제한다
알코올 섭취는 질염 같은 염증성 질환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자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8 잠을 충분히 잔다
질염의 최대 적은 스트레스와 면역력 저하다. 피로가 쌓이면 신체 밸런스가 깨져 질염을 일으키는 곰팡이균을 비롯해 다른 세균에 노출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