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도 높은 인테리어를 위한 도전
20년 전 매거진에서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로 일을 시작한 이경희 대표는 2008년 인테리어 회사인 ‘마르멜로 디자인’을 열었다. 매거진에 실린 작업물을 본 독자들이 리모델링을 의뢰할 수 없냐는 문의를 자주 하기도 했고, ‘홈 스타일링’이라는 단어가 생소했던 때 디자인 전공을 살려 관심사인 리빙 관련 일을 하는 것이 마냥 즐거웠기에 망설임 없이 창업할 수 있었던 것. 고객들의 집을 하나둘 완성해나가면서 한정된 예산 안에서 시판되는 가구들만으로는 마르멜로 디자인의 스타일을 100% 구현할 수 없자 점차 가구는 물론 패브릭까지 자체 제작하는 경우가 늘었고, 그렇게 탄생한 브랜드가 2020년에 시작한 ‘마멜’이다.
초반에는 매거진을 통해 소개된 공간을 보고 제품에 대한 문의 전화가 와도 일하느라 급급해 제품을 양산할 생각을 못 했다. 우연한 기회에 오래전 시공한 공간 사진을 SNS 프로필 사진으로 저장한 고객과 연락이 닿았는데, 10년 넘게 가구와 소품들을 그대로 잘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디자인은 물론 품질에까지 자신이 생겼다. 이후 마르멜로 디자인은 공간을 변신시키는 프로젝트 중심으로 움직이고, 마멜은 패브릭·패턴 개발, 디자인 가구를 제작하는 등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클렉틱 스타일의 코지 하우스
이클렉틱, 절충이라는 단어의 뜻 그대로 마르멜로 디자인은 다양한 스타일을 어우러지게 해 편안한 공간을 만드는 데 주력한다. ‘믹스매치’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콘셉트는 이경희 대표의 집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공간마다 특징이 있어 유니크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조화로운 집이 바로 이곳이다. 거실은 가족들의 공유 공간으로 완성했다. 30년도 더 된 오래된 아파트다 보니 구조적으로 답답함이 느껴져 벽과 천장을 화이트로 마감하고, 전체적인 가구 톤 역시 맞춰 공간이 확장돼 보이도록 했는데 바닥엔 블랙 원목 마루를 깔아 안정감을 부여했다.
천장 등 박스를 없애고 스탠드 조명을 곳곳에 두어 색온도가 주는 무드를 즐길 수 있게 됐고, 따스한 벽난로 장식과 모던한 책장, 그 안을 채운 색색의 책들이 어우러져 편안한 분위기가 감돈다. 변함없는 거실 인테리어 콘셉트는 ‘가족 중심’이다. 이제는 20대가 된 두 딸이 어렸을 때부터 거실에 인조 벽난로가 있었던 것도 그 때문. 벽난로 장식이 있으면 불이 없어도 집에 따뜻한 온기를 선사하고, 벽난로를 중심으로 공간이 완성되는 유럽식 레이아웃이 만들어져 한결같이 고집하는 오브제다. 나중에 주택으로 이사하게 된다면 리얼 벽난로를 두고 싶은 것이 로망이다.
지속 가능한 디자인 그리고 아트 컬래버레이션
마르멜로 디자인도 진행형이지만, 마멜은 특히 빠르게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다양한 매거진에서 관심을 가지고 소개해준 덕에 르위켄이나 무신사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 이경희 대표의 디자인적 욕심은 개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앞으로는 좀 더 카테고리를 넓혀 다양한 시도를 할 예정인데, 작가들과 협업해 좀 더 아트적인 제품을 만드는 게 목표다. 또한 디자인 못지않게 소재 개발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업사이클링 소재를 활용할 뿐 아니라 타임리스한 실용적인 제품을 만들어 많은 이들이 부담 없이 공간 분위기에 변화를 줄 수 있도록 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 최종적으로는 제품 하나하나에 스토리를 담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이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