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형 한의학 박사는 자신의 유튜브 <김소형채널H>를 통해 ‘김소형 본초 한의학’의 핵심을 담은 궁합 요리, 약차, 아토피밥 등 맛도 좋지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요리, 영양 손실이 적고 식재료 고유의 성질을 살린 조리법 등을 소개해왔다. 최근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건강에 초점을 맞춘, 86가지의 보양 레시피를 담은 <김소형의 맛있는 보양 밥상>을 출간했다.
독자들에게 직접 책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의학 박사 김소형입니다. 이번 책은 레시피를 만들 때 나트륨과 탄수화물 함량을 조절해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는 분들도 부담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보양식으로 기획했습니다. 입맛에 따라, 계절에 따라 선택해 다양하게 보양식을 즐길 수 있도록 밥이나 탕, 무침, 면 등 보양식의 범위를 넓힌 것이지요. 특별한 날 손님과 함께 즐길 수 있을 만한 고급 레시피를 담고 있지만, 식재료만큼은 최대한 지금 바로 냉장고에서 꺼내올 수 있는 일반적인 것들 위주로 구성했으니 꼭 한번 따라 해보길 바랍니다.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를 통해 우리는 ‘면역력’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면역력이 왜 중요한지, 일상에서 면역력을 올리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면역력은 말 그대로 질병에 걸리는 것을 피하고 스스로 회복하는 힘인데, 한 가지 요소로 쉽게 설명되고 결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면역력은 심리, 신경, 호르몬, 면역세포를 아우르는 인체 시스템의 종합적인 최종 결과물입니다. 나의 마음, 영양 상태, 신경계의 안정, 호르몬 분비의 상호작용 등으로 이뤄지는데, 식품 하나, 영양제 하나, 약 하나로 면역력을 높이는 건 불가능합니다. 다만 매일 건강한 생활 습관을 지키고 몸과 마음이 편해야 결과적으로 면역력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복잡한 면역 시스템을 잘 돌아가게 만드는 매일의 습관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딱 두 가지만 잘하면 되는데요, 바로 잘 먹고 잘 자는 것입니다. 자연 면역에서 소화기관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면역 시스템의 구성 요소 중 70%가 소화기관에 있기 때문인데요, 위와 장은 음식물에 섞여 들어온 각종 미생물과 화학물질을 걸러내고 영양소를 소화·흡수하는 역할을 합니다. 평소 소화가 안 되거나 가스가 차고 변비 또는 설사가 있다면 자신의 식습관을 들여다보고 바꿔보기 바랍니다. 위장관의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면역력을 키우는 첫 번째 지름길이고, 실제로 식습관을 바꾸면 면역력 또한 개선됩니다. 단, 뭔가 더 좋은 것, 새로운 것을 찾으려고 하지 마세요. 우리 몸은 익숙한 음식을 더 좋아합니다.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과식과 야식을 피하는 것이 무엇을 먹느냐보다 중요합니다. 또 한 가지, 잘 자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면역력은 마음을 비롯한 신경계의 안정과 매우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죠. 우리는 일상적으로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습니다. 이는 이완과 회복을 돕는 부교감신경의 활성을 낮추고, 긴장 상태의 교감신경이 활성화됩니다. 그래서 신경계 안정을 위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은 면역력을 높이는 데 아주 중요합니다. 교감신경 흥분으로 몸이 긴장하면 소화기관의 운동 기능도 저하돼 영양소의 소화·흡수를 저해하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식품을 먹어도 그 효과를 충분히 얻기가 어렵죠.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몸의 회복이 이뤄진다는 것을 항상 생각해주세요. 우리 몸의 면역력을 개선하려면 마음이 편해야 하고. 잠을 푹 잘 자고 규칙적인 시간에 소화가 잘되는 익숙한 음식을 건강하게 먹어야 합니다.
계절이 바뀌는 9월, 건강에 있어 어떤 점을 주의하면 좋을까요?
가을에는 든든하고 맛있게 식사하되 열량 섭취와 환절기의 피로를 줄이는 동시에, 기력을 회복시키고 체내 염증 반응을 낮추는 항산화 영양소가 풍부한 식품으로 식단을 구성해보세요. 과일이나 곡물의 섭취는 조금 줄이고, 과일은 껍질까지, 곡물은 도정을 최소화한 통곡물로 섭취하면 좋습니다. 체중 관리가 필요하다면 가을엔 평소보다 식단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합니다. 맛있는 제철 식재료가 가장 풍부한 시기로 절제하지 못하면 살이 찌기 쉽고, 중년 이후의 건강에서 비만은 만성질환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내장지방이 가득한 뱃살은 대사증후군의 가장 강력한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가을에 먹으면 면역력에 도움을 주는 식재료를 추천한다면요?
먼저 표고버섯입니다. “일능이 이표고 삼송이”라는 말이 유명한데, 그중에서도 표고버섯은 가성비 최고의 버섯입니다. 다양하고 풍부한 영양소와 고기 같은 식감, 특유의 향과 맛이 일품이고, 구이, 볶음, 부침, 탕 등 다양한 음식에 부담 없이 쓸 수 있고 보관성도 아주 좋습니다. 말리면 영양소의 응축과 더불어 맛도 한층 깊어지는 장점도 있습니다. 하나 더 추천하자면 전복인데요, 요즘은 예전보다 전복의 가격이 많이 저렴해져 제철인 가을에 즐기기에 부담도 적은 것 같습니다. 보양식에 빠지지 않는 전복은 저지방·고단백 식품으로 콜레스테롤이나 포화지방 걱정 없이 섭취할 수 있는 단백질 식품입니다. 예로부터 전복은 여성에게 좋은 음식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기운이 서늘하면서도 허열을 내리며 기운이 나게 하기 때문에 얼굴 등 상체로 열이 뜨는 갱년기 여성에게도 좋고, 몸이 허하고 피로해 젖이 잘 나오지 않는 산모에게도 전복을 먹였을 만큼 여성의 기와 혈을 보하는 음식입니다. 아미노산뿐만 아니라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아르기닌 등이 풍부하고, 특히 타우린이 풍부해 환절기 피로 해소에 좋고 혈관질환 예방은 물론 눈과 간 건강에도 도움을 줍니다.
<김소형의 맛있는 보양 밥상>
김소형 한의학 박사가 본초에 대해 연구하고 임상을 통해 터득한 것들을 바탕으로 궁합이 좋은 본초와 식재료들을 선별, 나트륨이나 탄수화물 함량 등을 조절해 만든 보양 집밥 레시피를 담았다. 간장, 식초, 조청 등에 본초를 넣은 ‘약념 조미료’ 레시피와 혈액순환 및 해독, 숙면에 효과가 좋은 ‘보양차’ 레시피도 만날 수 있다. 나에게 필요한 효능과 증상에 따라 만들어 먹기 좋은 요리들로, 요리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간단하고 쉬운 조리법으로 구성했다.
김소형, 용감한 까치, 2만2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