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전직 축구 선수 신혜미·양수안나 공동대표는 같은 대학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신혜미 대표는 공부를 더 하고 싶어 대학원에 갔고, 결혼을 했으며 아이를 낳았다. 양수안나 대표는 실업팀 선수를 하다 3년 만에 팀이 해체돼 갑작스럽게 은퇴를 했다. 가는 길이 달랐지만 선수로서 ‘경력 단절’이라는 아픔을 겪은 두 대표는 각자가 직면한 문제와 불편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위밋업스포츠를 창업했다.
“실수는 실패가 아니다. 운동이 주는 삶의 경험”
위밋업스포츠는 어떤 곳인가요?
신혜미 대표(이하 ‘신’) 여성과 아동의 스포츠 참여 확대를 위해 은퇴한 여성 운동선수가 운동을 가르치는 곳입니다. 여성의 운동이라고 하면 ‘다이어트’에 초점이 맞춰진 경우가 많죠. 위밋업스포츠는 여성의 몸을 기능적으로 바라보고 축구, 농구, 주짓수, 럭비, 수영 등 다양한 스포츠 경험을 선사합니다. 특히 ‘팀 스포츠’를 전파하고 싶어 농구와 축구 클래스가 많아요.
왜 팀 스포츠인가요?
신 여성들은 단체 운동이 낯설어요. 학창 시절을 떠올려보면 단체로 했던 운동은 피구 정도일 거예요. 팀 스포츠는 혼자서 잘한다고 되지 않거든요. 이런 운동을 통해 내가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는 방법을 배우게 돼요. 또 넘어지고 실수하는 것에 대해서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방법을 배우죠. 실수에 무뎌지고 이런 것들이 결코 ‘실패’가 아님을 알려주고 싶어요.
위밋업스포츠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양수안나 대표(이하 ‘양’) 위밋업스포츠를 만들 때부터 진행해온 ‘언니들 축구대회’가 있어요. 처음에는 40대 이상인 언니들만 참가할 수 있었어요. 20대부터 참가할 수 있다면 40대가 넘어가는 언니들은 웬만큼 기량이 뛰어나지 않는 이상 뒤에서 박수를 치거나 벤치에 앉아 있게 되거든요. 그래서 나이를 제한했던 건데, 나중에 동생조도 만들었어요. 이렇게 멋진 언니들이 환호를 받으면서 경기를 했으면 좋겠어서요. 물론 동생조에게도 이런 취지를 이야기해요. 이런 화합과 연대가 나타나는 곳이 ‘언니들 축구대회’예요. 매년 개최할 때마다 ‘아, 이러려고 우리가 위밋업스포츠를 하는구나’라고 느껴요.
여성뿐 아니라 아동 스포츠와 관련된 활동도 하고 있죠?
신 네. 나이키는 ‘Made to Play’를 통해 전 세계 아이들의 신체 활동을 장려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어요. 이를 기반으로 한국에서는 ‘액티브 모두(Active Modoo)’라는 프로그램을 론칭했는데, 나이키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운영하고 저희는 프로그램 개발, 코치 트레이닝 및 파견 등을 맡는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단순히 은퇴한 여성 선수가 가르치는 여성 스포츠를 떠나 위밋업스포츠가 특별한 점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양 위밋업스포츠는 전문 강사를 통해 모든 강사에게 성교육, 성 인지 감수성 교육, 장애 인식 교육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위밋업스포츠의 철학과 핵심 가치가 성평등과 스포츠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기 때문이죠.
위밋업스포츠의 꿈은 무엇인가요?
신 수강생들뿐만 아니라 은퇴한 여성 선수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의 장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스포츠는 경력이 단절됐을 때 돌아가기가 특히 더 힘들거든요. 운동 말고는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저희와 함께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또 새로운 길을 찾길 바라요. 또한 지금은 수도권에서만 만날 수 있는 위밋업스포츠를 전국으로 확장하려 노력하고, 해외에서도 이런 활동을 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