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 부탁합니다.
국제 아로마테라피스트 정수현입니다. 아로마테라피 전문 교육기관 ‘리풀리움(REFULIUM)’을 운영하며 대표 강사로 활동하는 동시에 영국아로마테라피센터(ICAA) 강남교육원도 운영 중입니다.
아로마테라피스트는 어떤 직업인가요?
에센셜 오일을 사용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몸과 정신, 건강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가이드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에센셜 오일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보다 이롭게 사용하기 위한 안내자라고 할까요.
아로마테라피, 무슨 뜻인가요?
아로마테라피는 향, 향기를 뜻하는 ‘아로마(aroma)’와 치유요법을 뜻하는 ‘테라피(therapy)’의 합성어로 ‘향기치유’, ‘향기요법’이라고 해요. 그런데 이때 아로마는 모든 향을 이용한 것이 아닌 방향성 식물에서 추출한 방향 성분, 즉 에센셜 오일을 말합니다. 아로마테라피에 사용하는 에센셜 오일은 화학 성분으로 된 복합 화학물로 에센셜 오일마다 가지고 있는 화학 성분에 따라 효능이 달라져요. 화학 성분이 우리 몸에 작용해 몸과 마음에 영향을 주는 것이죠. 예를 들면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라벤더 에센셜 오일은 에스테르계의 화학 성분이 많이 포함돼 있는데 이는 진정 효과가 있어 신경 진정, 불면증에 효과적이죠. 이 밖에도 에센셜 오일이 가지고 있는 화학 성분이 우리의 몸과 마음에 작용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데, 이를 몸의 컨디션에 맞춰 활용하는 것이 아로마테라피라고 할 수 있어요.
아로마테라피의 역사가 궁금합니다.
아로마테라피의 발상지는 프랑스예요. 1930년대 프랑스 화학자 르네모리스 가테포세가 아로마테라피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정의했죠. 그런데 그 이전에도 방향성 식물을 이용했던 이야기들은 있어요. 중세 시대에 흑사병이 유행할 때 흑사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데 방향성 식물을 이용했다는 설이 있거든요. 그래서 방향성 식물을 가까이했던 사람들은 흑사병에 잘 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수도원이나 수녀원에서 라벤더와 베이 로렐 등의 허브를 키워 그 지역 사람들을 치료하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고 해요. 그때 수도원과 수녀원에서 방향성 식물을 키우고 사용하면서 방향성 식물의 재배와 관리를 유지한 것이 지금의 아로마테라피 발전에 기여한 것이죠. 현재까지도 프랑스와 유럽 일대에서는 수도원에서 발전한 아로마 브랜드 제품을 판매해요. 이후 현대에 와서는 프랑스의 의사나 약사들이 치료용으로 에센셜 오일을 사용했고 마거리트 모리라는 아로마테라피스트가 프랑스에서 활동하다가 영국으로 넘어가면서 미용과 접목해 지금의 대중적인 아로마테라피의 토대를 넓혔다고 보면 됩니다.
해외에서는 아로마테라피를 어떻게 활용하나요?
해외에서는 아로마테라피를 대체의학 중 하나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해외는 우리나라보다 오프라인에서 에센셜 오일을 구매할 수 있는 곳과 아로마테라피스트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많아요. 민간요법으로 오래전부터 사용해왔기 때문이죠. 우리나라에서는 소화가 안 되면 매실청을 먹듯이 해외에서는 방향성 식물을 쪄서 바르기도 하고 먹기도 하면서 민간요법으로 발전해왔어요. 식물이 지닌 약리적 효능을 이용해 민간요법으로 적용한 것이죠. 미국은 대체의학 중 하나인 동종요법에서 아로마테라피를 적용하기도 해요. 좀 더 대중화된 에센셜 오일을 보다 쉽게 구매해 아로마테라피를 자신에게 적용할 수 있죠. 약국이나 홀푸드 마켓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 것이 에센셜 오일이거든요. 정말 증상이 심하거나 질병이 생기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지만 가벼운 감기, 컨디션 저조 등에는 에센셜 오일을 사용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해외에서는 아로마테라피스트라는 직업으로 활동하는 사람이 많아요. 또 아로마테라피 클리닉이 잘 운영되고 있죠. 특히 호주와 영국에서는 아로마테라피 마사지 등의 치료를 받으면 의료보험 혜택도 있을 만큼 질병의 예방 및 치료 목적으로 대중화돼 있어요.
아로마테라피가 나라별로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 프랑스, 영국, 한국 등 나라별로 다른 아로마테라피 문화가 있나요?
프랑스, 벨기에 등 유럽에서는 아로마테라피에 관한 전문 지식을 가진 의사나 약사들이 치료 목적으로 처방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로마테라피를 의학적으로 활용하는 것이죠. 유럽 약국에서는 일반 약과 마찬가지로 치료 개념으로 에센셜 오일을 판매하기도 해요. 영국은 아로마테라피 클리닉이 잘 운영되고 있는 곳이에요. 아로마테라피 중 마사지를 치료 목적으로 적용시켰죠. 미국의 경우 아로마테라피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어요. 동종요법, 영양, 운동 등과 결합해 좀 더 대중적으로 일상에 적용시켜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 미국은 간호사가 아로마테라피를 전공,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하고 아로마테라피를 케어하는 전문병원이 있죠. 우리나라는 영국식 아로마테라피가 먼저 들어왔어요. 그런데 영국과 달리 마사지를 통한 에센셜 오일 활용이 아닌 천연 DIY에 관심이 높아 아로마 DIY가 더 발전했고요. 아로마 비누 안 써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한때 유행했던 것 기억하죠? 우리나라에 아로마테라피가 들어온 지도 30년 정도 됐네요. 이후 아로마테라피스로 활동하는 사람도 늘었고, 보다 질 좋은 에센셜 오일 판매·보급화로 점점 더 대중화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로마테라피에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한 책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아로마테라피 교과서>(와다 후미오)를 추천해요. 그리고 좀 더 전문적으로 아로마테라피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면 <아로마테라피 완벽 가이드 3rd 에디션 Vol 1>(살바토레 바탈리아)을 추천합나다.
아로마테라피, 즉 후각을 통해 몸과 마음의 이로움을 추구하는 건가요?
에센셜 오일을 흡입하면 후각을 통해 뇌로 전달돼요. 뇌의 변연계에서 향을 인지하는데, 변연계는 사람의 기억과 감정을 담당하는 기관이에요. 그래서 향을 맡으면 기억과 감정에 영향을 주죠. 좋은 향을 맡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긍정적인 느낌을 받아요. 나쁜 향을 맡으면 기분이 안 좋아지고 그 상황이나 장소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지기도 하죠. 이처럼 향은 우리의 감정에 영향을 줘서 선택에 영향을 미치기도 해요. 좋은 향이 나는 곳에서 일한 사람이 좋지 못한 향이 나는 곳에서 일한 사람보다 일의 능률이 높다는 실험 결과도 있어요. 이처럼 향은 후각을 통해 기억에도 영향을 주죠. 향은 제일 오래 남는 기억 중 하나라고도 하니까요. 향과 관련해 이야기하는 심리학 용어가 있어요. ‘프루스트 현상’인데요, 특정 향을 맡으면 그 향을 맡았던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는 것을 말하죠. 우리는 향과 함께 기억을 만들 수도 있고 추억할 수도 있어요. 이처럼 향과 후각은 우리의 일상에 작지만 큰 변화를 일으키는 데 일조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돼요. 아로마테라피가 우리 삶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해 질병 예방은 물론 치유, 치료 효과까지 얻는 것은 온전히 우리의 선택에 달렸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