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중2부터는 고교학점제가 전면적으로 적용된다. 중3과 고1도 고교학점제가 부분적으로 적용되고 있어 현재 중3 학생이 대입에서 재수라도 하게 되면 새로운 대입 제도로 시험을 치러야 한다. 앞으로 정시 변별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예측과 현재 중2 이하 학생은 정시가 아예 사라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와서 수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수시 대비를 위한 전략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을 위주로 한 학교생활기록부(생기부 또는 학생부) 관리에 높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자기소개서 폐지 학교생활기록부가 관건
유정임(이하 ‘유’) 2024학년도 입시부터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자기소개서가 폐지됐습니다. 그동안 자기소개서가 학생들에게 부담은 됐겠지만, 대입에서 학생을 평가할 자료가 줄어들었다는 문제도 지적됩니다. 자기소개서 폐지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백재훈(이하 ‘백’) 학생을 선발하는 입장에서는 어떤 자료라도 더 많이 제공되는 것이 판단하는 데 유리하겠죠. 그래서 대학들은 그동안 많은 전형에서 자기소개서를 요구해왔습니다. 학교생활기록부(이하 생기부)에 미처 나타나지 않는 정보가 자기소개서에서 드러날 때도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동아리 활동에서 병아리 부화 실험을 진행했던 경험은 생기부에는 한 줄로 기록되지만, 병아리들이 알을 깨고 나오는 장면을 밤새도록 마음 졸이며 지켜봤고, 생명의 의미에 감동했다는 식의 느낌은 자기소개서가 아니면 전달되기 힘들거든요. 그런 장점도 있지만, 최근 자기소개서가 점점 뻔하게 정형화된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어떤 경험을 강조한 학생이 의대에 붙었다는 소문이 퍼지면 학생들의 자기소개서에 그 내용이 모두 들어가는 식이죠. 더 심각한 문제는 학생들의 자기소개서가 부모들의 숙제로 전락했다는 소문 혹은 의심입니다. 학생들이 자기소개서를 평가해달라고 가져온 것을 읽어보면 확실히 어른의 손길이 느껴지는 경우도 많았거든요. 학생이 직접 작성하지 않은 자기소개서가 대입 자료로 제출된다면 심각한 문제죠. 그런 의미에서의 폐지라고 보면 될 듯합니다.
유 항간에는 자기소개서를 만들어주는 전문가도 있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돌 정도였으니 문제가 됐겠죠. 어쨌든 자기소개서가 폐지되면서 생기부의 중요성이 더 부각되고 있는데요, 정말 입시에서 생기부의 기록 내용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까요?
백 우리나라에서 대학에 가는 방법은 크게 3가지입니다. 첫째, 수능을 잘 봐서 정시로 가는 방법. 가장 깔끔해 보이지만 어마어마하게 늘어난 재수생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둘째, 생기부의 다른 내용을 보지 않는 교과전형으로 가는 방법입니다. 우수한 내신 성적을 받으면 되는데 대부분 지방대학이 선호하는 방법입니다. 서울의 상위권 대학만 놓고 보면 순수한 교과전형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학교마다 수준의 편차가 있으니 내신을 똑같이 비교할 수는 없다고 보는 거죠. 셋째, 대부분의 서울 지역 대학이 가장 선호하는 학생부종합전형입니다. 내신 성적도 볼 수 있고, 생기부에 기재된 다양한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발하겠다는 전형이죠.
유 지난 정부에서 수능을 치르는 정시전형을 확대하겠다고 말한 걸로 기억하는데요?
백 그랬는데 전혀 현실성이 없었습니다. 여전히 대학들은 정시보다 수시를 선호하고, 수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을 가장 많이 선택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기소개서가 폐지되고, 생기부에서 출신 고교가 블라인드 처리되니까 대학 입장에서는 학생들에 관한 정보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겁니다. 결국 생기부 기록 사항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내신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습니다만 대학들이 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을 혼재해 사용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생기부의 중요성이 강화되겠죠.
백재훈 ㈜다선교육 입시연구소장
전 ㈜유레카 논술 총괄 본부장
전 ㈜타임교육 미래탐구
입시연구소장
유정임 ㈜뉴스1 부산경남 대표
<아이가 공부에 빠져드는 순간> 저자
네이버 블로그 <아이가 공부에 빠져드는 순간> 운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