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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의 프로포폴과 대마 의혹

이번엔 유아인이다. 프로포폴로 시작된 수사는 대마까지 이어졌다. 현재 양성반응이 나온 상태. 광고계와 영화계가 손절을 시작했고, 유아인은 침묵 중이다.

On February 2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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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가 없네?”
최근 배우 유아인의 마약 의혹이 제기되자 네티즌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평소 SNS를 통해 사회문제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그였기에 프로포폴과 대마 투약 의혹은 더 뼈아프게 와닿는다. 일각에서는 ‘표적 수사’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수사 당국 안팎에서는 ‘정상적인 마약 사건 수사 방식’이라는 풀이다.

프로포폴 의혹이 그 시작이었다

경찰은 최근 유아인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1년 초부터 유아인이 여러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한 기록이 지나치게 많다고 판단, 경찰에 수사 의뢰를 했기 때문.

그리고 지난 2월 5일, 경찰은 인천국제공항에서 귀국하는 유아인을 임의동행 형식으로 조사했다. 유아인의 모발과 소변 등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마약류 관련 성분 정밀 감정을 의뢰한 것. 2월 8〜9일 강남구·용산구의 병·의원 여러 곳을 압수수색해 의료 기록도 확보했다.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이미 공항에서부터 증거가 나왔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뤄진 간이 소변검사(AccuSign)에서 THC 양성반응이 나온 것. 환각 증세를 일으키는 THC는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규제를 받는 물질이다. 대마는 기본적으로 환각성·중독성이 강한 마리화나와 THC 성분이 0.3% 미만인 헴프로 분류된다. 국내법은 2가지 모두 의료진 처방 없는 사용을 금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유아인의 마약류 정밀 감정 결과에서도 소변에서 일반 대마 양성반응이 나왔지만, 정작 프로포폴은 음성반응이 나왔다.

마약 사건 경험이 많은 한 검사는 “대마 성분은 보통 일주일, 길면 10일이면 소변에서 기록이 잡히지 않고, 프로포폴은 3~4일만 지나도 체내에서 사라져 소변검사로 확인이 어렵다”며 “대마 양성반응이 나왔다는 것은 최근 대마를 흡입했다고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여행을 마치고 2월 5일 입국하다가 경찰에 입건돼 미국 등에서 대마를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모발검사 결과가 나오려면 10여 일 정도 더 필요하다. 앞선 검사는 “모발은 마약을 한 시점에 머리카락의 성장 지점에서 마약이 확인되기 때문에 머리를 삭발하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6개월~1년 내외의 투약 시점과 투약량을 추정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사건의 시작점이었던 프로포폴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법조계에서는 ‘처방 기록’이면 충분히 처벌이 가능하다고 한다. 마약 사건 경험이 많은 한 판사는 “프로포폴은 병원 등의 기록이나 관계자의 진술로 ‘의료 목적 외로 투약했다’고 입증하면 된다”며 “대부분의 프로포폴 사건은 기소되면 유죄가 선고되는 게 일반적”이라고 답했다.

갑자기 귀국 일정 미루고… 수사는 ‘속도전’

경찰은 유아인과 관련해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 중이다.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을 받는 유아인이 귀국 일정을 당초보다 이틀 미루는 등 수상한 지점이 있었기 때문. 따라서 경찰은 유아인이 소변검사와 체모검사 등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되는 것을 막으려고 귀국 일정을 늦춘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경찰이 사전에 유아인 신체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뒤 곧바로 유아인의 소변과 모발 등을 확보한 이유이기도 하다.

유아인의 휴대전화도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에 돌입했다. 앞선 검사는 “마약 사건의 수사는 ‘마약 구매 관련 내용’을 확보하는 것과 ‘함께 마약을 투약한 사람 리스트’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휴대전화 속 내용에 따라 수사가 확대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속사 UAA 측은 “모든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예정”이라면서도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 그런 가운데 ‘대마 양성반응’이 나옴에 따라 광고계·OTT업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앞서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까지는 ‘지켜보자’는 반응이었다면, 대마 양성반응 후에는 광고 철회 움직임이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


그간 각종 소신 발언을 통해 사회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으며
그로 인해 많은 대중의 지지를 받았음에도 왜 본인의 의혹에 대해서는 이다지도 침묵하는가.
자신의 직업과 삶에 대한 남다른 소신과 철학을 보여줬던 ‘인간 엄홍식’은 어디로 자취를 감추었는가

-‘유아인 갤러리’ 측 입장

유아인을 본뜬 가상 인간 모델을 제작하는 등 거액을 들여 그와 관련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던 패션 브랜드 플랫폼 회사는 광고를 내렸다. 유아인을 모델로 내세운 제약 회사 역시 최근 홈페이지, 유튜브 채널 등에 게재된 비타민 광고에서 그와 관련된 사진을 모두 없앴다. 유아인이 모델인 아웃도어 브랜드 회사 역시 광고를 내렸다.

OTT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넷플릭스는 유아인과 작업했거나 작업을 예정한 작품이 모두 3편에 이른다.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와 드라마 <종말의 바보>(감독 김진민) <지옥 2>(감독 연상호) 등인데, 이미 촬영이 끝난 <승부>는 당장 콘텐츠 공개에 차질이 예상된다. 바둑계 전설의 승부를 그린 것인데, 이병헌·유아인 주연으로 올해 2분기 내 넷플릭스 공개가 목표였다.
지난 2월 9일에는 디시인사이드 바둑 갤러리가 성명을 통해 “배우 유아인이 이창호 국수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다는 것은 이창호 국수의 명예가 심대하게 손상될 우려가 있는 만큼, 팬들은 유아인이 경찰 수사를 통해 결백이 입증될 때까지 영화 <승부>의 개봉을 무기한 연기할 것을 넷플릭스 측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입장을 낼 정도다. <종말의 바보> 역시 지난해 촬영을 마무리한 뒤 후반 작업 중이었는데 공개 연기 가능성이 거론된다. 오는 6월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었던 <지옥 2>도 제작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팬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유아인 갤러리’는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그간 사회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으며 그로 인해 많은 대중의 지지를 받았음에도 왜 본인의 의혹에 대해서는 이다지도 침묵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본인의 병역 의혹이 불거졌던 2017년 소속사를 통해 ‘(연예인 등 특권층이) 더 많은 것을 누리고, 더 많은 권리와 더 나은 대우를 요구하면서도 국민으로서 가지는 의무를 저버리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힌 바 있다”며 “유아인은 지금 스스로의 말을 지키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유아인의 수사 과정이 일거수일투족 언론을 통해 공개되는 현 상황은 ‘피의 사실 공표죄’에 해당한다”며 “이미 ‘무죄 추정의 원칙’은 사라진 지 오래며 유아인을 향한 수사 기관과 언론 그리고 대중의 융단폭격은 쉴 새 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취재
서환한(프리랜서)
사진
uaa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2023년 03월호
2023년 03월호
에디터
하은정
취재
서환한(프리랜서)
사진
uaa 제공,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