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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곁에는 언제나 이미도

경쾌한 봄의 바이브를 지닌 배우 이미도. 다양한 작품 속 배우로, SNS와 유튜브를 운영하는 인플루언서로, 화목한 가족의 엄마로! 남보다 시간을 세 배로 돌려 사는 그녀의 진짜 얼굴에 대해.

On February 2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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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앤아더스토리즈.

지난한 겨울이 지나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3월입니다. 당신이 기대하고 목표하는 3월은 어떤 모습인가요?
돌이켜보면 지난겨울은 유난히 춥고 길게 느껴졌어요. 제 바이오리듬이 어딘가 모르게 다운되는 시기였나 봐요. <우먼센스> 커버 촬영을 시작으로 힘차게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 들어요. 드라마도 새롭게 시작하고, 곧 예능 <라디오스타>와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 출연할 계획이고요. 따스하고 설레는 봄바람과 함께 좋은 일이 가득할 것 같아요.

SBS 드라마 <꽃선비 열애사> 방영을 앞둔 요즘, 어떻게 지내요?
최근 근무 환경이 매우 좋아요. 잘생긴 꽃선비들 사이에서 연기하고 있거든요. 한양의 객주 이화원이란 곳에서 펼쳐지는 청춘들의 상큼발칙한 미스터리 로맨스물이에요. 전 어려서 부모를 잃은 주인공 ‘윤단오’의 유모, ‘나주댁’을 맡았어요. 대본이 재미있으면 연기하기 정말 재밌거든요. 매력적인 작품이 될 거라 기대해요.

전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패뷸러스>에서는 국내 톱 셀렙의 스타일을 담당하는 슈퍼스타 스타일리스트 ‘홍지선’ 역을 맡았어요. 대행사에서는 슈퍼 갑으로, 담당 연예인 앞에서는 쩔쩔매는 을을 오갔죠. 드라마 <18 어게인>에서는 직설을 날리며 연애를 즐기는 이혼 전문 변호사를, <오 마이 베이비>에서는 결혼을 부정하다가 덜컥 들어선 쌍둥이 덕에 독박 육아하는 엄마로 분했고요. 공통적으로 이미도의 연기는 극에 활기와 현실성을 더해요. 하이퍼리얼리즘이죠. 캐릭터에 접근하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나요?
제가 끼가 많아서 순간적인 애드리브에 능할 거라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사실 전 주어진 대본에 굉장히 충실한 편이에요. 대본 속에서 캐릭터를 찾으려고 노력하죠. 그래서 평소에 주변을 많이 살펴요. 이를테면 예능 <나는 솔로>처럼 리얼리티 연애 프로그램을 즐겨보면서 캐릭터에 대한 힌트를 얻곤 해요. 워킹맘인 제 얘기도 적극 녹이고요. 많은 상황과 사람을 관찰하면서, 캐치한 부분을 쌓아내다 보면 캐릭터가 단단해진다고 믿어요.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은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은 블랙코미디 장르물입니다. 배우 이정현·서영희와 함께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이기도 하고요.
드라마에선 여성이 주를 이루는 작품이 많지만, 영화계에서는 이제 조금씩 늘어가는 추세죠. 여자들의 풍부한 서사로 극이 완성되는 작품이라 제게도 의미가 깊었어요. 그리고 누군가 제게 이상형을 물어보면 늘 양동근 선배님을 얘기할 정도로 오랜 시간 팬이었는데, 함께 촬영하게 되어 너무나 행복하고 영광이었어요.

작년 말에 개봉한 영화 <통영에서의 하루>는 주연으로 이름을 올린 또 다른 작품이에요. 최근에는 보지 못했던 이미도의 낯선 얼굴이었습니다. 통영에서의 시간은 어땠나요?
제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건넬 수 있는 역할에 욕심이 나요. 아직 개봉하지 않은 영화 <싱글 인 서울>도 그래서 택했죠. <통영에서의 하루>도 예산이 큰 영화는 아니었지만 캐릭터에 마음이 갔어요. 우리의 찬란했던 지난 시간을 바라보고 또 새롭게 나아가는 여자들의 성장 스토리거든요. 누구나 그리운 시절이 있잖아요. 함께 출연한 유인영 배우와도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공감하면서 울기도 했어요. 출연자끼리 교감하면서 촬영한 작품이라 개인적으로 의미가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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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숄더 톱·이어 커프 모두 자라, 팬츠 딘트,해수엘, 샌들 마이클 마이클 코어스.

배우 이미도를 떠올리면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연상됩니다. 배우로서 자신의 무기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나요?
많이 고민해봤는데 밝고 건강한 에너지를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친근함이요. 제 연기를 보면서 ‘내 이야기 같다’고 공감해주실 때, 희열을 느끼죠. 제가 지금 배우로 열심히 활동하면서 인플루언서로도 활동하고 있거든요. 계속 그 공감을 이어가고 싶어서예요.

수많은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지만, 하고 싶은 역할이 악역이라 밝힌 바 있어요. 당신이 기대하는 악역은 어떤 모습인가요?
오늘 화보에서 촬영한 ‘누군가를 쓱 해치울 것 같은’ 모습이요! 남편이 자주 하는 말이 있거든요. “미도 씨는 정말 악역을 해야 한다”고요. 부부 싸움을 할 때 보여주는 이 강한 눈빛을 자신만 알긴 너무나 아깝다고 하네요.(웃음) 제가 또 건강한 신체를 지녔잖아요? 강한 액션도 문제없이 할 수 있어요.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는 ‘#엄마의개인생활’ 시리즈가 인기예요. 고 된 엄마의 시간을 유머로 승화시키면서 공감을 이끌었어요.
시작을 더듬어보면 아이가 돌 전후 즈음이었나, 뮤직 페스티벌에 갔을 때였어요. 아이만 바라보느라 정신없이 살 때니까 그런 휴식이 얼마나 좋았겠어요? 그때 남편이 엄마가 아닌, 평소의 저대로 해보라 하더군요. 우리가 생각하는 보통 엄마의 모습이 있잖아요. 전형적으로 아이를 위해 희생하며 돌보는 모습이요. 그런 모습과는 반대로 아이 앞에서 신나게 즐기는 저를 촬영해 SNS에 공유했더니 많은 이들이 좋아해주셨어요.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나요?
덕분에 웃고 또 에너지를 얻는다는 말이요. 어찌 보면 육아란, 부모의 외로운 싸움이잖아요. 다들 잘 키우고 싶어서 노력하지만 쉽지 않죠. 힘들 때 제 SNS를 보고 웃으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응원 댓글을 받으면서 큰 힘과 위로를 얻어요.

늘 누가 촬영했는지 궁금했어요. 어쩜 이렇게 기발한가 싶었거든요.
모두 남편과 치열하게 고민해 촬영한 결과물이에요. 한때 영화 마케팅 관련 일을 하던 사람이라 아이디어가 좋고 콘텐츠 완성도에 신경을 많이 써요. 매번 진심을 다해 연기하라며, 세세하게 디렉팅해서 덕분에 싸우기도 했지만요. 아이의 성장 사진과 가족의 소중한 추억을 많이 남겼어요.(웃음)

유튜브 채널 <아마도이미도>에 다양한 일상을 공유하고 있어요. 그중에서 가장 애정하는 영상을 꼽는다면요?
춤추는 ‘미도로빅’ 영상이요! 운동을 좋아하는데 출산 후 시간이 전혀 나질 않는 거예요. 또 운동하러 갈 에너지도 바닥이고요. 집에서 쉽고 재밌게 웃으면서 따라 할 수 있는 영상을 만들고 싶었어요. 함께 출연하는 순이는 제 여동생이고, 덕이는 고등학교 친구예요. 진짜 친한 사람들과 함께 재밌게 작업하니 저 역시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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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커트 모두 손정완, 이어링 케이트앤켈리,해수엘.


처음에는 인플루언서란 말이 어색했는데 그 단어 뜻을 검색해봤더니
‘영향력 있는 사람’이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구나,
즐겁게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연기 잘하는 배우이자 SNS를 통해 웃음과 공감으로 소통하는 친근한 사람이고 싶어요.

SNS로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그 전과 달라진 점이 있나요?
브랜드와 협업한 SNS 콘텐츠 광고를 진행했을 때, 담당자가 “인플루언서님, 감사합니다”란 메시지를 보내주셨어요. 그때까지 제 직업을 연기하는 배우라 생각하면서 살아왔거든요. 인플루언서란 단어가 어색하고 낯설게 느껴지는 거예요. 한참 고민하다가 단어 뜻을 검색해봤더니 ‘영향력 있는 사람’이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구나, 스스로 생각하게 됐어요. 지금은 두 번째 직업이라 생각할 만큼 에너지를 쏟고 있죠.

지금의 모습과 밝고 건강한 에너지를 주는 선한 영향력을 지닌 사람이란 뜻이 잘 어울려요.
저는 제가 연기뿐 아니라 사람들과 공감하는 코드를 잘 찾아내고, 아이디어도 많다는 걸 깨달았어요. 콘텐츠를 기획해 촬영하고 편집하는 실행력도 지녔죠. SNS와 유튜브를 통해 새로운 재능을 알게 된 거예요. 재밌고 신나니까 더 열심히 하게 돼요.

어느 인터뷰에서 “아이는 엄마, 아빠의 삶에 함께한다”라고 가족관을 밝힌 적 있어요. 그 육아관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을까요?
저희는 엄마, 아빠의 삶 속에서 아이가 존재한다고 여겨요. 저희가 열심히 사는 모습을 아이가 보면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 믿거든요. 최근에 영어를 못하는 유튜버가 해외에서 영어를 배우는 과정을 담은 브이로그를 보면서, 제 지난 꿈을 돌이켜보게 됐어요. 생각해보면 아이가 있더라도 못 갈 이유는 없잖아요? 누군가는 아이의 교육을 위해 조기 유학을 가지만, 저는 제 발전을 위해 아이를 데려가는 거죠. 접근 방식이 조금 달라요. 일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봐야 하지만요. 어학연수는 제가 가장 최근에 세운 계획이고, 목표이자 꿈이에요.

기대되네요!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건 쉽지 않은데, 이 와중에 틈틈이 운동하고, 목표를 위해 영어 공부를 해요. 넘치는 에너지의 비법이 있을까요?
엄마의 영향 같아요. 세 자매를 키우며 자신의 일을 하신 슈퍼맘이거든요. 가족끼리 얘기하길, 저희 엄마는 남보다 인생을 세 배 더 살았다고 할 만큼 지금도 열정적이세요. 나이가 드니까 제게서 그런 엄마의 모습이 엿보여요. 아이도 제 손으로 일일이 보살피고, 본업을 하고, 본업 같은 부업도 해내고, 틈틈이 사람들을 만나요. 40대에 들어선 지금이 제일 열심히 살아야 하는 시기 아닐까 해요.

모든 순간 100%의 에너지를 쏟으면 방전되곤 하잖아요.
맞아요.책과 영화를 좋아하는데, 머릿속에 해야 할 것이 가득 찰 땐 그마저도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즐길 여유가 없는 거죠. 그래서 억지로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스케줄에 넣어요. 온전히 쉬는 시간에는 휴대폰 메시지 답장을 잠시 미룰 만큼 날 위해 써요. 눈에 보이는 빨래와 설거짓거리도 미루고요. 괜히 불혹이 아닌가 봐요. 인생을 보는 관점이 자리 잡힌다고 해야 할까요?

이를테면요?
마흔 무렵 주변 상황과 제 마음이 요동쳤어요. 누구나 20대는 삶을 알아가는 시기를 겪고, 30대부터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늠하죠. 40대에 들어서면 직장이든, 결혼이든 10년 차 경력직이 돼요. 저마다의 고민과 번아웃이 밀려오는 시기예요. 그 시기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헤쳐나가면서 나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는 것 같아요.

깊게 공감 가네요. 감자왕으로 지칭되는 남편은 유튜브에도 자주 등장해요. 그는 어떤 방식으로 당신을 응원해주곤 하나요?
남편의 장점은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는 것이에요. 제가 어떤 일에 직면했을 때, 저와 대화를 나누며 저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해줘요. 제 이상형이 양동근 선배님을 비롯해 배우 마동석 선배님의 외모에 유희열님 같은 감성을 지닌 남자였는데, 딱 그런 사람이에요.

유튜브 콘텐츠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이 남편과의 ‘케미’였어요. 우리가 쿵짝이 좀 잘 맞는구나,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혹시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을 보셨나요? 거기서 남편이 아내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장면이 나와요. 보통 가부장적인 남편이라면 “당신은 아이들을 지켜, 난 적을 물리칠게”라고 하겠죠. 제 남편도 저도 함께 의지하고 서로를 응원하며 성장할 수 있는 관계예요.

유쾌함을 잃지 않는 비결이 있나요? 유년기 당신에게 영향을 끼친 것이 있다면요?
제가 다복하고, 따스하고 밝고, 건강한 에너지가 넘치는 가정에서 자랐어요. 어렸을 적에는 당연하다고 여겼는데, 애를 키우다 보니 특별한 경우란 걸 깨달았죠. 아이를 키우면서 몸으로 놀아줄 때, 열나는 아이를 새벽에 간호할 때도요. 부모님에게 받은 사랑을 그대로 아이에게 돌려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부모님에게 감사해요.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란 말이 있죠. 아이가 나를 닮았으면 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아이가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어서 “뭘 보고 있어?” 물었더니, “바람 부는 거”라고 말하더라고요. 그때가 말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을 때였어요. 그런 감성을 지닌 아이라서 너무나 감사하죠.

마지막으로 배우 이미도에게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묻고 싶었는데, 그런 순간이 아닐까 싶네요.
세 식구가 함께 주말에 잠옷 차림으로 늦은 아침을 먹을 때, 남편과 아이가 물장구를 치면서 목욕할 때, 사소한 잔소리를 남편에게 하고 있을 때! 마치 영화처럼 느껴지는 가족의 평범하고 일상적인 삶에 정말 감사함을 느껴요. 내가 꿈꾸던 삶을 살고 있구나, 이런 순간이 이어지는 것이 행복이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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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 슈트·롱 가죽 재킷 모두 자라, 이어링 케이트앤켈리, 아티카.

CREDIT INFO
에디터
박소현
사진
천영상
스타일링
조아라
헤어
이수(메이븐 바이 범호)
메이크업
린(제이와이)
2023년 03월호
2023년 03월호
에디터
박소현
사진
천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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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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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메이븐 바이 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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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제이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