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때리는 개그우먼들
개그우먼 오나미와 이은형이 축구 유니폼을 입었다. 그 순간만큼은 개그우먼이 아닌 풋살 팀 ‘FC개벤져스’(이하 ‘개벤져스’)의 자랑스러운 팀원이다. SBS 스포츠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에서 활약하는 두 사람은 일반 예능에서와 달리 시종일관 진지하다. 웃음기를 덜어내고 오롯이 경기에만 집중한다. 요즘 풋살에 푹 빠졌다는 두 사람을 만났다. 인터뷰를 마친 뒤에도 풋살을 주제로 한 대화가 이어졌다. 두 사람, 진심이다.
SBS <골때녀> ‘개벤져스’의 경기는 눈물의 연속이었습니다. 팀원들이 모든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모습이었죠.
오나미(이하 ‘나미’) 혼자만의 힘으로 이룬 건 하나도 없어요. 서로 장점을 살려주고 단점은 보완하면서 경기를 이어갔어요. 팀 경기이다 보니 하나가 되는 게 중요했어요. 그래서인지 한 명이라도 경기를 잘 이끌면 크게 기뻐하고 축하해주는 분위기였죠. 만일 어느 한 명이라도 자신이 돋보이겠다는 욕심이 있었으면 지금처럼 관계가 끈끈해지지 못했을 거예요.
이은형(이하 ‘은형’) 우리 팀의 가장 큰 강점은 팀원을 원망하지 않는 거예요. 항상 연습이나 경기가 끝나면 연락을 주고받아요. 특히 그날 실수한 팀원에겐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져요. 혹여나 자책하고 위축돼 있을까 봐 걱정해요. 개그우먼들의 성향인 것 같아요. 대학로 소극장에서부터 우여곡절을 겪었다는 공통분모가 있어 결속력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거든요. 동료 의식이 풋살에서도 드러나는 것 같아요.
이은형은 뒤늦게 합류했는데 이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요?
은형 실력 차이 때문에 속상했어요. 제 존재가 팀에 방해되는 것 같았죠. 그래서 연습에 더 매진했어요. 제 몫을 다하기 위해선 연습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했어요.
나미 은형 언니가 노력을 정말 많이 했어요. 팀원들이 입을 모아 ‘피나는 노력’이라고 말했어요. 훈련받다가 고관절이 안 좋아져 운전을 못할 정도였대요. 최근에 은형 언니가 헤딩골을 넣었는데, 그동안 애썼던 게 생각나서 마음이 뭉클했어요.
팀워크가 중요한 스포츠입니다. 직접 해보니 어떤가요?
나미 생각보다 더 끈끈해지는 느낌이에요. 모두 개그우먼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함께 개그 무대에 섰던 건 아니에요. 그런데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들 같아요. 친구나 동료라기보다 가족 같은 느낌이죠. 신기한 관계예요.
은형 엄밀히 따지면 개그는 개인 플레이예요. 자신이 맡은 개그 코너를 기획하고, 아이템을 정하니까요. 또 웃기기로 소문난 개그맨 5명이 한 팀이 돼 코너를 기획하면 오히려 성공하기 어려워요. 각자 하고 싶은 게 다르니까요. 누군가는 개그를 받쳐주는 역할을 해야 하고, 누군가는 터뜨리는 역할을 하는 등 각자 역할을 만들어야 해요. 그런데 풋살은 공격을 잘하는 사람, 수비를 잘하는 사람, 골키퍼 등 팀원마다 역할이 명확하게 나뉘어 있어요. 그래서 호흡을 잘 맞추면 완벽한 원팀이 되죠. 우리 ‘개벤져스’처럼요.(웃음)
<골때녀> 출연자 중 최고 실력자를 꼽으면요?
은형 (조)혜련 선배요. <골때녀> 모든 출연자가 대단하지만, 골키퍼로 혜련 선배를 따라갈 사람이 없다고 생각해요. 단연 1등이죠. ‘개벤져스’의 강점은 조혜련 선배가 있다는 거예요. 골키퍼는 마지막 수비수예요.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어요. 혜련 선배는 50대 중반 나이에도 몸 사리는 법이 없어요. 실전 경기에서 공을 막기 위해 양옆으로 다이빙 연습을 해요. 젊은 친구들도 다칠까 봐 잘하지 않는데 혜련 선배는 달라요.
나미 저도 혜련 선배의 의지에 감동할 때가 많아요. 풋살뿐 아니라 후배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존경스러워요. 코미디계의 굵직한 대선배인데도 모든 팀원과 동등한 위치에서 말씀하시고,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세요. 혜련 선배가 굳건하게 자리를 잡아준 덕에 우리 팀의 분위기가 더 좋은 것 같아요.
핵심은 리듬감!
경기마다 치열한 접전 끝에 승패가 가려지는 <골때녀>. 실점에 좌절하고 득점에 함께 울고 웃는 출연자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이 꼽는 방송의 감동 포인트다. 이들은 방송 스케줄 외에 따로 시간을 할애해 훈련과 연습 경기를 이어가고 있다. 풋살을 사랑하는 마음이 한데 모여 이룬 성과다.
팀 훈련 시간엔 어떤 연습을 하나요?
나미 연습 경기와 본경기에 대비해 체력 단련을 해요. 다양한 훈련을 하는데, 저는 리듬감을 익히는 데 집중해요. 경기하다 보니 리듬감이 굉장히 중요하더라고요. 제게 공이 와도 몸치여서 놓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득점 기회가 있어도 공을 찰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아쉬웠고요. 사실 몸치여서 덕을 보기도 해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때 공을 차서 골을 넣은 적이 있으니까요.(웃음) 하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고, 합을 맞추기 위해선 리듬감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은형 경기를 앞두고 있을 땐 일주일에 서너 번씩 모여 훈련을 받아요. 팀 훈련은 스케줄에 맞춰 진행해요. 모두 모이기 힘들 때는 참석할 수 있는 팀원끼리 연습하죠. 드리블 연습과 체력 훈련에 많은 시간을 쓰는 것 같아요. 훈련 중 사다리 스텝이 가장 힘들어요. 그런데 발의 움직임이 민첩해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훈련이라고 해요. 훈련에서 배운 스킬이 경기에서 빛을 볼 때 제일 뿌듯해요. 공에 발만 대는 연습을 6~7개월 했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나미가 공에 발을 대서 득점이 난 적이 있어요. 그런 그림이 나올 확률이 굉장히 희박한데도 가능성을 믿고 연습한 거였어요. 훈련을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를 한 가지 깨달은 날이에요.
이영표 감독만의 특훈이 있나요?
나미 인터벌 러닝(빠르게 뛰기와 천천히 뛰기를 반복하는 러닝)을 많이 해요. 훈련이 끝날 때마다 맥박을 체크하면서 체력을 확인하고 있어요.
은형 이영표 감독님이 ‘개벤져스’ 팀과 처음 만났을 때 경기마다 패배하는 이유를 분석해 왔어요. 가장 큰 요인으로 체력을 꼽으셨죠. 우리 팀의 평균 나이가 40대예요. 제일 어린 팀원도 40대가 됐어요. 평균연령이 높다 보니 다른 팀에 비해 체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기초 체력을 증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풋살을 잘하기 위해선 별도의 운동도 필요할 것 같아요.
나미 연습을 꾸준히 해요.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꾸준히 하지 않으면 정체돼요. 오래 쉬면 실력이 떨어지기도 하고요. 저 같은 경우엔 기초 체력 운동을 매일 해요. 조금씩이라도 체력을 만들어야 연습 때 지치지 않아요. 이영표 감독님이 강조하신 생활 패턴도 지키려고 해요. 늦어도 새벽 2시 전에는 취침해야 다음 날 개운한 몸으로 훈련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은형 한창 훈련할 땐 금주를 실천해요. 술 마신 다음 날 훈련하면 너무 힘들더라고요. 저만의 생활양식이 있었는데, 이젠 훈련과 경기에 맞춰 살아요. 경기 직전에 토마토파스타를 먹으면 운동 능력이 향상된다고 해서 집에 쌓아뒀어요. 생각해보니 제가 헤딩골을 넣은 날도 토마토파스타를 먹었더라고요.(웃음) 무엇보다 연습 게임을 많이 해보려고 해요. 실패해도 계속 뛰면서 감각을 익히려고 노력해요. 팀 훈련 시간에 연습해도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많이 다르거든요.
두 사람에게도 ‘축린이(축구+어린이)’ 시절이 있었죠. 입문 초기에 가장 어려웠던 건 무엇인가요?
나미 처음엔 무서워서 몸싸움을 피했어요. 상대 팀원과 몸이 부딪칠 때면 즉시 사과를 했죠. 저와 몸싸움을 벌이다가 상대 팀원이 넘어진 적이 있어요. 자리에 멈춰 괜찮냐고 물어봤어요. 심판이 휘슬을 불지 않아 경기가 계속 진행되는 상황이었어요. 그 모습을 지켜본 이영표 감독님이 “오나미, 착한 척하지 마”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셨어요. 경기가 중단된 상황이 아닌데 공을 두고 다른 행동을 하는 태도를 지적한 거죠. 당시엔 이해가 잘 안 됐는데, 경기를 이어오면서 초기에 제가 했던 행동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경기를 유리하게 이어가기 위해선 어느 정도 몸싸움이 필요하고, 이를 기피해선 안 된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은형 저는 뛰는 것 자체가 힘들었어요. 태어나서 한 번도 오랜 시간 뛰어본 적이 없거든요. <골때녀> 방송분을 모니터링하는데 뛰는 모습이 어색하더라고요.(웃음)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기초 체력을 위해 수시로 뛰는 연습을 이어가고 있어요.
나미 그런 면에서 은형 언니가 방송 취지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한 단계씩 성장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니까요. 축구 코치인 남편이 은형 언니 패스를 보면서 너무 좋다고 칭찬했어요. 언니와 훈련하면서도 느끼는 바가 있어요. 은형 언니는 패스를 정확하고 예쁘게 할 줄 알아요.
풋살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나미 집중력이요. 경기에서 이기는 중이라고 자만하거나 반대로 불리한 상황이라고 포기하면 안 돼요. 끝까지 집중력을 놓지 않고 경기에 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모든 감독님이 같은 말씀을 하셨어요. 항상 0 대 0이라고 생각하면서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하셨죠. 언제든 스코어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긴장감을 늦추면 안 돼요.
은형 전적으로 공감해요. ‘개벤져스’ 경기 때 나미가 역전골을 넣은 날이 있었어요. 경기 종료 5초 전에 이룬 득점이에요. 끝까지 간절함을 갖고 경기에 집중한 덕이라고 생각해요.
풋살에 진심인 두 사람을 본 남편들의 반응이 궁금해요(이은형은 2017년 동료 개그맨 강재준과 결혼했고, 오나미는 2022년 9월 축구 선수 출신 박민과 웨딩마치를 울렸다).
은형 초반에 (강)재준 오빠가 걱정을 많이 했어요. 제가 운동에 소질이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라서 팀에 피해를 입힌다는 생각에 자책하진 않을까 싶었대요. <골때녀> 출연을 앞두고 훈련을 받을 때 “연습 많이 해야겠다”고 농담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꾸준히 풋살 연습을 나가는 걸 보곤 놀란 눈치였어요. 또 회차를 거듭할수록 점점 자세가 나아지는 것 같다면서 신기해했어요. 무엇보다 제 몸이 슬림해지니까 존경스럽다고 하더라고요.
나미 남편이 제 열정을 인정해줘요. 또 <골때녀> 방송을 같이 모니터링하면서 보완해야 할 점을 꼼꼼하게 이야기해주죠. ‘개벤져스’ 팀 뒤풀이가 있던 날 남편이 왔어요. 그 자리에서 축구 이야기만 하는 우리를 보고 웃더라고요. 개그우먼들이 앉아서 풋살 이야기만 하는 게 너무 웃겼대요.
은형 우리 집에 모였을 때예요. 경기를 마치고 밤 10시쯤 다 같이 집에 들어갔는데, 새벽 5시까지 그날 경기를 분석했어요. 사실 분석이라기보다 경기에서 잘했던 부분을 이야기하면서 서로 칭찬하기 바빴어요.(웃음) 남편이 저희 이야기를 듣다가 방에 들어갔는데 새벽에 나오더니 “아직도 그 얘기를 하고 있냐”고 묻더라고요.
오나미의 남편은 축구 선수 출신이죠. 어떤 조언을 해주는지 궁금해요.
나미 남편이 기술적인 요소를 많이 알려줘요. 하나를 알려줘도 섬세하게 모든 단계를 쪼개 가르쳐주죠. 이 밖에도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이 도와줘요. 사실 남편과 교제를 시작할 때 <골때녀> 출연 제안을 받았어요. 인연이다 싶어 출연을 결심했고, 데이트할 때 한강에서 축구공으로 기술을 배우면서 급격하게 가까워졌어요. 당시엔 비밀리에 교제를 이어가고 있어 내색하지 못했지만, 첫 골을 넣었을 때 가장 먼저 남편이 생각났어요.
“여성 풋살 인구 증가, <골때녀> 인기 실감해요”
풋살 클래스를 찾아가는 여성들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나요?
나미 <골때녀>의 영향력을 느껴요.(웃음) 주위에서 풋살을 시작한 사람들이 생겼어요. 팀을 결성해 훈련하고 정기적으로 경기도 연다고 해요. 여자 풋살팀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입문자들이 배우기엔 진입 장벽이 높았어요. 이제는 달라요. 수요가 늘면서 클래스 운영이 활발해졌으니까요. 풋살에 관심이 생겼다면서 제게 질문하는 지인들도 있어요. 풋살은 지금까지 접했던 운동과 다른 매력이 있어요. 우선 여러 사람과 함께 하는 운동이다 보니 지루할 틈이 없고, 땀을 쏟아낼 정도로 몸을 움직이면서 쾌감을 느끼죠. 한번 빠져들면 빠져나오기 힘든 매력이에요.
은형 “은형 언니를 보고 나도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요. 제가 워낙 운동신경이 둔해 모든 운동을 기피하는 편인데 풋살에 푹 빠진 모습을 보고 용기 냈대요. 특히 저처럼 운동을 아예 하지 않던 사람이 첫 운동으로 풋살을 시작한 경우가 많더라고요.
취미로 시작했다가 진지하게 임하는 스포츠라고 하더군요.(웃음)
나미 풋살을 해본 사람은 알 거예요. 부상을 입어도 아프다는 걸 느끼지 못하고 끝날 때까지 뛰게 돼요. 경기장 밖을 나온 후에야 자신이 다쳤다는 사실을 깨달아요. 경기할 때마다 알 수 없는 힘이 생겨요. 내가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보고 싶죠. 일상에선 쉽게 느끼지 못하는 감정이에요. 내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겨요.
은형 발톱에 멍이 들었는데 언제 생겼는지 모르겠어요.(웃음) 그만큼 경기에 몰입하게 돼요. 나미의 말처럼 풋살을 할 때 나의 가능성을 무한하게 확장하는 힘이 생겨요. 포기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지워요. 어떻게 되든 끝까지 해보고 싶다는 생각만 해요.
성취감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나미 득점이 발생했을 때요. 제가 골을 넣지 않아도 팀원이 득점을 만들면 제 일처럼 기뻐요. 순간 온몸에 전율이 감돌아요. 개그우먼으로 무대에 올라 관객들을 웃길 때 느끼는 감정과 비슷해요. 또 팀원이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한다는 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어요. 모두가 한 방향을 바라보고 달리는 값진 경험을 어디에서 해보겠어요?(웃음) 그래서 자연스럽게 팀원들과 더 돈독해지는 것 같아요.
은형 살면서 뒷덜미에 땀이 흐를 정도로 뛰어본 게 처음이에요. 온몸이 흠뻑 젖을 정도로 체력을 소모하고 있는 것 자체가 큰 성취예요. 그래서 몸을 움직이기 귀찮아도 풋살장에 나가 연습을 하게 돼요. 저를 움직이는 원동력이죠. 축구를 하면서 몸에 근육이 생겼어요. 이전에 비해 탄탄해진 다리를 보면서 열심히 달린 보상을 얻은 기분이에요.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는 운동인가요?
은형 풋살을 시작하면서 10kg 감량했어요. 한창 경기 준비로 훈련을 이어갈 때는 얼굴에 붙은 살이 전부 빠질 정도였어요. 다이어트가 목적이 아니었는데, 자연스럽게 유산소운동의 효과를 봤어요. 칼로리 소모량이 많다 보니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아요. 다이어트에 좋다는 홈트레이닝에도 여러 번 도전했는데 풋살만큼 효과를 본 적은 없어요.
나미 계획적인 다이어트로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에게 풋살을 추천하고 싶어요. 운동량을 정해놓지 않아도 훈련이나 경기에 맞춰 뛰다 보면 운동이 돼요. 무엇보다 몸이 탄탄해져요. 풋살을 하면서 힙이 살짝 올라간 느낌이에요.(웃음)
풋살의 가장 큰 장점을 꼽으면요?
나미 마음이 강해져요. 워낙 감성적이고 눈물이 많아 울보라고 불렸는데, 이전에 비해 눈물이 좀 줄었어요. 힘든 상황에서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기보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보려고 해요. 연약했던 마음이 단단해진 덕분이에요.
은형 좋은 인연을 만들 수 있어요. 저는 내향적인 성향이 강해요. 평소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모임을 갖는 시간이 거의 없었어요. 그런데 풋살을 시작하면서 ‘개벤져스’ 팀원들을 얻었어요. 코미디계에 있어도 관계를 맺을 기회가 없었거든요. 지금 가장 친한 사람들을 꼽으라면 ‘개벤져스’ 팀을 이야기할 정도로 친해졌어요. 김병지, 이영표 감독님도 마찬가지예요. 두 분과 인연을 맺게 될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축구라는 공통분모 덕에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 거죠.
나에게 풋살은 OOO이다.
은형 ‘예측 불가한 운동’이에요. 그날 누가 골을 넣을지, 경기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어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을 기회로 만들기 위해 수없이 연습해요.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거죠. 제 모습이 어떻게 바뀔지도 몰라요.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해요.
나미 ‘터닝 포인트’예요. 무언가에 몰입하는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여준 적이 없어요. 저 자신도 몰랐던 모습을 방송에서 확인해요. 실력자는 아니지만, <골때녀>를 보고 제 직업을 축구 선수로 알고 있는 어린 친구들이 있더라고요.(웃음) 지금의 남편과 인연을 맺는 데 오작교 역할을 한 운동이기도 해요. 관심사가 같다 보니 빠르게 가까워질 수 있었어요. 돌이켜보니 여러모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돼준 스포츠네요.
<골때녀> 오나미&이은형이 전하는 축구 tip 4!
tip 1 초보자에게 필요한 기초 훈련은?
나미 공과 친해지기. 이영표 감독님에게 배웠다. 실제로 항상 축구공을 옆에 두고 많이 만져보면 큰 도움이 되더라. 수시로 공을 발로 움직여보면서 감각을 익히는 게 핵심이다. 내 발에 공이 잘 붙는 지점이 있다. 공과 친해지면 드리블 연습이 잘된다.
은형 발에 맞는 축구화 찾기. 착화감이 좋은 신발을 찾는 데 우여곡절을 겪었다. 풋살화를 몇 개 샀는지 모르겠다.(웃음) 직접 신발을 신어보고 선택하길 추천한다. 그리고 초기에 풋살에 흥미가 있는지 파악해보는 게 중요하다. 재미가 없다면 훈련이나 경기가 고통스러운 과정일 수 있기 때문이다.
tip 2 반드시 알아둬야 할 준비운동은?
나미 스트레칭이다. 발 만 쓰는 운동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팔, 다리, 허리 등 부위별로 전신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야 경기력은 물론 다칠 우려를 줄일 수 있다. 또 가벼운 러닝으로 땀을 흘리면서 몸의 긴장감을 없애면 도움이 된다.
은형 가벼운 부상엔 냉찜질이 최고다. 처음엔 부기를 빼는 데 온찜질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운동 후 체온이 오른 상태에서 온찜질을 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더라. 냉동실에 얼음 팩을 구비해두고 수시로 찜질하면 좋다.
tip 3 부상 방지를 위한 팁은?
나미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운동이다 보니 접촉으로 인한 부상을 입을 수 있다. 부딪히는 상황에서 넘어질 땐 구르면서 충격을 완화해야 덜 다칠 수 있다. 그리고 다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땐 몸의 방향을 틀어 신체를 보호하는 게 좋다.
은형 축구를 하면서 다치지 않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다.(웃음) 축구 스킬이 뛰어난 국가대표 선수들도 부상을 입는다. 결국 부상 이후의 대처가 중요하다. 미루지 않고 병원에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부상이 악화되지 않는다.
tip 4 축구 입문자들에게 조언 한마디.
나미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다. 어떤 운동이든 초반에 흥미를 느껴야 꾸준히 할 수 있다. 배우는 단계에서 지루하고, 나와 맞지 않는 운동이란 생각이 들면 다시 생각해보는 게 좋다. 하지만 한번 경기를 뛰어보면 엄청난 희열을 느끼게 될 거라고 자부한다. 그게 풋살의 매력이다. 재미있는 운동이니 같이 했으면 좋겠다.
은형 운동 실력이 전혀 없는 나, 이은형도 하는 운동이다. 그러니 지레 겁부터 먹지 말고 과감하게 시작해보면 좋겠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스포츠다. 누구나 뛸 수 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