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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의 촌철살인 직언

해외 진출을 꿈꾸며 예순이 되기만을 기다린다는 김미경 대표와 나눈 ‘삶의 구슬 잘 꿰어 보배롭게 사는 법’.

On February 0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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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강사이자 159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온라인 지식 커뮤니티 MKYU 대표 김미경. 새벽에 일찍 일어나야 직성이 풀리고,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적이 한 번도 없단다. 자기 주도적으로 살기 위해 20대부터 지금까지 돈 벌기를 멈춘 적이 없다. 휴식 시간에는 여느 사람들처럼 OTT 해외 시리즈를 즐겨 본다고 하더니, 이 역시 영어 공부를 위해 수십 번씩 돌려보며 리스닝, 스피킹, 라이팅을 익히는 용도였다. 김미경 대표는 인터뷰 내내 보통(?) 사람은 따라가기 힘든 하이텐션을 보여줬다. 따뜻한 위로와 격려는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결심이 마음 저 밑바닥에서부터 스멀스멀 올라오면서 10년 후 내 모습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이게 바로 김미경 매직인가?

‘늙었어, 늦었어’만 빼면 다 할 수 있어요

2023년도 벌써 한 달이 지났어요. 대표님은 새해를 어떻게 시작했나요?
항상 새해가 오기 한 달 전부터 바빠요. 그 이유는 막상 1월 1일에 시작하려고 하면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내년에 내가 목표로 해야 하는 것, 가장 부족했던 건 뭐지? 하나를 채운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이런 질문 리스트가 몇 가지 있는데 그중에서도 내년에 내가 해야 하는 딱 하나, 나는 그걸 ‘원씽’이라고 하는데 이거 하나만 잘 풀어도 나머지가 술술 잘 풀리는 게 있어요. 가장 중요하고 노력도 가장 많이 해야 하는 메인 목표죠. 나에게 원씽은 바로 영어예요. 영어가 풀리면 10가지가 다 풀려요. 영어 하나가 잘되면 외국에 나가서 강의도 하고 책도 쓰고 모든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어요. 거기에 나의 모든 모험과 도전이 있어요.

그러고 보니 2년 전 인터뷰 때도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얘기하신 기억이 나네요.
제게는 영어가 무척 어려운 숙제라 빨리 안 끝나네요. 그러니 나에게는 영어가 앞으로 60대의 도전 과제이기도 하죠. 곧 뉴욕에 가서 강연할 장소를 알아보고, 11월에는 드디어 뉴욕에서 강연을 열기로 계획을 세워놨어요.

K-팝, K-드라마에 이어 K-강사의 탄생이네요.(웃음)
외국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강연해야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했어요. 사람은 자기가 갖고 있는 최고치를 달성하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거기에 안주해 돈을 벌다가 추락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오래 고민했는데 김미경은 강의한 지가 30년이 됐단 말이죠. 30년이나 했으니 그동안 내 강의를 들어야 할 사람은 거의 다 들었어요. 여기서 내가 책을 10권 더 쓴다고, 혹은 TV에 10번 더 나간다고 나아질까? 같은 것만 반복해서는 커리어도 늙고 나도 늙어요.

그 누구보다 50대를 열정적으로 보내고 계십니다.
내가 내후년에 60이에요. 내년에 60이 될 뻔했는데 윤 정부가 나이를 깎아주는 바람에 한 살 어려졌죠. 사람들은 60살이라고 하면 이미 모든 커리어가 문을 닫고 노후로 넘어간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제 100세 시대잖아요. 그러면 나이 60은 각자 인생에서 오후 2시 반밖에 안 됐어요. <우먼센스> 독자들의 경우 아직 점심밖에 안 먹은 거죠. 살아보니까 30대부터 50대까지 30년은 내 시간과 자본을 다 자식을 위해 쓸 수밖에 없어요. 그러다 60이 되면 애들로부터 독립해 그야말로 최고로 행복한 시간이 오는 거죠. 근데 왜 ‘빈둥지증후군’이니 뭐 이런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지금부터는 완벽하게 나로 살아갈 수 있는데. ‘늙었어, 늦었어’만 빼면 다 할 수 있어요. 나는 60이 되기를 10년 동안 기다렸어요. 막내까지 드디어 20살이 되어 올해 독립하니까 이제 나 혼자 다 할 수 있어요. 외국에서 활동하고 공부하고. 그 준비를 올해 본격적으로 하는 거죠.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딱 맞네요.(웃음) 사실 그러기 위해서는 50대가 중요할 것 같은데, 대표님의 50대는 어땠나요?
나는 50대에 돈을 다 벌었어요. 대부분 사람들이 돈도 벌고 독립체로 본격적인 생활을 시작하는 게 30대 초반부터예요. 20대는 그냥 이 직장 저 직장 다니다가 30대가 돼서야 ‘아, 내가 이걸로 먹고살면 되겠구나’ 하는 자신의 본격 커리어가 시작되는 거죠. 그래 봤자 30대는 기초 기반을 닦느라 돈을 모을 수가 없어요. 부모로부터 독립했으니 월세 내야지, 필요한 공부도 해야지, 연애도 해야지 그러다 보면 한 달에 50만원도 안 남을걸요. 당연한 거예요. 그러니 조바심 내지 말고 자신에게 투자하며 사세요. 그러면 50대 때 자연스레 돈이 모일 거예요.

경제적인 관점에서 30대에게 조언을 해준다면요?
분명 돈은 벌었는데, 다 쓰고 남는 게 없다고 슬퍼할 일이 아니에요. 부모로부터 독립해 월세를 감당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일이에요. 월세 70만원을 버린다고 생각하면 안 되고, 그게 바로 내가 나한테 투자한 돈이에요. 내가 사회생활하면서 여러 사람과 만나 밥 먹고 명함 모은 거, 그것들이 다 내 기반이 되는 거죠. 30대는 돈 못 버는 게 정상이에요. 구조적으로 벌 수가 없어요. 30대는 공부하고 여행도 다니고 책도 읽고, 자신이 하는 일에 도움이 될 만한 경험을 하면서 계속 장돌뱅이처럼 돌아다녀야죠. 나는 이런 걸 구슬을 모은다고 표현하는데, 자신의 미래에 도움이 될 만한 구슬을 모으는 게 30대예요. 그리고 40대부터는 차곡차곡 모아놓았던 구슬을 꿰는 거예요.

40대부터 진짜라는 거죠?
보통 40대면 회사에서 팀장이 될 때고, 자신이 원하는 사업을 준비 끝에 해볼 수도 있죠. 내가 가진 재능을 이 사회가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 적극적인 딜을 하는 거예요. 나도 30대에는 여기저기 안 한 강의가 없어요. 그러다 40대에 ‘김미경은 특강 강사, 국내에서 최고의 강사료를 받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책도 열심히 썼어요. 내 30대 모든 경험의 구슬을 꿴 거죠. 사람들이 나를 TV에서 본 건 40대 후반이에요. 15년의 무명 기간 동안 구슬을 엄청 많이 만들었어요. 44살이 돼서야 비로소 대출 왕창 껴서 내 집도 샀고. 30대에 열심히 구슬을 모았고, 40대에 그 많은 구슬을 잘 꿰어 인지도가 생겼으니 50대에는 돈 버는 일만 남은 거죠. 그렇게 50대에 돈을 다 벌었어요. 그래서 지금 58살에 성적표가 나온 거죠. 인생 성적표는 40대에 안 나와요.

30대에 구슬을 모으고 40대에 구슬을 꿰고 50대에 성공하라

그런데 우리는 너무 조급해요. 기다리기 힘들죠.
사람들은 40대 지나 50대가 되면 다 끝난 줄 알아요. 50대는 인생의 재미도 열정도 기회도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해요. 절대 아니에요. 50대가 진짜 돈을 벌 때예요. 대출받아 집을 사고, 자식 키우는 게 안 끝났는데 40대에 무슨 돈을 벌겠어요. 다들 40대에 마음만 급해 비교하고, 뭔가 완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안 되는 거죠.

요즘 대중매체들은 ‘젊고 예쁜 사람들’을 다루기 바빠요. 그래서인지 나이가 들면 위축되는 환경이죠.
20·30대 영앤리치나 자기 분야에서 이르게 성공을 거둔 극소수 젊은이들이 크게 부각되고 있죠. 그뿐 아니라 그들은 대부분 SNS를 이용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그 SNS가 대중매체를 움직이고 있으니까요. 60대 이후에 멋있게 사는 롤 모델은 왜 안 나올까 생각해봤어요. 현실적으로 여전히 우리 사회 대부분의 문화와 경제는 50·60대가 이끌어가는데 말이죠. 그런 생각 끝에 ‘롤 모델이 없으면 내가 직접 해야지’라고 결심하게 됐어요. 50대가 꾸는 60대의 꿈은 그 사람의 나머지 인생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여자가 꿈을 꿀 때는 가장 중요한 게 뭔 줄 아세요? 당당함이에요. 주부들이 하는 말 중에 가장 이해 안 되는 말 하나가 “우리 남편이 사업이든 공부든 해보라고 허락했어요”예요. 아니, 여자들이 그 나이가 돼서까지 남편한테 허락을 받아야 하나요? 남편은 협상 대상이지 허락의 대상이 아니에요. 남편은 내 허락받고 직장 다녔어요? 아니잖아요. 내가 어떻게 살지는 내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그 개념부터 바꾸세요.

생각해보면 남자들도 불쌍할 때가 많아요. 평범한 가장들은 만만치 않은 사회에 나가서 평생 돈 벌어 처자식 먹여 살리잖아요.
그래서 60살이 되면 남편한테도 물어봐야 해요. 다니기 좋은 직장도 3년이지 30년이나 다니고 싶었겠어요? 생각해보면 자식보다 돈 많이 쓰는 가장은 없어요. 자기가 돈 벌어 갖다주면서 눈치 보며 쓰고, 많이 쓰면 혼나고. 그래서 남편이 60살이 되면 앞으로 100살까지 뭐 하면서 살고 싶은지 남편한테 물어봐야 해요. 자기의 인생을 스스로 꾸려갈 수 있도록 해줘야죠. 근데 여기서 잘못된 게, 부부란 모름지기 같은 방향을 보고 가야 한다면서 취미도 같아야 하고 뭐든 같이 해야 한다고 하잖아요. 아니, 부부가 무슨 직장 동호회 회원이에요? 나이 60이 됐을 때 부부가 살고 싶은 미래가 각자 다른 게 정상이에요. 서로 다른 꿈과 방향을 인정해줘야 진짜 성숙한 부부라고 생각해요.

대표님 남편분은 뭐 하고 싶어 하세요?
남편은 지금까지 지겹게 직장을 다녔으니 이제는 옛날에 했던 그룹사운드 음악을 하고 싶어 해요. 60대 이후의 취미 활동은 ‘6개월 속성’ 이런 걸 하면 안 돼요. 질리지 않게 10년 이상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해야죠. 최악의 부부 사이가 60대 돼서 24시간 붙어 있는 거예요. 싸우는 거밖에 더 있겠냐고요. 연애한 지 두 달 된 커플도 24시간 붙어 있으면 싸울걸요? 아침에 각자 도서관이나 취미 활동을 하러 가거나 공부하러 가거나 각자의 공간으로 나갔다가 저녁에 만나고, 1년에 한두 달은 각자 재미있게 살 수 있는 뭔가를 한다면 정말 좋죠.

그러고 보면 노년 준비를 노후 자금 같은 경제적인 문제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만 뭘 하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는 고민이 더 중요한데 말이죠.
우리 삶을 보면 부부가 함께 자식을 키운 시간은 30년, 그리고 부부가 서로를 키워줘야 하는 시간은 40년이에요. 그런데 후자에 대한 계획을 전혀 안 하죠. 그래서 다들 50대 이후에 절벽으로 뚝 떨어지는 느낌을 받는 거고요. 나도 이런 고민을 안 한다면 아마도 60대 이후에 점점 강의 제안이 줄다가 어느 날 지방에서 마지막 강의를 했었다고 회고하겠죠. 절대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나는 해외 진출을 시작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거예요. 사람의 삶에도 존엄성이 있고 직업에도 존엄성이 있어요. 내 직업에 대한 마무리는 내가 결정해 내가 지어야 해요. 예를 들어 할리우드 배우 오드리 헵번도 끝까지 영화배우로 늙어갔다면 존엄성이 없어졌을지 몰라요. 아침 방송 토크쇼에 나와서 옛날 사진 보여주며 “사실 내가 이랬거든요” 그러겠죠. 그런데 영화배우로서 정점을 찍은 후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는 새로운 커리어로 다시 시작해 노년의 존엄성을 지켰잖아요. 결국 배우로서 존엄성도 지킨 거예요. 그 자체로 얼마나 멋진 여성입니까.

이 모든 게 건강이 뒷받침돼야 하죠.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원래 태어나기를 건강하게 태어났어요. 덧붙이자면 건강을 해치는 건 되도록 안 해요. 음주 같은 거. 운동하는 거 워낙 좋아하는데 3년 동안 코로나19 때문에 못 하다가 1월부터 헬스장에 다시 등록했어요. 일단 저는 불면증이 없어요. 머리만 대면 바로 자는데 5~6시간 자고 나면 다음 날 상쾌하죠. 뭐든지 잘 먹는 편이고, 스트레스는 받아들이는 편이고, 그걸로 오래 고민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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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들이 하는 말 중에 이해 안 되는 말 하나가
“우리 남편이 사업이든 공부든 해보라고 허락했어요”예요.
아니, 여자들이 그 나이가 돼서까지 남편한테 허락을 받아야 하나요?
남편은 협상 대상이지 허락의 대상이 아니에요.
남편은 내 허락받고 직장 다녔어요?
내가 어떻게 살지는 내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내가 챙기지 않는 나’만큼 외로운 건 없다

MBTI는 뭔가요?
전형적인 외향(E)형이시죠? ENTP 발명가형. 머릿속에 생각이 끊이질 않죠.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게, 매년 나를 발명하는 거예요. 내가 어떤 인간으로 살고 싶은지, 나를 발명하는 게 제일 재미있어요. 대신 나는 우리 애들은 발명하지 않아요. 육체와 뇌를 가진 인간은 다른 사람이 발명해줄 수 없어요. 애들한테도 “엄마 말을 듣지 마라. 나는 너희보다 똑똑한 사람이 아니다. 너희 인생에서는 너희가 제일 똑똑해야 한다”고 말해요. 애들한테 부모란 내가 얼마나 너를 사랑하고 믿는지, 힘들 때 안정감 있는 보금자리 역할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나이가 들면, 때로는 능력보다도 열정이 문제인 것 같아요. 대표님은 어떻게 그 열정을 유지하는 건가요?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과 믿음 아닐까요? ‘내가 챙기지 않는 나’만큼 외로운 건 없어요. 내가 원하는 내가 되지 못했을 때 사람들은 자존감이 떨어져요. 스스로 자신이 마음에 안 들 때 가장 삐뚤어지죠. 40대도 마찬가지예요. 자식을 어느 정도 키우고 이제야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은데 그게 안 되면 삐뚤어져요. 나 스스로 내 자신을 사랑하는 데서 열정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하나는 공부예요. 아무것도 모르면 열정이 식어요. 책을 통해서든 사람을 통해서든 외부로부터 자꾸 좋은 자극을 공급받아야 열정이 생겨요.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두면 내가 나를 좋아할 수 없는 사람이 되고 말아요.

누구든 힘들거나 지치고 좌절할 때가 있잖아요? 대표님은 그럴 땐 어떻게 하나요?
그게 오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요. 힘들고 지친 감정이 오는 건 너무나 당연해요. 좌절에도 2가지가 있는데 올라가면서 겪는 좌절이 있고 내려가면서 겪는 좌절이 있어요. 나는 올라가면서 겪는 좌절을 택했어요. 훨씬 더 힘들 수 있어요.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외국에서 강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에 새벽에 일어나서 4~5시간 영어 공부를 해요. 분명 어제까지는 잘 들렸는데 오늘은 영 리스닝이 안 될 때가 있어요. 이런 작은 슬럼프를 겪을 때마다 ‘너 진짜 하고 싶어? 진짜 영어 하는 거 맞아?’라는 나와의 대화를 해요. 나는 이걸 ‘리얼 미’라고 하는데, 나에게 답을 줄 수 있는 진짜 내 안의 나를 만나는 게 습관이 되면 내가 우울하거나 좌절에 빠졌을 때 나를 어떻게 구할 수 있는지도 내가 가장 잘 알게 되는 거예요. 이런 노력 없이 그냥 한숨만 쉬고 있으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아요. 자신에게 천 번을 묻고 천 번을 대답해야 그게 진짜 자기의 꿈이 된다고 생각해요.

생각은 하지만 뭐든 실천하는 게 어렵잖아요?
그래서 내가 작년 1월 1일에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을 위해 1년 내내 기도해본 적 있냐. 나랑 같이 하자’ 해서 시작한 게 514챌린지예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매일 한 시간씩 공부하는 걸 한 달에 14일간 하는 거예요. 그러고 나서 15일부터는 방학이고, 또 다음 달 1일에 시작하고. 첫날 유튜브에 1만 4,000명이 동시에 접속해 이걸 했어요. 매달 각자 자신이 할 공부에 대한 서약서를 쓰는데 영어 공부, 운동, 책 읽기, 글쓰기 등 각자 다양한 꿈이 있어요. 전 세계 63개국에서 새벽에 일어나 접속하기 때문에 ‘굿짹월드’가 됐죠. 우리는 서로를 ‘짹짹이’라고 불러요. 60살쯤 된 분이 새벽에 일어나 자기 자신과 대화를 하고, 공부하고 책을 읽으면서 하루를 채운다는 게 이렇게 자존감이 높아지는 건지 몰랐다며 자신의 신분이 생겼다는 게 너무 좋다고 해서 감동받은 적이 있어요. 굿짹월드에서 공부하는 짹짹이라는 신분을 갖게 됐다는 거죠. 저는 전 국민이 가져야 하는 신분이 ‘학생’이라고 생각해요. 죽는 날까지 공부하는 학생이어야 하는 거죠.

항간에선 짹짹이들이 BTS(방탄소년단) 팬들인 아미에 버금간다고 하던데요?(웃음)
옷을 비롯해 필통, 친환경 컵 등 짹짹이 굿즈가 다양한데, 이 수익금은 기부를 해요. 길거리에서 짹짹이 옷을 입거나 굿즈를 갖고 있는 짹짹이들이 서로 알아보고는 넌지시 다가가 마치 접선하듯이 “혹시 짹짹이세요?”라면서 우연한 만남을 즐거워하기도 하고요. 재미있는 일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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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자식보다 돈 많이 쓰는 가장은 없어요.
자기가 돈 벌어 갖다주면서 눈치 보며 쓰고, 많이 쓰면 혼나고.
그래서 남편이 60살이 되면 앞으로 100살까지 뭐 하면서 살고 싶은지 남편한테 물어봐야 해요.
근데 여기서 잘못된 게, 부부란 모름지기 같은 방향을 보고 가야 한다며 취미도 같아야 한다잖아요.
나이 60이 됐을 때 부부가 살고 싶은 미래가 각자 다른 게 정상이에요.
서로 다른 꿈과 방향을 인정해줘야 진짜 성숙한 부부예요.

돈이 없다는 건 누군가에게 허락받고 살아야 한다는 것

요즘 젊은 사람들한테 꿈이 뭐냐고 물으면, 직업적인 것을 말하기보다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건물주가 되는 거라는 말을 많이 해요. 그런 말을 들으면 어때요?
건물주 되고 강남 아파트 주인 되면 좋죠. 그런데 건물을 사는 이유가 지금처럼 일하기 싫어서라면 그건 말이 안 돼요. 마치 ‘공부하기 싫어서 서울대 갈래요’와 똑같은 말 아니에요?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이 무슨 건물을 사겠냐고요. 인생을 살면서 돈이 정말 중요하긴 해요. 저도 인정해요. 이유는 돈이 존엄성이자 권리이고 자유이기 때문이에요. 제가 만약 돈이 없었다면 나 자신을 성장시키지 못했을 거고, 마음대로 살지도 못했어요. 돈이 없다는 건 누군가에게 늘 허락받고 살아야 한다는 거예요. 돈을 가진 자에게 ‘이거 사도 돼? 여기 가도 돼? 이거 해도 돼?’라고 나의 24시간을 허락받아야 해요. 아니면 그 허락에 준하는 대가를 치러야 해요. 그래서 나는 돈과 나의 연결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제가 돈을 벌기 위해 노력했던 이유는, 내 자유와 권리와 존엄성을 위해서예요. 대신 돈에 대해 남과 비교하면 안 돼요. 비교했다 하면 무조건 불행해지거든요. 왜냐면 나보다 돈 많은 사람이 훨씬 많으니까. 돈은 내가 필요한 만큼만 벌면 돼요. 나는 죽을 때까지 돈을 벌 생각인데 그 이유는 존엄성 때문이기도 하고, 나의 가치를 세상이 어느 정도의 돈으로 환산해주는지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어서예요.(웃음)

MZ들과의 소통에는 어려운 점이 없나요?
어려울 게 뭐가 있어요. 역으로 그들이 나랑 소통하는 게 더 힘들지 않을까요? 그들이 우리 세대와 다른 건 당연해요. 나도 우리 부모 세대와는 다르잖아요. 우리 부모 세대의 문제점을 거부하고 진화시켰으니까 이만큼 온 거죠. 그 시대에는 그 시대에 맞는 개인이 탄생하고 발명돼야 해요. 개인의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조직에 섞여들지 않는 그들의 특성 덕에 웹 3.0 세상이 만들어지고 있는 거예요. 그런 MZ들의 개성과 특징을 이해하고 우리도 여기에 흡수돼야 앞으로 바뀔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어요.

때로는 그런 날 있잖아요. ‘아무것도 안 하는데, 더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그런 날이 있나요?
없어요.(웃음) 사람이 눈을 떴는데 어떻게 아무것도 안 해요? 물론 일정을 좀 줄이고, 쉬고 싶다 할 때는 있지만 저는 대체로 움직이는 걸 좋아해요. 만약에 3일 정도 아무것도 안 할 수 있는 날이 주어진다면 그 3일 동안 내가 무엇을 가장 하고 싶은지 생각해보고 그걸 또 열심히 하고 있을 거 같아요. 나, 이상해요?(웃음)

저세상 텐션이십니다.(웃음)
실제로 지난 연말에 3일 정도 업무에서 벗어나 좀 여유 있는 시간이 생겼어요. 푹 쉴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그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했어요. 새벽에 일어나 사무실까지 슬슬 걸어와서 그 전에 주문해둔 3일간 내가 먹을 채소들을 정리해 냉장고에 쟁여놨어요. 그걸로 혼자 맛있게 밥해 먹으면서 그동안 못 읽은 책도 읽고 넷플릭스 영화도 보며 사부작사부작 정리도 좀 하면서 혼자 놀았어요. 마침 막내랑 남편이 부산에 여행 가는 바람에 혼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죠. 난 내 집무실을 참 좋아해요. 그래서 늘 그 공간만큼은 신경을 많이 써요. 가장 오랜 시간 머무는 곳이니까 집처럼 편안하게 만들어두죠.

혹시 존경하는 분 있으세요?
작고하신 이어령 선생님을 존경합니다. 돌아가시는 순간까지도 탐구하면서 깨달음을 얻는 학자로서 존엄을 지키신 그 마지막까지 존경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먼센스> 독자들에게 좋은 말씀 한마디 해주세요.
자신의 10년 후가 기대되지 않으면 그 어떤 사람도 현재에 길을 잃게 돼요. 초등학교부터 중고등학교까지 그 힘든 공부를 그래도 꾹 참고 하는 이유는 20대가 기대되기 때문이잖아요. 우리 막내도 20살이 되면서 술을 종류별로 사다놓고는 드디어 마실 수 있게 됐다고 좋아했거든요. 그런데 또 20대를 열심히 사는 이유는 자신의 30대가 기다려지기 때문이에요. 마찬가지로 50대에 뭔가 하고 싶은 꿈이 있으면 40대를 열심히 살게 되죠. 나도 60대에 간절하게 원하는 게 있어서 50대를 열심히 살았어요. 지겹게 들으셨겠지만, 자신의 10년 후를 기대하고 꿈꾸세요. 그러면 오늘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고, 오늘 하루를 알차게 채울 수 있는 힘이 조금이라도 생기지 않을까요. 그렇게 인생을 사는 거지, 뭐 별다른 게 있나요. 그리고 늘 건강 챙기시고요!


열정 그 자체였던 김미경 대표는 인터뷰 내내 하하, 호호 시원스레 웃었다. 그 웃음소리가 참 좋았다. 그 웃음이 그녀의 에너지고, 성공의 비결이다. 즐겁게 사는 사람을 누가 이길 수 있겠나, 누가 막을 수 있겠나. 다가올 김미경의 60대 역시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아름답고도 신박한 중년이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정리
박현구
사진
하지영
2023년 02월호
2023년 02월호
에디터
하은정
정리
박현구
사진
하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