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빠르게 변하지만 교육제도는 느리게 변한다
유 교육 전문 유튜브를 하니까 부모들의 애타는 질문도 많이 받을 텐데요, 아이들 성적 때문에 속 끓이는 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있을 것 같아요.
고 이 점은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대치동의 특별한 딜레마 때문에 제가 성적 중심의 매운맛을 위해 수학 학습을 병행하고는 있습니다만 저는 정말 습관의 소중함을 몇 번씩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사람은 반드시 성공하는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자신이 잘하는 영역을 찾아 습관으로 만들고 작은 성공들을 경험해봐야 합니다. 아이들의 작은 성취를 얕잡아보고 성적 뛰어난 다른 집 아이와 자꾸 비교하곤 하는데요, 물론 다양한 경로로 정보를 얻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 정보 안에서 적성에 맞고 잘하는 나의 필살기로 승부를 낸다고 생각하면 한결 마음이 편해질 겁니다. 저도 늦은 나이에 대학원에 다니면서 매일 좌절하던 저 스스로를 응원하기 위해 벽에 붙였던 ‘스스로 칭찬 포스트잇’이 8,300개 쌓이면서 성큼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작은 승리가 쌓이면 큰 성공으로 돌아온다는 경험을 아이들이 꼭 해볼 수 있도록 부모가 곁에서 도와주면 좋겠습니다.
조 우리 아이들의 동기부여를 얘기할 때 동기에는 ‘하고 싶다’는 생각과 ‘할 수 있다’는 생각 이렇게 2가지를 말할 수 있을 텐데요, 아이들을 오랫동안 만나면서 동기부여와 관련된 결론을 한 가지 내렸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범위의 일 안에서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겁니다. 뒤집어 얘기하면, 뭔가를 하고 싶어 하지 않고 무기력한 이유는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죠. 고 대표 말씀과 일맥상통하는 얘기인데요, 비교와 과도한 경쟁에서 실패 경험이 쌓이다 보면, 자신감과 자기 효능감이 갉아먹히게 됩니다. 공부를 잘하길 바라든, 혹은 자신의 길을 잘 개척하는 아이가 되기를 바라든 중요한 건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쌓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겁니다. ‘작은 성공의 경험, 성취의 경험’은 부모가 꼭 도와줘야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어요.
고 개인적으로도 이런 얘기들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사실 성적을 위한 공부도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죠. 특히 여러 과목 중에서도 선행에 가장 민감한 과목인 수학은 여러모로 신경이 쓰이는데요, 수학은 단계적 학문이라서 중간에 흐름을 놓치면 그 뒤를 이해하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강남 지역의 학교 내신 문제들은 실제로 어렵기도 하고요. 그래서 내신을 위한 선행이나 심화 학습으로 사전에 대비해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적당히’라는 기준 자체가 매우 높기 때문에 경쟁이 과열되는 경향이 있는데요, 그 안에서도 자신의 실력을 점검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의 페이스를 지켜가는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유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의 공부, 하지만 사소한 것이라도 성취해본 경험을 갖도록 응원해주는 것도 절대 잊지 말자!” 이렇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실제로 조 대표는 아이들 입장에서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니 중고 시절에 가장 중요한 점이 뭐라고 보는지요?
조 혼자 공부하는 힘을 터득하는 것이죠. 저는 그게 좀 빨랐던 것 같습니다. 선배들의 합격 수기나 조언 같은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면서 저 스스로에게 맞는 다양한 공부 방법을 적용해봤습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보게 됐어요, 혼자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니까 그 과정에서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동기가 확실해지더라고요. 실제로 공부 시간과 상관없이 성적이 오르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전국 모의고사에서 11등까지 해본 적도 있어요.
유 스스로 깨쳐서 공부하는 자기 주도 학습, 참 실행이 어려운 건데 대단하네요. 대치동에서 느끼는 매운맛의 교육에서도 자기 주도 학습은 매우 중요하겠지요?
고 대치동을 쉽게 풀어보면 이렇습니다. 학생들이 공부를 잘하려면 좋은 선생님과 시스템이 필요한데 그 시스템이 가장 발달된 곳이 대치동이기 때문에 실제로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이곳에 모이는 겁니다. 하지만 화려함에 숨은 그 이면의 삶을 경험하는 연예계처럼, 우리가 항상 보는 일부 성공 케이스들은 화려하지만 조용히 사라지는 이면의 학생들도 매우 많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잘 선택하면 최적화된 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더 좌절하게 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더 단단히 실력을 기르도록 학습해야 하는 게 대치동 학습입니다. 저는 수학을 가르치면서 그날 배운 개념을 백지에 써보는 테스트를 하는데요, 과정을 기록하면서 문제 풀이 습관을 기르게 합니다. 이런 습관으로 작은 승리를 경험하게 하는데, 이건 집에서 누구나 해볼 수 있는 겁니다. 이 습관의 경험들이 실전 실력으로 굳어지면서 다른 과목으로 확대된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방법을 터득해가면서 공부에 대한 자신감을 얻어가는 거죠. 부모들에게 부탁드리는데요, 아이들마다 노력한 성과가 나오는 타이밍은 다를 수 있습니다. 당장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기다려주는 부모의 자세가 절실히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