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라마업계에서는 여자 주인공 3명이 등장한 워맨스(우먼과 로맨스를 합친 신조어로 여성 간의 깊은 우정을 의미)가 주요 흥행 코드로 떠올랐다. 이전에는 드라마에서 여자 주인공들의 서사는 신데렐라 콤플렉스나 서로 적대적 관계인 여성들의 시기와 질투, 사랑에 우선순위가 밀려 우정은 뒷전이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면, 요즘엔 여성들의 연대와 성장에 포커스를 맞춘 작품이 주를 이룬다.
지난 2월 첫 방송된 JTBC <서른, 아홉>은 학창 시절부터 20년 동안 끈끈한 우정을 이어온 서른아홉 살 세 여자의 우정을 다룬다. 극에서 ‘차미조’(손예진 분)는 안식년을 위해 계획했던 미국 유학을 포기하고 시한부 선고를 받은 ‘정찬영’(전미도 분)을 간호하겠다고 선언하는가 하면, 연인 ‘김선우’(연우진 분)와 캠핑을 떠나던 중 ‘장주희’(김지현 분)가 갑자기 회사를 그만뒀다는 말에 캠핑을 포기하고 친구를 만나러 가기도 했다. 그들의 우정과 사랑,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며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도 두 친구의 우정을 다각도로 그린다. 펜싱 선수 ‘나희도’(김태리 분)와 ‘고유림’(보나 분)은 겉으로는 경쟁자이지만 랜선에서는 채팅 친구로 일상과 속내를 공유했던 사이다. 두 사람은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전망이다.
그 전엔 티빙 <술꾼도시여자들>이 있었다. 술 한잔이 인생의 신념인 세 여자의 일상을 그린 드라마를 표방했지만 그 안엔 직장인으로서의 애환, 가족과 이성 관계에서 겪는 문제가 리얼하게 담겨 있다. 이선빈, 한선화, 정은지는 직장 문제에 공감하고 때로는 가족의 죽음을 함께 슬퍼하며 진짜 우정을 그린다. JTBC <멜로가 체질> 역시 아직도 성장 중인 30대들의 솔직한 감정을 여과 없이 보여줘 보고 또 보는 드라마로 꼽힌다.
한동안 여성 서사 중심의 드라마 열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4월 초에는 녹색어머니회로 대표되는 초등생을 둔 엄마들을 전면에 내세운 JTBC <그린마더스클럽>, 하반기에는 세 자매의 이야기를 다룬 tvN <작은 아씨들>이 편성돼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