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A 출신 지민이 그룹 내 괴롭힘 논란 2년 만에 올린 게시물.
지난 1월 8일 그룹 AOA 리더 출신의 지민이 SNS를 통해 근황을 공개했다. 전 멤버 권민아의 괴롭힘 폭로로 활동을 전면 중단한 지 약 2년 만이다. 그 후 5일 뒤인 1월 13일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는 당사 홈페이지를 통해 지민과의 전속 계약 종료 소식을 전했다. FNC는 “지민과의 전속 계약 기간이 2022년 1월 12일로 종료됐다”며 “지난 9년간 당사 소속 가수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지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지민의 행보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 없다. 다만 그가 SNS에 녹음실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아티스트로서 활동을 재개할 거란 관측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렇듯 SNS는 공백기를 지내던 스타들의 복귀 발판으로 기능하고 있다. 보다 자연스러운 노출이 가능한 채널이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일상을 공개함으로써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는 것. 또 SNS만큼 대중의 반응을 즉각 확인할 창구는 없다. 대중의 반응을 보고 복귀에 적절한 시기인지 판단이 가능하다. 별다른 해명 없이 공식 활동으로 얼굴을 비췄다가 대중의 싸늘한 시선을 마주해야 했던 지난날의 사례를 봐도 SNS로 자신에 대한 여론을 체크하는게 보다 순탄한 복귀 수순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스타들의 생존 신고
과거에는 기자회견이 통상적인 복귀 절차였다. 특히 논란으로 종적을 감췄던 스타라면 공식적으로 대중 앞에 나타나 고개를 숙이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또 입장문을 자필로 적어 소속사를 통해 발표하는 게 일반적인 이슈 대응책이었다. 하지만 베일에 싸였던 스타들이 개인 SNS 채널을 만들면서 이슈에 대응하는 방식에 변화가 일었다. 공식적인 자리를 만드는 절차 없이도 게시글이나 라이브 방송을 통해 논란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힐 수 있게 된 것.
지난해 5월 면허취소 수준의 음주 운전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리지는 사건 직후 라이브 방송을 통해 사과의 말을 전했다. 리지는 “실망시켜서 죄송하다”며 “이제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오열했다. 하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방송을 진행하면서 “(피해자가) 크게 다치지 않았는데, 기사가 그렇게 나왔다”며 변명 아닌 변명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후 리지는 자취를 감췄고 약 8개월 만인 지난 1월 7일 인스타그램에 뒷모습 사진을 올리며 간간이 근황을 전하고 있다.
SNS는 종적을 알 수 없었던 스타들이 일종의 생존 신고를 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공식적인 활동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자신의 근황만 알리는 것이다. 이른바 ‘꽃뱀 논란’으로 팬들에게 실망감을 산 그룹 NCT 멤버 루카스는 논란 6개월 만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지난 2월 9일 업로드된 게시물에는 별다른 설명이 없었지만, 국내외 팬들은 그의 소식에 반응했다. 루카스는 지난해 8월 전 여자친구라고 주장한 A씨의 폭로로 곤혹을 치렀다. A씨에 따르면 루카스와 교제 당시 데이트 비용을 전부 부담한 데 이어 명품 선물을 요구받고, 헤어진 뒤에도 돈을 쓰도록 종용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양다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도덕성 논란까지 더해졌다. 이후 루카스는 잘못을 인정하고 활동을 중단했다.
지난해 학교 폭력과 사생활 논란 등으로 물의를 빚은 배구 선수 이다영은 지난 2월 10일 SNS 활동을 재개했다. 논란에 휩싸인 지 1년 만이다. 앞서 이다영은 쌍둥이 자매인 배구 선수 이재영과 함께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돼 대중적 비판을 받았다. 당시 이다영은 가해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의 자필 사과문을 인스타그램에 게재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여기에 이다영의 전남편이라고 밝힌 B씨가 이다영에게 가정 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논란이 가열됐다. 결국 이다영은 대한배구협회와 소속 팀에서 영구적으로 퇴출됐고, 2021년 10월 그리스 PAOK 테살로니키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SNS로 간간이 소식을 전해 활동 재개에 성공한 이들도 있다. 근황을 꾸준히 노출하면서 중단했던 자신의 본업으로 자연스럽게 활동을 확장하는 게 이들의 방식이다. ‘뒷광고’ 논란으로 자취를 감췄던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은 지난 2020년 7월 광고비를 받은 제품을 자신이 산 것처럼 둔갑시켜 홍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이후 한혜연은 유튜브 채널 <슈스스 TV>를 통해 PPL 논란을 인정하고 공식적인 활동을 중단했다. 그러던 그가 최근 지인들의 인스타그램에 일상을 전하기 시작했고, 자신의 SNS 계정에 게시물을 올리면서 복귀 신호를 알렸다. 한혜연은 현재 <슈스스 TV> 채널을 다시 운영하는 중이다.
영화 <마지막 숙제>로 5년 만에 컴백을 알린 배우 엄태웅도 복귀에 앞서 SNS로 모습을 드러내는 중이다. 발레리나 겸 방송인으로 활약하는 아내 윤혜진의 SNS나 유튜브에 목소리와 사진으로 근황을 전하면서 자연스럽게 노출되고 있다. 그의 개인 SNS 계정도 있지만 주로 가족, 지인, 풍경을 기록한 사진을 업로드하고 있으며 별다른 코멘트를 남기진 않는다. 앞서 엄태웅은 2016년 성매매 사건으로 물의를 빚었다. 당시 한 유흥업소의 종업원 C씨가 엄태웅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하면서다. 결론적으로 C씨의 주장이 허위로 드러났으나 성매매 혐의로 약식기소돼 벌금 100만원을 선고 받았다.
SNS로 복귀 각재기… “뻔뻔하다”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논란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아니라는 여론이 일반적이다. 논란과 별개로 제대로 된 해명 없이 활동에만 매진하는 스타의 도덕성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상황.
배우 추자현의 남편이자 중국 배우 우효광은 지난 2월 1일 불륜설 이후 처음으로 중국 SNS ‘웨이보’에 게시물을 올렸다가 일부 네티즌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우효광은 지난해 7월 한 여성을 자신의 무릎에 앉힌 영상으로 논란이 됐다. SBS 예능 <동상이몽 2-너는 내 운명>에서 사랑꾼다운 면모를 보여줬던 그였기에 국내외 팬들의 충격이 컸다. 약 7개월 만에 근황을 전한 우효광은 아내 추자현과의 커플 사진을 공개했다. 이에 일부 네티즌은 “이상한 소문나지 않도록 추자현에게 잘하라”, “또 다른 여자를 무릎에 앉히면 그때는 다리를 부러뜨리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난 2020년 12월 논문 표절로 활동을 중단한 트로트 가수 홍진영은 사과문을 게재한 지 2개월 만에 게시물을 업로드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항간에 복귀설까지 나왔지만 여론은 반기지 않았다. 2021년 4월에도 한 차례 사진을 올렸으나 “복귀 각을 잡는거냐”는 비판을 받았다. 대중의 냉담을 의식한 듯 홍진영은 더 이상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SNS 스타’ 홍진영과 문정원은 지금…
트로트 가수 홍진영의 근황이 전해졌다. 지난해 4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게재한 이후 10개월 만이다. 그의 근황은 지난 1월 6일 유튜브 <연예 뒤통령 이진호>를 통해 언급됐다. 유튜버 이진호는 “코스피 상장사 아센디오가 홍진영의 1인 기획사에 100억원을 투자했다더라”라며 “홍진영에게 보유 지분을 17.5% 넘겨받는 대가로 50억원어치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종합해보면 홍진영이 활동 중단 중에도 50억의 수익을 벌어들였다는 것. 또 이 유튜버는 홍진영이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 함께 출연했던 매니저와 최근 결별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방송인 이휘재의 아내이자 SNS 인플루언서로 활약하던 문정원은 지난해 1월 각종 논란으로 인해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층간소음의 가해자로 지목된 데 이어 한 놀이공원에서 장난감값을 지불하지 않은 ‘먹튀 논란’ 때문이다. 당시 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맺을 정도로 화제성이 있던 문정원의 추락은 한순간이었다. 그는 논란으로 SNS 계정을 비활성화로 전환한 지 5개월 만에 계정을 복구했다. 이를 본 네티즌은 복귀하려는 속셈이라며 비판했고, 문정원은 돌연 SNS를 비공개로 전환하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각종 예능에 출연 중인 이휘재는 방송에서 아내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 간접적으로 언급할 뿐 문정원에 대한 직접적인 이야기는 삼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