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워커의 보라색은 고통의 색이자 구원의 색이다. 소설 <컬러 퍼플>의 주인공 셀리는 일방적인 폭력에 노출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보라색을 ‘멍든 상처’의 색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세월이 지난 후 친구이자 연인인 셔그가 그에게 들판을 채운 보라색 꽃을 가리킨 뒤 보라색의 의미는 달라진다. “아름다운 모든 것을 눈여겨볼 줄 알아야 하고 아름답다고 인정해야만 해. 하나님이 그 모든 것을 이 땅에 펼쳐놓으셨으니까.” 보라색은 모든 것에는 고유한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색이 된다. 셔그는 말한다. “우리가 보랏빛 일렁이는 어느 들판을 지나가면서도 그걸 알아보지 못하면 신은 화가 날걸.” 그리고 셀리는 깨닫는다. 온통 멍투성이었던 자신의 삶 또한 아름답고 고귀하다는 것을.
<컬러 퍼플>은 워커에게 ‘흑인 여성 최초 퓰리처상 수상’의 영광을 안겨준 역작이다. 이 소설은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한다. 그곳에서 흑인 여성은 폭력과 야만에 무방비로 방치된 채 살아간다. 하지만 그러한 삶이라고 빛나지 않으라는 법은 없다. 워커는 치열하고 현실적으로 그 아름다움과 강인함, 그리고 구원의 가능성을 그려낸다.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며 이후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로, 오프라 윈프리가 뮤지컬로 각색했다.
워커의 삶도 순탄하지는 않았다. 그는 미국 조지아주 이턴턴에서 가난한 소작농 부부의 여덟 번째이자 막내아이로 태어났다. 가난한 부부는 부지런히 일해야 겨우 입에 풀칠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교육열이 대단했다. 워커가 학교에 입학한 것은 4살 때였다. 흑인들은 교육이 필요하지 않다며 어렸을 때부터 농장에서 일을 시켰던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일이다.
그는 어렸을 때 오빠가 쏜 BB탄 총알에 오른쪽 눈을 잃는다. 제때 치료하지 못해 실명한 눈은 그에게 평생의 콤플렉스가 됐다. 내성적이지만 책을 좋아했던 그는 대학 시절 사회운동에 관심을 갖고, 졸업 후 본격적으로 인권운동에 뛰어든다. 1968년에 첫 시집 <언젠가>를 내고 1970년에 첫 장편소설 <그랜지 코플랜드의 제3의 길>을 출간하며 본격적인 작가의 길에 들어섰고, 대학에서 문학을 강의했다.
인권운동을 펼치던 그는 백인 중심의 서구 페미니즘의 한계를 지적하며 성과 인종이 겹친 차별을 받는 흑인과 유색인종 페미니스트를 뜻하는 ‘우머니스트’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그는 힘 있고 끈질긴 인도주의 활동으로 2010년에는 레넌-오노 평화상을 수상했다.
그가 보라색을 구원의 색으로 받아들이게 된 데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어머니는 그에게 “정원의 꽃들은 각기 다른 색깔이지만 어느 꽃의 색깔도 다른 색깔보다 우월하지 않다”고 가르쳤다. 미국 남부 노예였던 고조할머니와 체로키 인디언이었던 외증조할머니에게도 큰 영향을 받았던 그는, 자신이 받은 가르침을 지금도 활발하게 실천한다. 그는 삶으로 말한다.“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세상을 구할 것이다”라고.
제목부터 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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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투자 비밀노트>
‘왜 빌딩은 사는 사람만 계속 살까?’라는 의구심에서 시작된 책. 빌딩 컨설팅 전문가인 저자의 솔직한 고민과 현실적인 솔루션이 담겼다. 강남에서 투자 전문가로 활동하는 저자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나이, 직업, 성향에 따른 건물주의 투자 유형을 세세하게 분석했다. 박준연, 1만7천5백원,인사이드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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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사회>
여성주의 연구 활동가 권김현영이 해석한 여성들의 사회적 관계.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 영화 <윤희에게>, 소설 <작은 아씨들>, 예능 <스트릿 우먼 파이터> 등 여성 중심의 서사에 녹아 있는 여자들의 관계를 다룬다. 그동안 여자들의 사회적 관계에 대한 관심이 매우 적었다고 지적하며 ‘여자들의 사회’라는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색한다. 권김현영, 1만3천원, 휴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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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증시 뒤흔들 유망주식 30선>
투자자들의 애타는 고민에 답을 가늠해볼 수 있는 주식 안내서. 일반 투자자들이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고르고 고른 종목이 담겼다. 개별 종목이라는 한정된 시야에서 벗어나 실익을 크게 챙길 수 있는 전망과 반드시 알아둬야 할 기회, 리스크 요인도 다룬다. 투자 지침서가 필요한 이들에게 든든한 대안이 될 것. 정용택·유승우 외, 2만원,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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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가 다 잘할 필요는 없다>
특별한 재능이 있어야만 리더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명제를 ‘낡은 틀’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참신한 책. 소닉의 법무팀에 입사한 저자가 어떻게 10년 만에 소닉의 CEO 자리에 오를 수 있었는지 그 비밀을 담았다. 리더가 된 평범한 사람들의 잠재력, 위기 극복 능력 등을 엿볼 수 있다. 클리퍼드 허드슨, 1만5천원, 갤리온